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행복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어디에나 있다 - 가장 단호한 행복

에픽테토스의 혁신적인 철학, 스토아주의
글 입력 2021.03.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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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코드 김하온.jpg


 

행복이란 무엇일까

것은 어디에도 없으며 동시에 어디에나 있구나

우린 앞만 보고 살도록 배웠으니까

주위에 남아있던 행복을 놓쳐 빛나지 못하는 거야


바코드 - 김하온(HAON), 빈첸

 

 

19살 고등래퍼 김하온은 고민한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행복은 늘 주위에 있다. 하지만 우리는 바쁜 현대사회 속에서 목표를 향해 달려나가느라 그 행복들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쳐왔다. 그의 노래 바코드처럼 '가장 단호한 행복'은 우리가 삶에서 발견하지 못한 행복들을 알아챌 수 있게 도와주는 실전 지침서이다.

 

이 책은 스토아주의를 기반으로 에픽테토스의 가르침을 설명한다. 1부는 스토아주의와 에픽테토스의 개론을 소개하고, 2부는 에픽테토스의 말을 현대적 언어로 재구성했으며, 3부는 에픽테토스의 관점에서 조금 다르게 접근한 현대 스토아주의를 설명하고 있다.

 

 

가장 단호한 행복.jpg

 

 

 

에픽테토스의 혁신적인 철학, 스토아주의



스토아주의자는 4대 기본 덕목을 도덕적 나침반으로 삼는다. 그 기본 덕목이란 실천적 지혜, 용기, 정의, 절제다. 4대 기본 덕목들은 상호의존적이다. 근본적인 덕과 지혜의 구체적인 내용이기 때문에 여러 덕목이 함께 발현되어야 한다. 용기가 있다면 정의로워야 하며, 실천적 지혜가 있다면 절제할 줄 알아야 한다.

 

작가는 에픽테토스 철학에서 두 가지를 집중해서 탐구한다. 통제의 이분법과 스토아주의의 세 가지 실천 규율이다.

 

 

에픽테토스는 <엥케이리디온> 첫 구절에서 통제의 이분법에 대해 설명한다.

 

어떤 것은 우리 뜻대로 할 수 있고, 어떤 것은 우리 뜻대로 할 수 없습니다. 생각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의견, 동기, 욕구, 반감 등 우리 자신이 하는 것들입니다.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은 몸, 재산, 평판, 직장 등 우리 자신이 하지 않는 것들입니다.

 

32p

 

 

우리는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을 분별하는 지혜를 쌓아야 한다. 우리 뜻대로 할 수 있는 것을 먼저 처리할 수 있는 용기와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평정심을 키워야 한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을 통제하려고 하는 순간 우리는 불행의 늪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반대로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한다면 행복에 한 발자국 가까워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병에 걸리기보다는 건강하고 싶고 가난하기보다는 부자이고 싶다. 그러나 그런 결과는 우리의 통제 범위 내에 있는 것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시험이나, 인간관계에서도 이 철학을 적용시킬 수 있다. 시험을 치기 위해 내 통제하에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나 높은 성적이나 합격을 바라서는 안 된다. 나의 통제 밖의 일이기 때문이다.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내가 맺은 인연에 대해 소중히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관계에 대한 노력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상대방이 다가오는 것이나 떠나는 것은 오롯이 상대방의 몫이다. 결과에 대한 합리적인 태도는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행동한 대로 결과가 따르길 바라지만 안타깝게도 결과는 우리 손안에 있는 것이 아니다. "진인사대천명"이라는 한자성어가 떠올랐다. 우리는 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을 다하고 나서 하늘의 명을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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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스토아주의의 세 가지 규율이다. 이 규율은 도덕적 나침반 역할을 하는 4대 기본 덕목을 담고 있다.

 

1 욕구의 규율 :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기 - 스토아주의에 따르면 우리는 엉뚱한 것을 욕구한다고 한다. 이는 불행한 주된 원인이 된다. 통제 범위 밖의 것들을 욕구하면 자신의 행복을 운에 온전히 맡기는 꼴이 된다. 우리는 욕구를 통제할 수 있는 것들로 돌리는 편이 훨씬 낫다. 그렇게 된다면 온전히 자신의 노력에 따라 행복한 삶을 살 가능성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2 행동의 규율 : 매일 밤 철학 일기 쓰기 - 스토아주의에 따르면 인간은 근본적으로 지극히 사회적인 존재다. 인간이 느끼는 행복감은 대부분 다른 사람과 맺는 관계 속에서 얻어진다. 에픽테토스는 철학 일기 쓰기를 권장했다. "매일 그날 한 일을 전부 돌아보세요. 어떤 일을 완수했는지, 어떤 일은 왜 마무리하지 못했는지 반성하세요."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 행동을 돌아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우리에게 인간 사회에 크게 기여하는 사려 깊은 사람인 "코스모폴리스"가 되라고 한다.

