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양날의 검, 디지털 전환 [문화 전반]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과 악화된 교육 격차
글 입력 2021.05.0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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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의 New Normal로 여겨지는 ‘온/언택트’가 어느덧 당연하게 Normal로 여겨지기 시작하는 시점이 되었다.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여러 착오가 있었던 것은 이미 먼 과거처럼 느껴지고 화면상으로 수업을 듣는 상황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다. 이렇게 디지털 세대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교육 격차'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주요한 논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 기사에 따르면 2년째 원격수업이 이어지면서 저소득, 맞벌이 취약계층의 교육격차는 더욱더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반 시민 대다수가 코로나19로 인해 교육격차가 확대되었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하여 수능 모의고사 결과에서 성적 중위권이 줄어드는 양극화 현상이 확인되면서 교육 격차와 관련된 인식이 사실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하여 빅데이터, 인공지능의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이 더욱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이런 변화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존재하지만 반대로 디지털 격차로 인한 정보 격차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디지털 격차와 정보 격차


 

디지털 격차란 디지털이 보편화되면서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계층은 지식이 늘어나고 소득도 증가하는 반면, 디지털을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전혀 발전하지 못해 양 계층 간 격차가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디지털 격차의 흔한 사례로 키오스크의 대중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노년층이 많이 거론된다.

 

디지털 리터러시가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디지털 격차와 완전히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정보 격차는 다른 용어이다. 정보 격차란 지식과 정보의 접근 가능성 및 활용이 경제적 상황이나 성, 연령, 지역별로 불균형하게 나타나는 현상을 의미한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온/언택트가 뉴노멀로 자리를 잡게 되면서 교육을 받거나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일정한 활용 능력이 필수 조건이 되었다. 이런 상황이 어느덧 1년 5개월 동안 유지되면서 디지털 격차는 정보 격차로 당연하게 이어지게 되었다.

 

 

 

디지털 전환 속 교사의 고충


 

사범대를 나온 덕분에 주변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코로나19의 공교육 현장에서 발생하는 교사의 고충을 물어볼 수 있었다.

 

우선 가장 많이 들었던 어려움은 교사들에게 교육 콘텐츠 제작 능력이 요구된다는 점이었다. 이전까지 ‘공교육’을 생각한다면 모두 같은 시간에 교실에 앉아 교과서를 이용하는 대면 수업을 떠올리곤 했다.

 

일반적으로 교사는 교과서를 활용한 추가적인 종이 유인물을 제작하곤 했지만 수업 자체를 대신할 수 있는 동영상 혹은 대체 콘텐츠를 제작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이전까지 요구되지 않은 디지털 기기 활용 능력이 교사들에게는 무엇보다 큰 부담과 압박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더하여 ‘수업’ 속 교사의 자율권이 이전처럼 온전히 보장되지 않는다고 한다. 코로나19이 발생하기 전에는 교사의 교육관을 자유롭게 펼쳐서 다양한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하여 수업을 온라인상으로 누구에게나 공개하게 되었으며 교사의 수업은 다른 교육 콘텐츠와 비교를 받는 대상이 되었다. 결국 교사들은 개인의 교육관을 녹여내기보다는 효율적, 일반적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을 선택하게 되었다.

 

 

 

디지털 전환 속 학생의 고충


  

비대면 수업이 본격화되면서 가장 먼저 디지털 접속이 불가능한 학생들에게 불평등한 환경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되었다.

 

정부는 재빠르게 디지털 기기 대여 사업을 진행하여 해당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하지만 흔히 와이파이라고 알고 있는 디지털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학생들에게는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적합한 공간이 보장되지 못했다.

 

또한, 학생들의 디지털 기기 사용 경험이 학습의 효율적 측면에서 큰 차이를 만들었다. 교사들은 제한된 비대면 수업 속에서 소통의 시간을 만들기 위해 카카오톡 오픈채팅, 구글 독스를 활용한 수업을 구성한다고 한다.

 

이런 다양한 툴을 활용해본 학생들에게는 나름 신기하고 새로운 교육 방법일 수 있다. 그렇지만 노트북 자체가 새로운 학생들에게는 사용되는 툴이 다양할수록 수업의 거부감이 늘어나게 된다. 더 나아가 디지털 격차로 인하여 교육 자체에 거부감이 생기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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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의뢰 리서치뷰 '코로나19 교육격차' 여론조사

 

 

초, 중, 고등학생은 물론 대학생들까지 온라인 수업의 질이 오프라인 수업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말하곤 한다. 나 또한 작년 1년 동안 코로나로 인하여 대학교 마지막 학년을 온라인 수업으로 수강했었다. 사실 수업에서 배울 수 있는 지식적인 부분에서는 크게 차이가 없었으나 교수님, 학생들과의 실시간 소통이 부재한다는 점에서 수업의 질이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

 

예를 들어 학생들과의 토론이 중심으로 진행되는 강의를 수강했었는데 서로의 얼굴을 보지 않고 목소리로만 토론을 진행하니 토론에 원활히 참여하기보다는 조용히 시간을 보내려는 무임승차자로 인하여 곤란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해당 수업 마지막 시간에 다른 학생분들과 수업 평가를 함께 공유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90%의 학생이 오프라인 수업이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평가를 하였다. 즉,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은 이해하지만 이전의 수업의 질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을 방증한다.

 

이렇게 교육의 질이 떨어지게 될 경우 저소득, 맞벌이 취약계층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공교육에서 제공하던 최소한의 ‘평등적 환경’을 제공받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저하된 수업의 질을 메꿀 방법은 사실상 사교육뿐이다. 그러나 교육적 측면에서 경제적 지원이 부족한 아이들에게는 부족한 학습량을 채울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반면에 이전부터 꾸준히 사교육을 받아온 학생들은 공교육 질의 저하가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학원가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보충 혹은 심화 학습을 개인의 역량에 맞춰서 진행하게 된다. 그 결과 결국 경제적 격차와 디지털 격차는 정보 격차, 교육 격차로 이어지게 된다.

 

 

 

디지털 전환, 양날의 검


 

어느덧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고 다시 교실로 향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인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남긴 '디지털 전환' 이라는 양날의 칼을 세심하게 고려해야 한다.

 

역설적이게도 코로나19로 인해 디지털 세대로 나아갈 10년 이상의 시간을 단축했다고 한다. 이는 다양한 산업 군에서 편리함을 제공할 것이며 ‘좋은 사회’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그 속에서 다양한 불평등이 발생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 디지털 격차부터 정보 격차 그리고 교육 격차까지 디지털 세대가 짊어지고 갈 불평등의 문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 진정한 좋은 사회로 거듭나기 위하여 새로운 변화 속에서 다양한 고찰은 필수적이며 동시에 의무적이다.

 

약자 혹은 소수의 입장으로 디지털 사각지대에서 소외되고 있을 입장을 결코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제2의 코로나가 충분히 발생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이러한 상황을 대비하여 격차 해소 방안에 대한 꾸준한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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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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