[Opinion] [생각이 많은 사람들 #5] 예민함을 줄여보기 -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도서/문학]

글 입력 2021.06.07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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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홍진 교수의 저서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은 한국의 '매우 예민한 사람들'의 고충과 사례, 그리고 해결책을 제시한다. 저자가 예민한 사람들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대학 병원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 있으면서 수만 명의 사람을 만나고 현실에서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마주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미국과 한국의 우울증 환자를 비교해 연구할 기회를 갖게 되었는데, 이를 토대로 한국인만의 "매우 예민한 특성"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책은 1부로 저자가 매우 예민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게 된 이유를 서술하고, 2부에서는 예민성을 잘 극복한 유명인들을 설명하며, 3부에서는 여러 정신과적 증상들을 실제적인 사례와 엮어 대중들에게 소개한다. 4부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민성을 잘 극복한 사람들의 사례를 소개한다. 마지막 5~7부는 예민함을 잘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며, 이 부분이 바로 이 글에서 주로 다룰 부분이다.

 

 

 

매우 예민한 사람들이란


 

책에서는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작은 일에도 보통 사람들보다 더 쉽게 예민해지고 별것 아닌 일로 넘기지 못하는 사람들, 대인관계에 매우 민감하고 다른 사람보다는 자신을 피곤하게 하며 보통 사람보다 좀 더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내용과 책 내용만 가지고 본인이 정말 '매우 예민한 사람'인지 속단하기는 어려우며, 자세한 사항은 반드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진료, 상담을 하면서 파악해야 한다고 한다.

 

예민한 사람이 예민해지는 이유는, 사실 앞서 다뤘던 책 '불안을 잠재우는 법'에 나왔던 사람이 불안해지는 이유와 똑같다. 우리의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로 나뉘는데, 긴장·투쟁·흥분·스트레스와 관련된 교감신경계가 우리가 긴장되어 있기 때문에 활성화되면, 교감신경계를 통해 우리는 응급 상황 대비 시스템을 활성화하게 된다. 그러면 심장이 뛰는 등 신체적 불안이 오고, 우리 몸이 계속 긴장되어 있거나 중요하지 않은 일에도 응급에 준하는 대비를 하게 되면 몸에 지나친 부담이 와 우울증, 공황장애, 불면증 등이 생기는 것이다.

 

예민한 사람들은 필요 이상으로 자신의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어 다른 사람보다 에너지 소모가 크다. 따라서 예민한 사람들은 생활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에너지를 적절히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또한 그러한 에너지 소모를 줄이고 자신이 하는 일에 온전히 에너지를 쓸 수 있다면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깊은 생각을 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어서 업적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따라서 책에서 서술된 예민함을 극복하는 법을 다뤄볼 테니 자신이 조금이라도 예민하다고 생각된다면 자신에게 맞는 해결책을 찾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해결책을 요약해보겠다.

 

 

 

나의 예민성을 줄여보기


 

 

1) 대인관계에서의 대화 팁

 

예민한 사람들은 사람을 만날 때 다른 비언어적 요소들에 민감하게 반응하느라 대화 자체가 아니라 다른 쪽에 에너지를 소모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를 위한 저자의 해결책이 여기에 있다. 우선 사람들과 대화할 때 너무 쓸데없는 걱정 하지 말아야 하며, 대화하는 내용은 결국 나중에 '잊어버릴 내용'이라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또한 예민한 사람들은 대화를 하는 중에도 외부 환경에 자꾸 신경을 쓰는 경향이 있는데, 이때는 만나는 사람에 집중하고 다른 사람의 시선에 신경 쓰지 말아야 한다.

 

나는 이 2가지 때문에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다. 카페나 음식점에서 사람을 만나면 옆 테이블에서 내 대화를 혹시 듣고 있진 않은지 긴장해서 대화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했고, 대화하는 상대방이 내 말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신경 쓰느라 대화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비대면으로 만나는 메신저를 이용한 소통을 더 선호하는데, 저자 역시 대면에서 대화하는 것을 비언어적 표현이 없는 메신저를 하듯이 상대의 '말'에만 집중하라는 조언을 해준다.

 

 

2) 잘 잠들고 잘 깨기

 

예민한 사람은 잠에 드는 시간보다 '항상 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오전에 같은 시간에 일어나 햇볕을 쬐면 좋다고 한다. 잘 깨려면 잘 자는 것이 중요하다. 책에는 예민한 사람들이 잠에 들지 못할 때 잠에 드는 팁이 나와있다. 현재와 미래 일을 생각하기보다는 눈을 감고 과거에 있었던 일을 회상하는 것이 좋다. 잠에 들기 위해서 영상을 본다면 게임 영상이나 승부에 집착하는 등 긴장을 유발하는 영상, 무서운 영상은 피하는 것이 좋다. 차라리 공이나 사물 등이 빨리 움직여 눈을 좌우로 굴릴 수 있는 영상이나 조용한 영상이 좋다. 또한 저자는 한국어보다는 외국어 영상을 추천한다.