 

3 승인의 규율 : 첫인상을 제대로 평가하기 - 합리적 선택을 하는 판단력을 키우기 위한 것이다. 스토아주의 훈련의 주된 목표는 옳은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우리는 첫인상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합리적 선택을 위해 잠시 멈춰 서서 천천히 생각을 해보자. 그러면 정말 그것을 꼭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 판단할 때가 생길 것이다. 이 단계를 반복하다 보면 더 나은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자신의 욕구를 다스리는 법도 다른 사람과 적절히 교류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에픽테토스의 가르침



 

우리의 소유라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이 실은 우리의 것이 아닙니다. 가장 아끼는 머그잔도, 집도, 직장도, 심지어 배우자나 자녀조차도 그렇습니다. 언젠가는 어떤 식으로든 잃게 될 것들입니다. 그러니 그런 상황에 대비해야만 합니다. 한편 소중한 것을 잃기 전까지는 그것이 삶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감사해야 합니다.

 

55p

 

 

여관에 들른 나그네처럼 살아가야 합니다. 그 무엇도 진정 우리 것이 아니라 우주에서 빌린 것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나요? 그 사람은 결코 여러분의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우주에게서 빌린 사람이었고 우주가 다시 데리고 간 것입니다. 그 사람이 잠시 곁에 있었다는 것에, 그 사람의 존재로 삶이 더 나아졌다는 것에 감사하세요.

 

68p

 

 

우리에게 현재 주어진 것들은 직접 지니고 있거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기에 온전히 나의 것이라 생각하며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만물의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한다. 물건이든, 사람이든 우리의 통제 밖에서 변하기 마련이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 손으로 움켜쥐지만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말이다. 우리는 우주로부터 잠시 그 순간을 그 물건들을 빌린 것이다. 물체를 소유하고 있는 것에 자랑스러워하는 것은 나를 가치있게 만들어주지 않는다. 삶이 우리에게 빌려준 것을 심사숙고해서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만이 우리를 더 나은 인간으로 만든다. 이런 행동은 당연히 자랑스러워해야 할 것이다.


행복은 감사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감사란 어려운 것이 아니다. 모든 인간은 맨몸으로 태어났으며 생명 또한 우주에게서 선물 받은 것이다. 아무것도 없이 태어났던 우리는 옷 한 벌을 입고 있고 일일이 다 세지 못할 만큼 많은 것을 누리며 살고 있을 것이다. 지금 당신도 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환경과 마음을 지니고 있지 않은가? 이 모든 것들을 누릴 수 있음에 감사하고, 언젠가 빌렸던 것들이 우주에 되돌아갈 때에도 그것의 존재로 삶이 더 나아졌음에 감사하며 차분히 지켜보아야 한다. 애초에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만물의 감사를 느끼게 되면 어디에도 없어 보이던 행복이 어디에서나 찾을 수 있는 것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언제든 꺼내먹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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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바데메쿰'이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몸에 지니고 다닌 휴대용 책이라는 뜻이다. 필자는 철학 책과는 거리가 멀었다. 철학자들의 언어에 편하게 다가가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현대적 재해석과 더불어 이해하기 쉬운 문장으로 철학자의 말을 대신 전해주고 있었다. 에픽테토스의 스토아주의는 우리를 '현재'에 집중하게 만들어주고 어떻게 하면 더 평안한 삶을 살 수 있을지 섬세하게 풀어내었다. 2부에서 53개의 에픽테토스의 가르침을 읽다 보면 깨달음에 의한 사고의 변화로 놀라운 경험을 할 것이다. 그의 가르침을 우리의 삶에 녹여낸다면 진정으로 자유로워진 자아를 지닌 채 세상을 유영할 수 있을 것 같다.

 

삶에서 자신이 사라지고 있다 느낄 때 행복이 너무 멀리 있다 느낄 때, '가장 단호한 행복'을 조금씩 꺼내읽으며 긍정적인 변화의 물결을 온몸으로 느껴보라. 그리고 나의 삶에 하나씩 적용해보라. 그렇다면 삶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단단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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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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