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바다 위 음모를 파헤치다, 씨스피라시 [다큐멘터리]

바다와 얽힌 부패를 파헤치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
글 입력 2021.04.2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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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이 시작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다큐멘터리가 있다.

 

영국 감독인 알리 타브리지가 촬영하고, 직접 내레이터로 등장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씨스피라시>(Seaspiracy)는 바다(Sea)와 음모(Conspiracy)를 합친 제목처럼, 바다와 관련된 어두운 음모를 파헤친다.

 

90분의 짧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영상을 보고 나면 쉽게 충격에서 빠져나올 수 없을 만큼 엄청난 비리와 부패를 폭로하는 작품인 <씨스피라시>는 시청자가 상상하지 못했던 문제를 폭로하며, 그것에 일조하고 있는 우리 일상을 겨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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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인 알리 타브리지는 어렸을 적부터 해양 공원을 찾아가 돌고래를 보는 것을 좋아하는 평범한 소년이었다.

 

거기서 돌고래와 고래에 대한 애정을 싹틔우기 시작했고, 자연스레 바다에 관한 사랑을 키워나간 타브리지는 유명 감독들의 바다 다큐멘터리를 보며 자신도 바다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찍어야겠다는 꿈을 가진다. 그때까지만 해도 자신의 다큐멘터리가 이렇게 깊은 심연까지 담아낼 줄은 상상도 못했으리라.

 

투명한 바다에 살고 있는 아름다운 생명체들을 촬영하며 바다에 대한 애정을 키워나갔을 수도 있었을 타브리지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해 자신이 사랑하는 바다가 더럽혀지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끼며 해양 쓰레기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찍기로 결심한다.

 

플라스틱 문제의 심각성을 느낀 감독은 바닷가 근처에서 쓰레기를 줍고, 빨대나 포크 같은 일회용품을 쓰지 않는 등 일상의 습관을 고쳐나가며 해양 생물을 살리려 애쓴다. 그러던 중 자신의 이러한 행동이 과연 사랑하는 바다를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지게 되고, 이에 대해 고민하던 찰나, 일본에서 벌어지는 포경 작업의 심각함에 대한 뉴스를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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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감독의 사명을 가지고, 돌고래 포획 작업이 무자비하게 벌어지는 일본 다이지에 도착한 타브리지는 일본 경찰의 추격을 받으면서 작업이 벌어지는 현장을 촬영한다. 돌고래 학살에 가까운 장면을 카메라에 담던 그는 돌고래를 살려둔 채 해양 공원에 넘기지 않고 그저 무자비하게 죽이는 행태에 의문점을 가진다.

 

그들은 왜 그렇게 많은 돌고래를 죽이는 것일까?


이에 대해 파헤치던 타브리지는 끔찍한 현실과 마주한다. 바로, 돌고래가 물고기를 많이 잡아먹어 어부들의 어획량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돌고래를 죽인다는 것. 일본 정부는 참다랑어 및 참치를 너무 많이 포획한다는 의심에서 벗어나기 위해 돌고래에게 그 화살을 돌린 것이다.

 

우리 일상과 너무나 가까운 ‘어업’이 돌고래 학살에 일조하고 있다는 것에 큰 충격을 받은 타브리지는 조금 더 깊이 이 문제에 파고든다. 다큐멘터리는 여기서 비로소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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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 소비량이 늘어나면서 더욱 활발해진 어업 활동이 우리 바다 생태계를 해치고 있다는 것.

 

어망 및 낚싯줄이 버려지면서 미세 플라스틱을 발생시키고, 다른 물고기를 잡는 과정에서 많은 돌고래와 고래 등이 그물에 걸려 죽으며, 큰 그물을 해저에 던져 끌고 다니며 어류를 잡는 저인망 어업이 1분에 축구장 27개 크기의 해양을 파괴한다는 것.

 

이러한 끔찍한 현실을 마주하게 된 감독은 왜 이러한 사실이 바깥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지,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자신도 이런 문제를 까마득하게 몰랐는지 궁금증을 가지고 이를 해결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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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환경 연대와 정부 단체를 직접 찾아다니며 인터뷰를 하던 타브리지는 어류를 함유한 식품에 붙어있는 환경 마크를 인증하는 단체들이 어류 산업으로부터 지원을 유지하고 있었고, 금전적 문제로 인해 어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서 침묵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돌고래 안전마크를 붙이는 단체도, 지속 가능한 어류 마크를 붙이는 단체도 금전적 지원 앞에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된 감독은 낙담하며 인터뷰를 마친다.


타브리지는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양식업 현장에 가보지만, 그곳에서도 환경 파괴 문제가 벌어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또한, 지속 가능한 포경 작업을 한다는 ‘페로 제도’에 가서 포경 현장을 촬영하지만, 그곳에서도 지속 가능한 ‘학살’이 이뤄지고 있음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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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부패와 비리를 마주하던 타브리지는 가장 최선의 해결책으로 우리 일상의 변화를 생각해낸다. 바로 자신부터 어류 소비 및 섭취를 줄이거나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른 음식으로부터 충분히 어류 영양소를 대체할 수 있으니, 환경을 위한 길을 택하겠다고 다짐한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부패의 심연을 들여다보고 온 감독은 그 문제의 해결이 작은 개인에서부터,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 당신으로부터 시작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여러 자료와 통계의 진위 여부에 관해서 논쟁이 분분하고, 인터뷰 짜깁기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 환경을 지킴으로써 그 안에 살고 있는 생명체뿐만 아니라 인류까지 보호할 수 있는 작은 발걸음이 개인의 변화로부터 탄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는 무분별한 어류 소비로 환경 및 생태계 파괴에 일조하는 우리에게 큰 시사점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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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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