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제주로 떠나기 12시간 전

이번 여행은 내게 어떻게 기억될까
글 입력 2021.05.02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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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는 제주도로 떠나요] 

첫 번째 이야기

 

제주로 떠나기 12시간 전 

 

 글. 임정은



 

Today’s BGM

Jazzinuf - Moon And Tonic




 

내일이면 제주로 떠난다.
 

무기력했고 우울했다. 올해를 허투루 보냈다는 허망함이 밀려와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마지막 학기를 마치고선 마케팅팀 인턴으로 잠시 일할 수 있었지만, 그마저도 끝나니 갈 곳을 잃은 사람처럼 방황했다. 다른 친구들은 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 같은데 왜 나만 제자리인지 알 길이 없었다.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 사이에서 기우뚱거리며 방황했다. 의미 없이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늘어갔고, SNS 속 사람들의 멋진 일상을 보며 마음은 점점 앙상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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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마음에 제주 여행 책을 뒤적거리고,

노트에 계획도 세웠다

 

 

그런 나에게 제주 여행은 메마른 일상에 귀중한 단비였다. 10월 말, 엄마는 마지막 프로젝트를 마치고 퇴사를 하셨다. 나는 일주일에 2번 카페로 출근하는 졸업 유예생이었다. 갑작스레 넉넉한 시간이 생겨버린 엄마와 나는 올해 초부터 그렇게나 노래를 불렀던 제주로 떠나기로 했다.

 

단 3일 만에 모든 비행기표와 숙소 예약을 마쳤다. 망설일 시간이 없었다. 쭈뼛쭈뼛하다간 추운 겨울이 와버릴지도 모르는 일이었기에. 지금이 아니면 영영 떠나지 못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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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동안 제주 동쪽과 서쪽 곳곳을

돌아다닐 예정이다

 

 

서둘러 알바 대타를 구했고 부랴부랴 2주 치 짐을 챙겼다. 주변 친구들에겐 제주도에 간다고 들뜬 목소리로 선전 포고했다. 다들 졸업 전시를 준비하느라, 중간고사 공부를 하느라 정신이 없는 와중에 나는 홀가분히 떠날 수 있었다. 이럴 때는 백수가 좋구나!


아직 한 글자도 쓰지 못한 독립잡지 매거진 기사가 자꾸 발목을 잡았지만, 그렇다고 이 금쪽같은 기회를 놓칠 순 없는 노릇이었다. 조용히 아이패드와 블루투스 키보드를 배낭에 챙겨 넣었다. 푸르른 바다와 자연을 보고 나면 글이 더 잘 써질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품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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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추울까, 더울까? 서울보다 훨씬 아래에 있으니 더 따뜻하겠지?’

 

‘아니다, 제주도 하면 거센 바람으로 유명한데, 두꺼운 패딩을 입어야 하는 건 아닐까?’

 

날씨를 대충 예상해 보며 옷을 챙기는 일조차 즐거웠다. 이렇든 저렇든 다 괜찮을 것 같았다. 대체 얼마 만에 타보는 비행기인지! 하마터면 서랍 속 잠들어있는 여권을 깨울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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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제주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이번 여행은 내게 어떻게 기억될까.

짧다면 짧지만 길다면 긴 - 15박 16일의 시간들.

 

 

여행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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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가을, 제주에서 보냈던 2주간의 시간을 

하나둘씩 꺼내 보려고 합니다.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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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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