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메타버스(Metaverse) - Into The Pre-Known [문화 전반]

글 입력 2021.04.0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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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 고”라는 게임이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 내 주변을 거니는 사람들은 이전과는 사뭇 달랐다.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두 눈은 화면만 바라보고 있던 것은 다를 바 없었다. 화면 속의 세상을 보던 사람들이 화면을 통해 현실의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카메라로 담아 스마트폰 화면으로 불러온 현실의 모습 위에는 내 어린 시절을 함께 했던 포켓몬이라는 녀석이 뛰어놀고 있었다. AR이라는 기술로 우리가 실제의 현실을 가상으로 불러오고 가상을 실제의 현실로 불러오는 게 가능해지면서 벌어진 새로운 변화였다.


지금의 우리는 가상과 현실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이제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는 준비를 해 가는 중이다.

 

 

 

메타버스; Hello, World.



얼마 전 까지만도 VR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제 우리가 가상현실을 마주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을 곧잘 들었다. 증강현실이니 가상현실이니 하는 것도 헷갈리는데 거기에 메타버스라는 이상한 녀석까지 등장했다. 그냥 무시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니 미디어에서 시끄럽게 떠들어 대는 탓에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 일단은 글을 쓰는 사람이라 이건 뭐 하는 녀석인가 한 번 찾아나 보자는 마음으로 뒤적거렸다. 생각보다 흥미로운 친구였다.

 

 

화면 캡처 2021-04-09 201241.png
Captured via Frobes

 

 

메타버스는 1992년에 발간된 미국의 공상과학 소설가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의 스노우크래쉬(Snow Crash)라는 작품에서 처음 등장했다. 우리가 게임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던 아바타라는 용어도 여기에서 나왔다. 메타(meta)와 유니버스(universe)를 합쳐 현실과는 다른 가상의 세계에 만들어지는 우주라는 뜻이다.

 

논문을 뒤적거리니 “가상적으로 확장된 물리적 현실과 물리적으로 영구화된 가상공간의 융합이 이용자가 이를 경험할 때 혼재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서 우리가 살아가는 물리적 세계에 존재하는 것이나 그 세계 자체를 가상으로 옮기고, 컴퓨터나 스마트폰 따위의 물리적인 디바이스로 그 가상의 세계를 영구적으로 보존하면서 두 세계가 합쳐지면서 공존하는 것이다.

 

 


 

메타버스를 성공적으로 구현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경우도 더러 있다. 가장 많은 사례를 보여주는 것은 미국의 에픽게임즈에서 개발한 게임인 포트나이트(Fortnite)다. 미국에서 큰 성공을 거둔 한국의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포트나이트 속에서 신곡 Dynamite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래퍼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은 자신의 아바타를 구현하여 게임 속에서 콘서트를 열어 약 1,200만 명에 달하는 접속자를 불러들였고, DJ 마시멜로(Marshmello)도 게임 속 콘서트를 통해 약 1,000만명의 접속을 이끌어냈다.

 

국내에서는 순천향대학교에서 코로나 사태로 인해 VR 기술을 활용하여 VR 플랫폼에서 신입생들의 아바타를 통한 가상입학식을 진행했다. 아직은 일부 사례에 불과할 수도 있으나 메타버스라는 세계가 점점 우리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음은 분명하다는 것을 시사하는 사례들이다.

 

 


메타버스; 새로운 혁명? 진화?



진화와 혁명은 거기서 거기인 것 같지만 완전히 다르다. 비슷하다고 할 수도 있다. 말이 왔다 갔다 해서 혼란스러울 수 있으니 우선은 비슷하다고 해두겠다. 그도 그럴 것이 진화와 혁명 둘 다 변화를 불러오는 것은 맞다. 진화는 원래 있던 것이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달라지는 것이고 혁명은 기존에는 없던 것이 새로 나타나면서 엄청난 변화를 불러오는 경우다. 이렇다 보니 뜨거운 감자가 된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도 이게 혁명인지 아닌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간단히 배경을 설명하자면 4차라는 말이 붙었듯이 산업혁명에도 단계가 존재한다. 1차는 증기기관의 발명, 2차는 전기, 3차는 인터넷을 비롯한 정보통신 기술이었다. 단계마다 그전까지는 없던 기술이 등장하면서 산업의 패러다임 자체가 달라져 버렸다. 우리가 지금 마주하는 4차를 이끌어가는 기술은 크게 가상물리시스템(Cyber-Physical System;CPS)으로 물리적인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융합하는 기술이다. 여기에 블록체인,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이 들어간다. 여기서 논란의 원인이 태어난다. 이들이 새로운 기술인 것인 분명하지만 어떤 측면에서는 기존에 있던 정보통신기술을 좀 더 발전시켰다고 할 수 있다. 이미 사회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을 공공연하게 사용하고 있기에 더는 이야기해 봐야 아무 소용 없을지도 모른다.