 

나도 예민해서 잠들지 못한 수많은 밤들을 지내면서 터득한 요령이 있다.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ASMR을 들으며 자는 것이다. 유튜브에 ASMR을 검색하면 정말 많은 영상이 나온다. ASMR이란 자율 감각 쾌락 반응의 약자로, 주로 시각과 청각적 만족감을 주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잠이 잘 오게 해준다. ASMR은 말하는 소리가 들어가는 토킹 ASMR과 말하는 소리가 들어가지 않는 노토킹 ASMR이 존재한다. 이건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으므로 직접 들어봐야 알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토킹 영상을 추천한다. 노토킹 영상은 그저 사물들의 소리만 나서 잠들기 전 예민한 사람들의 수많은 '잡생각'을 없애지 못할 수도 있다. 토킹 ASMR은 다른 이가 말하는 것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잠에 들기도 한다. 한편 그 대화에 너무 집중하느라 잠이 안 오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두 번째로 추천하는 영상은 Ambience 영상인데, 앰비언스란 주로 어떤 '주변' 소리를 표현해내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자면 호그와트 도서관 소리, 조선시대 소리 등이다. 이미 있는 세계관이나 새로운 세계관을 설정해서 그 '장소'의 '소리'를 창작해 내 우리에게 들려준다. 아니면 명상 영상도 추천한다. 명상 영상은 우리 몸의 긴장을 풀고 현재에 집중하게 해주어 잠이 잘 오게 한다. 마지막으로 추천하는 것은 잔잔한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백색소음처럼 틀어놓고 자는 것이다. 이때 한국 영화가 아닌 조용한 프랑스 영화나 자신이 잘 알아듣지 못하는 제2외국어를 사용하는 영상이 좋다.

 

 

3) 먼 미래에 대한 걱정 줄이기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것은 예민한 사람에게 매우 중요하다. 한 달 앞을 걱정하면 한 달 치 걱정이 더 쌓이고 1년 치를 걱정하면 1년 치 걱정이 더 쌓인다. 죽을 때까지를 걱정하면 예민한 사람은 '죽음에 대비하는 걱정'까지 하게 된다.

 

 

예민한 사람은 미래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한다. 하지만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어서 미래에 대한 걱정을 떨쳐버리지 못하면 지금이 불안한 상태가 된다고 한다. 따라서 예민한 사람은 먼 미래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걱정을 정리해보기


 

이에 따라 책에서는 나의 걱정을 정리하는 표가 나와 효율적으로 걱정을 다루는 방법이 제시되어 있었다. 방법을 따라 직접 실행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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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는 1~5점 척도로, 숫자가 높을수록 심한 걱정이다.

 

 

1. 지금 당장 해결이 필요한 일의 점수가 높은 경우

: 지금 너무 많은 일을 동시에 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 타인의 도움 필요.

 

2. 피할 수 없는 일의 점수가 높은 경우

: 현재 하는 일이 힘들고 괴롭다. 가장 점수 높은 일부터 해결할 것.

 

3. 닥쳐서 걱정해도 될 일의 점수가 높은 경우

: 미리 걱정하는 일이 많은 사람. 그때가 되면 상황과 변수가 변할 것이니 구태여 지금 걱정할 필요가 없다.

 

4. 일어날 가능성이 낮은 일의 점수가 높은 경우

: 필요 없는 걱정으로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 1년에 한 번만 이 걱정을 하고 대책을 세우는 날을 정할 것.

 

5. 총점이 20점 이상으로 높다면

: 걱정 리스트에서 가장 쉽게 없앨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없애기.

 

 

이렇게 걱정을 나열해서 정리하고 가시화하니까 내가 얼마나 쓸데없는 걱정을 많이 하고 있는지 깨닫게 되었다. 나 같은 경우 생각보다 '먼 미래'를 걱정하는 경향이 컸다. 이렇게 예민해서 먼 미래를 걱정하는 경우 앞 챕터에서 나왔듯이 먼 미래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 현재에 집중을 해야 한다. 자꾸만 먼 미래를 생각하게 되는 경우 오늘 하루만, 내일 하루만 시야를 두도록 노력하고 있다. 지금은 '당장 해결이 필요'한 걱정만 걱정하자.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넘친다.

 

나는 나머지 걱정들은 내가 지금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없는 거라, '지금 당장 해결이 필요'한 걱정 중 운전면허에 대한 걱정을 지우기로 했다. 일단 학원에 등록한다. 그리고 수업을 듣고 시험을 본다. 물론 이 단순한 과정에 이르기까지도 나는 많은 걱정을 했고 운전면허 학원과 면허 취득 과정을 검색해보는 등 많은 과정을 거쳐왔다. 하지만 그냥 냅다 학원에 등록해버리는 게 나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책인 것 같았다.

 

 

당장 해결이 필요한 일 가운데서

 

1. 의논이 필요한 일의 점수가 높은 경우

: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자신의 걱정을 이야기해보기

 

2. 내가 혼자 할 수 있는 일의 점수가 높은 경우

:일을 행동으로 옮길 용기 필요


 

또한 운전면허 외에 다른 '당장 해결해야 하는 걱정'은 의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주변 사람과 의논을 해보았다. 이렇게 걱정을 정리하고 의논해보는 이유는 걱정을 정리해보면 지금 당장 해결이 필요한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걱정의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

 

글에서 생략된 부분이 많지만, 이 책에는 예민한 사람들의 정말 다양한 사례와 함께 정신의학적 요소를 소개하기도 하고, 유명인이나 일반인 중에 예민성을 극복해서 잘 풀린 경우들을 다루기도 한다. 하지만 너무 많은 내용을 다룰 수 없어서 보편적으로 '예민한 사람'들이 예민성을 해결할 수 있는 부분만 발췌했으니, 더 관심이 있는 분들은 목차를 읽어보고 관심이 가면 책을 읽어보시는 것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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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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