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당신의 문해력은 안녕하신가요? [드라마/예능]

글 입력 2021.05.09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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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연히 EBS 채널의 '당신의 문해력'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이 프로그램의 내용과 취지에 너무 공감한 나머지 교양 프로그램이라면 딱 질색이었던 나조차도 6부작을 다 보았다.

 

이 프로그램의 소재는 '문해력'이다. 요즘 뜨고 있는 교육 이슈 중 하나로,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 프로그램에서 '문해력'을 소재로 삼은 이유는 문맹자가 거의 없는 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문해력 지수가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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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문맹과 문해의 차이는 무엇일까? 문맹률과 문해력의 차이를 쉽게 설명하자면, 문맹이란 아예 글을 읽지 못하는 것을 지칭하는 것이며, 문해력은 글을 분명히 읽었는데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보험에 가입하기 위해 가입 조건 등이 빽빽하게 써져있는 글을 읽고 있을 때 당신이 느끼는 혼란스러움은 우리의 문해력을 보여주는 예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문해력 저하 현상의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하는 것은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을 통한 인터넷 중심의 생활과 이로 인한 독서량의 저하이다. SNS 등 스마트폰을 통해 끝없이 새로운 정보를 얻을 뿐 아니라 다양한 게임을 통해 자극적인 재미를 느껴본 사람들에게 독서는 그에 비해 너무나 지루하고 불필요하게 느껴진다.


이 방송에서 중학생에게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이러한 인식을 더욱 잘 보여준다. 결과에 따르면 독서를 하지 않는 이유 중 "독서를 하지 않아도 사는데 불편함이 없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이미 스마트폰으로 상당한 정보를 얻고 있는데 굳이 어려운 책을 통해 정보를 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실, 아이들의 이러한 의견에 대해 어른들 또한 반론을 제기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했다. 책 한 권을 읽는 데 걸리는 시간과 인터넷에서 검색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천지차이니까. 하지만 이 답변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큰 오해를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독서를 전혀 하지 않는다면 그로 인해 발생되는 저하된 문해력은 사는데 불편함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편함은 어렸을 때는 눈에 띄지 않는다. 적은 독서량으로 인한 낮은 문해력으로 또래보다 학습이 조금 뒤처지더라도 경제적 여건이 된다면 학원 등의 사교육을 통해 어느 정도 학습만큼은 따라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많은 교육 현장에서 학습부진을 학생 개인 고유의 능력 문제 혹은 사교육을 통한 선행학습의 부족으로 귀결한 적이 많았다. 그러나 이는 사실 문해력이 점점 저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상이었고, 이로 인한 불편함은 성인이 되어 걷잡을 수없이 커진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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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성인이 되어갈수록 글과 문서로 처리해야 할 것들이 늘어난다. 아무리 정보화, IT의 시대라고 하지만 회사 등의 여러 기관의 업무는 문서로 이뤄진다. 또한 직장에서의 승진 혹은 취업을 위한 자격증 시험 등은 모두 글로 이루어져 있다. 단순히 스마트폰을 통해 얻는 보기 쉽게 이해하기 쉽게 처리된 글들은 우리의 유희를 위해 존재할 뿐 실제 오프라인 생활에서의 지적인 작업 상황에서는 보기 힘들어진다. 우리는 어려운 전문 용어를 사용한 문서를 작업해야 하고 이해해야 한다.


오프라인 생활뿐 아니라 온라인에서조차도 낮은 문해력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한다. 카톡 대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일어나는 다툼, 기사 내용을 잘못 이해하고 루머를 생성하거나 악플을 다는 등의 크고 작은 사회 문제가 결국 문해력 저하로 인한 문제라는 것을 유추하는 건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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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앞서 이야기한 오프라인 상의 어려움은 나 또한 수없이 경험해왔다. 분명, 중고등학교 때(스마트폰이 없던 시절)는 읽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거의 겪지 않았는데, 성인이 된 지금 긴 글을 볼 때면 때로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을 느낀다. 지금에서야 깨닫게 된 것이지만, 이 증상은 임용고시를 준비할 때도 어려움을 제공하는데 큰 몫을 한 것 같다. 책을 읽고 있을 때면 머리가 돌아가지 않는 듯한 답답함을 여러 번 느껴야 했다. 심하게 이야기하면 멍청해지는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긴 글을 읽을 때면 집중력이 5분도 채 되지 않아 떨어지고, 읽었는데도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해 반복해서 읽는 날들이 많았다. 이해를 하지 못하면 견딜 수 없게 되고 다시 스마트폰을 붙잡고 인터넷 세상으로 빠지곤 했다. 최근 준비하던 자격증 시험에서조차도 이론을 읽고 외워야 하는데 애초에 읽고 이해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무척이나 고생했다. 한 줄밖에 되지 않는 문항 내용조차 버벅거리며 이해되었고, 이론시험을 간신히 턱걸이 점수로 통과했다.


최근 들어 겪었던 나의 이러한 어려움들이 나의 저하된 문해력 때문이었음을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깨달을 수 있었다. 한 가지 희망은 이 프로그램에서 문해력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며 후천적으로 훈련을 통해 개발할 수 있다고 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방송에서 사용된 방법들 중에 나에게 맞게 변형시켜서 몇 가지 도전들을 시작했다.


우선, 30분씩 국어로 된 책 읽기를 이틀 전부터 시행하고 있는데, 책을 읽는 동안 집중력이 이전보다 매우 상승했음을 확실히 느끼고 있는 중이다. 확실히 소리를 내어 읽다 보니 책을 읽는 데 온전히 정신을 쏟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책을 훨씬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읽는 동안 집중력을 발휘하다 보니, 글을 쓰는 동안의 집중력 또한 더욱 상승됨을 느끼고 있다. 불과 이틀 동안의 결과이기에 맹신할 수 없지만, 어쨌든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지 못했던 과거를 생각한다면 앞으로 더욱 큰 변화가 생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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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그램은 초중등학생 등 어린 연령층의 문해력에 대해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기에 어떤 이들은 방송을 보면서 오히려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방송을 끝까지 보면 방송에서 묘사되는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 현상이 실은 성인들에게도 똑같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평소 책을 읽을 때 집중하지 못하고 스마트폰을 쉴 새 없이 번갈아 보거나, 하루 종일 스마트폰의 세상에 잠겨있다고 느끼고 있는 성인이라면, 한 번쯤 이 방송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나처럼 문해력을 재향상 시킬 수 있는 행동을 시작해보는 계기를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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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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