메타버스는 진화다. 없던 것이 새롭게 태어났다기보다는 원래 있던 것들이 뒤섞이면서 다른 모습으로 발전한 형태다. 가상현실(Virtual Reality;Vr)과 증강현실(Augumented Reality;AR)에 정보통신기술을 더해 디지털과 현실을 오가면서 세계를 확장하는 것이 메타버스다. 이전에도 세컨드라이프, 포켓몬 고, VR Chat 등 여러 가지 플랫폼과 콘텐츠가 존재했다. 이들이 기술의 발전을 빨아들이면서 양분을 축적하고, 수정을 거듭하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을 뿐이다. 아직도 발전하고 있는 이 메타버스에 대해 누군가는 혁명이라 부르고 다른 누군가는 진화라고 부르겠지만 이 변화가 꽤 큰 경제적인 이익을 가져올 것은 분명하다.

 

 

 

메타버스; 황금알을 낳을 거위



메타버스를 통해서 새로운 사업 모델을 개척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그 많은 분야를 전부 다뤄내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만 꼽아보려 한다. 꾸미는 것을 좋아하기에 발전이 기대되는 분야는 무엇보다도 패션 산업이다. 옷을 사러 갈 때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 페이지를 들여다볼 때마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이 옷이 나에게 어울릴 것인지와 사이즈가 맞을지에 대한 부분이다. 직접 입어보고 사면 좋겠지만 근처에 있는 매장에 그 상품이 있을지도 모르겠고 나가자니 귀찮다. 움직이기 귀찮아서 온라인 쇼핑으로 주문하고 배송 받고 싶은데 이제는 또 어떤 사이즈를 골라야 할지 모르겠다. 메타버스는 딜레마에 빠진 우리에게 구원의 손길을 건넨다.


AR 기술을 이용하면 해당 상품에 대한 정보를 디지털로 전환한 뒤 시각적인 영상으로 구현할 수 있다. 매장에서는 여러 벌의 옷을 갈아입을 필요 없이 해당 상품의 정보를 입력한 뒤 시각 자료로 출력하여 내 몸에 투영하면 어떤 옷이 어울리고 사이즈는 어떻게 골라야 할지 알 수 있다. 내 방에 설비만 갖춰놓을 수 있다면 해당 자료만 받아 입력한 뒤 집에서도 같은 일을 할 수 있다. 기업은 실제 상품의 낭비와 오프라인 매장 유지에 들어가는 고정비를 줄일 수 있고 고객은 번거로움을 덜어낼 수 있으니 누이도 매부도 꿩과 알을 모두 먹을 수 있다.


AR은 인테리어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집 구조를 바꾸고 싶은데 가구나 소품이 여기에 어울릴지나 크기가 맞을지 확실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작은 것들이야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지만 옷장이나 침대 따위는 나르는 것도 일이고 혹여나 자리가 안 맞으면 처치 곤란하다. AR 기술을 활용하면 원하는 위치에 실제 상품을 디지털 영상으로 출력하여 확인할 수 있다. 홀로그램을 띄워놓거나 디지털 디바이스의 화면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구매 실패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VR 기술은 가상의 세상에 존재하는 아바타를 위한 패션 아이템을 출시할 기회를 제공한다. 가상현실에서는 모든 것이 디지털 자료로만 존재한다. 나와 동일한 아바타를 만들 수도 있고 내 욕구를 반영하는 아바타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그 아바타를 꾸미는 것도 현실보다 수월하다. 물리적인 한계로 실현 불가능한 것들이 디지털 세상에서는 그에 맞는 자료만 입력하면 만들어진다. 내 몸에 불로 만든 후드를 걸치는 것 따위가 가능한 것이 가상현실이다. 그만큼 고객의 니즈는 차고 넘쳐난다. 그 니즈를 잡아내 디자인하기만 하면 기업은 상품을 말 그대로 찍어낼 수 있다.

 

 


메타버스; 아마 결국은 올 세상



10여 년 전쯤 떠오르는 화두는 유비쿼터스였다. 모든 것을 하나로 묶어 일상생활과 기업의 업무 환경의 비약적인 발전이 가능했기에 기대도 많이 받았고 이미 우리는 스마트홈처럼 실생활에서 이를 활용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이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는지 이제 우리는 그 하나로 묶인 세상 자체를 하나 더 만들어, 두 세상을 묶으려고 시도하고 있다.


아직은 불안정한 요소도 많고 기술적인 한계도 존재하기에 당장에 이런 세상을 겪어보기는 힘들지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언젠가는 완전한 형태의 메타버스를 겪게 된다는 것이다.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모두 가상 물리 시스템과 정보통신기술, 인공지능, 그리고 블록체인 같은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메타버스를 키워나갈 영양분이 지천으로 널려있다. 그 양분을 올바르게 빨아들이기만 한다면 우리는 생활의 곳곳에서 메타버스를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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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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