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우리의 삶은 언제나 클래식이었다 - 다정한 클래식 [도서]

삶에 클래식을 덧입히다
글 입력 2021.04.15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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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악기들이 많다. 피아노, 플룻, 첼로, 우쿨렐레와 어쿠스틱 기타뿐만 아니라 클래식 기타... 생각해보면 내가 클래식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나는 어렸을 적부터 음악과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5-6년 이상은 피아노 학원에 다녔고, 이후 첼로를 배우기도 했다. 살면서 다룰 수 있는 악기 몇 개는 있어야 하며, 갈고 닦아진 취미와 특기들은 훗날 행복한 삶을 위해서 필요하다는 부모님의 말씀 때문이었다.

 

그러나 말을 지지리도 안 듣는 미운 10살은, 한번 연습이 끝날 때마다 색칠할 수 있는 종이에 그려진 10개의 동그라미를 한 번에 색칠하는 등의 만행을 저지르며 학원에서 탈출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렸다. 누가 시켜서는 좀처럼 하지 않는 청개구리 같은 면모가 번뜩 고개를 들은 것이다. 그렇게 어느 하나 완벽하게 할 줄 아는 것 없는 상태로, 클래식에 관한 관심 또한 막을 내렸다.

 

그런 내가 클래식에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부끄럽지만 좋아하는 가수가 아침에 기상하는 장면 때문이었다. 클래식 음악을 알람 삼아 왕자님처럼 눈을 뜨고, 반고흐를 좋아하는 그를 보며, ‘누군가 좋아하는 것은 이유가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감상법을 배우고자 다짐했다. 좋아하는 것이 많을수록 행복할 일 또한 늘어날 테니까. 또한, 좋아하는 영화의 OST여서 클래식 LP 몇 개를 구매한 적이 있었는데, 잔잔한 클래식 선율이 방안을 가득 채울 때의 안정감에 매료되었던 것 같다.

 

클래식과 가까워지고 싶은 가벼운 마음으로 이 책을 집어 들었다. <다정한 클래식>. 저자는 유튜버 ‘클래식 읽어주는 남자’로, 제목처럼 다정하게 클래식을 읽어준다. 그는 클래식 음악 감상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쉽게 입문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는 보통의 날들을 클래식과 연결지어 이야기하면서 우리의 일상도 이미 클래식하다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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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언제나 클래식이었다


 

대개 클래식하다는 말은 ‘옛날의 것’, ‘고전적이다’라는 의미로 쓰인다. 옛것인 만큼 우리가 인지하지도 못한 사이에 클래식은 우리의 삶에 깊숙이 스며들어있다.

 

드보르작의 <신세계로부터>는 최근 종영한 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이미 부와 권력을 가졌지만, 더 높이 올라가고자 하는 주단태의 벨소리이다. 김연아 선수가 피겨 레퍼토리 곡으로 사용했던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는 우리에게 비교적 익숙한 클래식이다. 이밖에도 광고나 영화음악, 세탁기의 세탁 완료 소리 등으로 클래식은 생각보다 우리와 가깝게 존재한다.

 

저자는 그의 경험을 클래식과 연결지어 설명한다. 그는 사람들에게 클래식 음악을 알리거나. 즐길 수 있도록 돕겠다는 거창한 이유로 유튜버가 된 것이 아니라고 한다. 이미 클래식 입문서들은 서점에 잔뜩 진열되어있고, 어떻게 하면 기존 클래식 입문서들과 다른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래서 이 책에서 그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게 된 것이다.

 

어린 시절 교육용 비디오로 접했던 쇼팽의 <빗방울> 전주곡, 군대에서 야간 행군을 하다가 지친 몸으로 떠올린 슈만의 <낯선 곳에서>, 대입 실패로 우울증을 겪을 때 위로가 되었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리스트의 <헌정>과 어차피 미완성인 삶을 떠올리며 슈베르트 교향곡 8번인 <미완성>. 그의 삶과 연관된 클래식을 들으며 나 또한 과거의 기억에 클래식을 덧입혀 풍성하게 추억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단순히 감상법을 알고 싶어 접근하였을 뿐이지만 개인적인 경험과 감상을 듣고 나니 더욱 호기심이 생겼다.

 

 

 

내 삶을 좀 더 클래식하게


 

클래식에 입문하고 싶으나, 음악을 찾는 일과 그곳에서 나의 취향을 찾아내는 것은 입문자에게는 쉽지 않다. 2막에서는 클래식을 즐길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알려준다. 클래식 종류와 오케스트라 악기, 시대별 클래식 음악, 클래식 스타들과 클래식을 즐기는 방법들을 통해 우리가 직간접적으로 멀게만 느껴지던 클래식 음악을 향유 할 수 있도록 한다.

 

 

 

내가 사랑한 클래식, 모두가 사랑할 클래식


 

이야기가 가득한 음악,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음악, 그가 즐거워하는 음악. 세 가지 기준으로 나눠 모두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 클래식 음악들을 소개한다.

 

그가 말하는 이야기가 가득한 음악은 곡의 탄생 배경과 작곡가의 삶, 그 안에 담긴 여러 가지 이야기를 의미한다. 관현악, 피아노곡, 성악곡, 오페라 등으로 나뉜다. 저자가 성악을 전공한 만큼, 성악곡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로 사랑에 버려진 나그네의 여행길에 대한 설명과 슈만의 <시인의 사랑>으로 독일의 시에 대한 부분은 그가 클래식을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는지를 느낄 수 있다.

 

단숨에 책을 읽어내려가지 못했다. 책을 읽는 사이사이마다, 그에게서 시가 되고 문학이 된, 그가 아끼는 곡들을 나도 들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마 이것이 저자의 의도일 수도 있을 것이다. 클래식에 흥미를 갖고 입문해보고 싶은 자들이 더욱 다채롭게 향유 할 수 있기를 바라며, 그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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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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