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침묵은 깨졌다." 소리 내는 여성들 [문화 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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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너무 멋있는 게 현장에 So many boss ladies. Working ladies on set. 너무 멋있어요. I respect you. Women empowerment.”
SBS 웹 예능 문명 특급에 출연한 티파니가 여성 제작진들을 향해 엄지를 추켜세운다. 남성 중심의 미디어 업계에서 연반인(연예인 반+일반인 반) 타이틀을 만들어 낸 재재와 홀로서기에 성공한 티파니까지. 말 그대로 ‘New way’를 만들어가고 있는 ‘일하는’ 여성들의 만남이다.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이날은 20세기 초 서프러제트를 비롯한 여성의 권리 신장을 위한 움직임에서부터 시작됐다. 이후로 한 세기가 지난 지금, 통계청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9년 여성 고용률은 51.6%로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남녀 고용률의 격차 역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지만 사회 활동을 하는 여성을 향한 제한적 시선은 아직 남아있다.
얼마 전 동아제약 성차별 면접이 논란이 되면서 기업의 성차별적 채용 관행에 대한 문제가 촉발됐다.
“여자는 결혼하면 일을 그만두지 않느냐.”, “아이가 아파도 야근을 할 수 있느냐.”처럼 직무와 무관한 결혼 및 출산 등에 관한 질문을 받거나, 남성 지원자에게만 질문을 하는 등 면접에서 노골적으로 배제되기는 부지기수다.
페미니즘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이에 대한 검열도 잇따랐다. 이를테면 “여자라 군대에 가지 않았는데 남자보다 월급을 적게 받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냐.”거나 “커피를 타올 수 있겠냐.”, “사내에서 성추행을 당하면 미투를 할 거냐.”는 식이다.
페미니스트라면 마땅히 커피 심부름을 거부하고, 성추행을 고발하리라 (참고로 성추행은 엄연한 범죄다.) 생각하며, 이를 통해 객관적으로 여성을 분류할 수 있다고 믿는 듯하다.
한국여성노동자회 등 10개 단체가 모인 ‘3시STOP공동행동’이 올해 1∼2월 여성 노동자 404명을 조사한 결과에서는 응답자의 45.5%가 채용 과정에서 성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간 채용 담당자와 구직자 사이의 권력 차는 오랜 시간 여성들을 침묵시켜왔다.
‘침묵시키기’는 남성이 여성을 객체화하는 유구한 사고방식 중 하나로, 면접장에서 수많은 여성들은 묵살 당한 채 객체로 존재해야 했다.
하지만 이제 여성들은 더 이상 참지 않기를 택했다.
동아제약 성차별 면접 피해자는 당당하게 제 목소리를 내고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연대와 지지의 흐름은 곧 동아제약 불매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자신을 채용 담당자라 주장하는 어느 네티즌은 “결혼 후 일을 그만두는 여성을 채용하는 것은 기업의 입장에서 손해”이며, “페미니스트를 고용하면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리어 묻고 싶다. 결혼과 임신 같은 개인적인 일에 공적 책임을 묻는 것이 당연하고, 성희롱을 공론화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면 반대로 그 조직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이다솜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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