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리그 오브 레전드 라이브 : 디 오케스트라 [게임]

롤 음악을 오케스트라로
글 입력 2021.04.12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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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게임 중 가장 유명한 게임이 무엇이냐고 한다면, 주저하지 않고 ‘롤’이라 답할 것이다. 게임 인기 순위, PC방 점유율 등에서 늘 순위권에 있는 것은 물론, 가장 성대한 E-스포츠 축제인 LCK와 프로게이머 선수들이 있다. 게임을 하지 않더라도 어디선가 ‘롤’이라는 이름은 어디선가 들어봤을 것이다. 비게이머라도 게임 밖에서 롤을 즐길 수 있는 요소는 무궁무진하다. 바로, 게임 음악과 캐릭터 덕질을 예로 들 수 있는데, 캐릭터들이 K-POP 스타로 활동하는 가상 걸그룹 ‘K/DA’를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평행 세계관이라 게임 기본 세계관의 특징을 망가트리지 않으면서 캐릭터를 K-POP 스타, 현실 속에 사는 인물로 소환했다. K/DA의 첫 곡 ‘POP STAR’는 공개 2일 만에 유튜브 조회수 1천만을 돌파했고, 공개 10일 만에 5천만을 돌파했다. 게다가 빌보드 '월드 디지털 송 세일즈(World Digital Song Sales)'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으며, 미국 아이튠즈 K-Pop 차트 1위, Pop 차트 기준 최고 4위까지 기록했다. 게임 OST가 이렇게 일반 음악처럼, 기존 아이돌처럼 대중적으로 인기 있던 적은 없었던 만큼, ‘K/DA’의 흥행은 이례적이다.

 

K/DA의 흥행은 게임 음악과 캐릭터라는 IP(지식 재산권)의 확장, 그리고 게임이라는 소재가 대중적으로 흥행하고 인기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물론, 롤 자체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게임이라 가능했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다른 문화와 다르게 게임이라는 마이너한 요소가 대중적으로 흥행하고, 팬덤을 형성했다는 것은 게임 음악을 포함한 게임이라는 콘텐츠의 흥행 가능성은 긍정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게임의 문화적 측면을 조명하는 게임사들의 다양한 시도와 노력은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다.

 

그 시도 중 하나는 바로 게임 음악의 오케스트라 공연이다. 게임 오케스트라 편곡 또는 공연은 이전에도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넥슨 게임 음악 메들리, 메이플스토리와 마비노기 오케스트라 공연인 ‘게임 속의 오케스트라’를 선보였고, 스타크래프트 오케스트라 공연, 국내 게임 음악을 연주한 비대면 ‘아이머게이머’ 콘서트 등, 이미 문화 행사라는 이름으로 오케스트라 공연은 오프라인 행사로 자리 잡았다.

 

이전에는 게임 음악이란 게임 속의 요소로만 여겼고, 유저조차 게임 음악을 오케스트라로 연주한다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다. 최근에서야 여러 게임에서 이벤트 기획으로 오케스트라 공연, 게임 음악을 이용한 다양한 장르의 공연 기획, 나아가 대중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를 하면서 차츰 게임 음악이 지닌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했다.

 

롤도 이런 흐름에 발맞추고 있는데, 지난 2,3일 양일에 걸쳐 롤 OST 오케스트라 공연 <리그 오브 레전드 라이브 : 디 오케스트라>가 진행되었다. 음악과 게임이 만나는 지점인 세종문화회관에선 여러 새로운 물결이 섞이는 재미있는 경험이 일어났다. 게이머가 클래식 공연장에서 게임 속 음악을 듣게 되었고, 비게이머 관객은 낯선 음악을 향유하는 자리가 되었다.

 

엄숙하고 진지한 공연에서 벗어나 게임처럼 음악을 즐기는 축제 같은 공연이었다. 모바일을 이용해 ‘좋아요’, ‘하트’ 등을 표현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도입되었기 때문이다. 게임 방송을 보듯, 클래식 공연에서 모바일을 이용해 관객들은 음악을 감상하면서 서로 소통하고, 함께 공연을 만들어 나갈 수 있었다.

 

이번 롤 오케스트라 공연이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런데도 롤 오케스트라가 의미 있는 이유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직접 게임 음악 오케스트라 공연을 기획, 제안했다는 점에 있다. 유구한 전통의 세종문화회관에서 기획한 공연으로, KBS 교향악단과 협력해 게임 음악 전문 오케스트라 ‘플래직’의 대표인 ‘진솔’ 지휘자를 초청한 이번 공연은 이례적으로 게임 외부에서 기획해서 진행된 공연이었다.

 

게다가 게임을 소재로 한 오케스트라 공연이 세종문화회관의 2021년 개막 공연이라는 점까지 더해지면서 외부에서는 이 공연에 주목하기도 했다. 롤 오케스트라 공연은 게임 외부에서도 게임 음악 오케스트라 공연을 주의 깊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게임 음악을 나아가 게임에 대한 인식이 과거에 비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1. [포스터] 리그 오브 레전드 라이브 디 오케스트라 포스터.jpg

 

 

SET LIST

 

ACT 1 

Awaken

Honor / Worlds Theme

Freljord / Braum / Bilgewater Medley 

Classic Summoner's Rift Champion Select - Blind Pick / Daylight's End

Amumu, The Curse of the Sad Mummy

Nami, The Tidecaller / Elementalist Lux 

Quinn and Valor / Demacia Rising / Galio Theme 

Taliyah / Dragon Trainer Tristana / Aurelion Sol / Jhin Theme 

Sizzle Medley 

 

ACT 2 

Summoner's Call

Super Galaxy Rumble / Arcade Medley 

Pentakill Medley

Here Comes Vi / Get Jinxed 

Warriors

Final Montage

Worlds 2020 Orchestral Theme 

 

 

<리그 오브 레전드 라이브: 디 오케스트라>는 1부와 2부로 나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1부에서는 시네마틱 영상과 함께 웅장하고 정석의 오케스트라 연주가 펼쳐졌다. 여기에 위너 오페라 합창단의 콰이어가 더해지면서 신성함과 강렬함이 고조되었다.

 

첫 곡은 2019 시네마틱 영상의 ‘AWAKEN’으로 시작했다. 각성하고 깨어나라는 의미의 가사가 인상적인 곡으로, 웅장함과 강렬함으로 시작되었다. 뒤이어 ‘HONOR’, ‘WORLD 테마’ 등 웅장한 분위기를 이어나갔다. 1부에선 룬테라 지역의 음악과 챔피언 테마곡들로 구성되었다. 주로 오케스트라식의 음악으로 배치되어 오케스트라의 웅장함과 에너지 넘치는 곡들을 감상할 수 있다.

 

롤 음악은 영화 음악처럼 낮게 깔리다 한순간에 분위기를 압도하며 웅장함과 강렬하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낮게 깔리는 베이스가 힘이 있고 존재감을 발휘하며 음악을 받쳐주는 역할을 한다. 베이스는 특이한 음색과 고음을 내는 악기의 날카로움을 중화시키는 역할까지 맡는다. 여기에 국악기인 해금과 가야금이 합세해 음악을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2부에서는 밴드가 중심이 되는 락 오케스트라가 되어 음악들을 연주한다. ‘Super Galaxy Rumble’, ‘Pentakill Medley’ 등 전자음, 드럼, 일렉기타, 베이스, 신스 등 밴드 악기와 오케스트라의 악기가 같이 연주하는 음악은 1부와는 다르게 화려하고 빠른 리듬의 곡들이다.

 

전자음, 밴드 음악에서 들을 수 있는 곡들로, 웅장함은 기본이며 신나고 경쾌한 리듬이 특징이다. 이런 구성에 관객들은 밴드 음악과 오케스트라가 주객전도 되었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밴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는 밴드와 오케스트라의 콜라보, 락 오케스트라는 공연을 더 흥미롭고 풍성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다만, 밴드의 음량이 너무 커서 오케스트라가 묻히는 경향이 있었기에, 이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 점을 제외한다면 <리그 오브 레전드 라이브: 디 오케스트라>는 매우 만족스러웠던 공연이었다. 귀로는 오케스트라 선율을 듣고, 눈으로는 화려한 영상을, 그리고 음악에 대한 능동적인 표현까지 다양한 감각으로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세종문화회관, KBS 교향악단, 그리고 게임이라는 이질적(?)인 단어들이 만드는 하모니는 낯설고 신선했고, 재미있었다. 게이머들에게는 ‘게임 음악’을 라이브로 들을 기회가 되었다는 점, 어떤 게이머에게는 오케스트라 공연에 처음으로 참여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한 만큼 게이머에게는 점에서 뜻깊은 공연이었다.

 

 **

 

게임의 문화적 측면을 발전시키기 위해 게임 IP를 잘 활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게임사가 바로, 롤을 만드는 ‘라이엇 게임즈’다. 롤드컵은 물론이거니와 캐릭터들이 K-POP 스타로 활동하는 K/DA, 아티스트와 콜라보 등등 게임 산업뿐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다양한 행보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오케스트라 공연도 게임 음악을 문화 콘텐츠의 요소를 이용한 문화 산업이다.

 

롤 오케스트라 공연이 게임 내부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크게 관심을 가졌다. 이런 현상은 게임 음악의 저력을 게임 외부에 알리게 된 계기가 되었고, 게이머라는 새로운 관객층을 발굴하게 된 것이다. 즉, 게임 음악이라는 요소가 게임의 독립된 문화 콘텐츠 중 하나라는 것을 증명한 공연이었다. 게임이라는 문화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라이엇 게임즈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오지영_컬처리스트.jpg

 

 

[오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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