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나의 이름을 벽에 새기다! - 스트릿 노이즈 STREET NOISE

글 입력 2021.03.12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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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나의 이름을 벽에 새기다!

 

스트릿 노이즈

STREET NOISE



210208_[Street-Noise]포스터-닉워커.jpg

 

 

ⓒNick walker_5.jpg

 

 

 

나의 이름을 벽에 새기다!



'긁어서 새기다'라는 어원을 가진 그래피티는 거리의 예술로서 젊은 에너지와 기발한 상상력을 뽐내는 장르로 자리 잡았다.

 

'그래피티'하면 '반항', '저항', '낙서'라는 키워드를 먼저 떠오른다. 그래서인지 그래피티하면 거친 이미지라고 정의 내려왔던 것 같다. 그런 그래피티의 시작점에는 태깅, 자신의 이름을 새기는 일이 있었다.

 

시대에 저항하던 사람들은 자신의 이름 또는 애칭을 개성 있게 벽에 새겼다. 이는 그래피티라는 예술 장르가 단순히 낙서에서 시작되었다기보다, 스스로의 정체성을 밝히는 것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을 깨닫게 해준다. 빈민가에서 시작되었다는 거리낙서는 이곳에 우리가 존재함을 알려주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전시를 보며 그래피티라는 예술 장르에 대해 깊이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전까지는 거리의 예술, 반항적 이미지에 국한되어 있었다면, 태깅으로 시작된 그래피티라는 내용을 보며 좀 더 깊이 있게 그래피티에 다가설 수 있었다.

 

본 전시는 그래피티의 발달 순서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피티의 시작부터, 사회문제였지만 예술로 인정되어가던 과정과 발전을 보여주고,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메시지를 담는 것까지, 회색빛 골목을 걷는 듯한 전시관을 누비며 그래피티의 방향성에 대해 알 수 있었다.

 

그래피티는 오히려 거리에 있어 빛나는 작품일 것이다.

ⓒL'atlas_1.jpg

또한 그래피티 작품들은 직관적이고 강렬한 색채 사용뿐만 아니라, 자신의 이름을 적는 방식까지 눈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받아들이기 너무 어렵지 않으며 뒤섞인 혼란 속에서 의미를 찾아낼 때, 더욱 흥미로워진다.

 

퓨어 이블의 손가락 토끼 그림은 토끼를 죽였던 어린 시절의 투영으로 모든 인간의 순수함과 잔인함을 드러내는 작품이다. 인간의 브이 포즈 그림자로 만들어진 토끼 그림자는 거리 위에서 그렇게 존재감을 갖는다. 흘러내리는 브랜드 로고 등 의미가 가득한 그래피티의 매력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던 전시였다.

 


11.jpg

 

 

 

새로운 복합문화예술공간의 시작, P.O.S.T



하얀 대리석으로 된 로비를 걷다 보니, 끝에서 회색빛 P.O.S.T를 마주했다. 어쩌면 난데없는 곳에 존재하는 듯한 새로운 공간이었다.

 

전시관에서 어떠한 장르를 보여주기 위해 공간의 '컨셉'을 정하는 일은 굉장히 중요하다. 전시의 분위기를 결정하는 것이 공간의 컨셉이기 때문이다. 팝아트 전시가 이루어지는 공간과 가구 전시가 이루어지는 공간, 르네상스 시기 미술작품 전시가 이루어지는 전시의 분위기는 모두 다르다.

 

팝아트 전시 공간은 좀 더 자유롭고, 배열이 불규칙적이며, 뒷배경을 새롭게 꾸며둔다. 지하철의 벤치도 전시장에 도착해있다. 가구와 인테리어 전시를 하는 공간은 어쩌면 모델하우스처럼 보이기도 한다. 클래식한 미술작품 전시를 하는 공간은 조명 자체도 차분하다. 걸어 다니는 발걸음 소리가 유독 더 크게 들린다. 작품들을 향유할 때, 전시장의 공간이 중요한 이유다.


P.O.S.T는 굉장히 몰입도 높은 공간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우선 MD와 여러 팝업 스토어들을 마주하는데, 그래피티가 가득한 회색빛 공간은 벌써부터 몰입할 준비를 하게 만든다.

 

더 들어가서 안쪽 전시공간 안에 스케이트보드와 'Dog Only'라고 적힌 강아지 밥그릇이 곳곳에 놓여있다. 그림들은 철장에 달려있다. 이러한 독특한 구성은 전시에 대한 흥미를 잔뜩 끌어올리기에 충분하다. 다만, 전시장의 작품 규모가 많지 않아 전시가 짧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투명 주황색 아크릴판에 적혀 있는 섹션별 설명은 가독성이 떨어져 아쉬웠다.

 

이러한 새로운 복합문화예술공간이 등장했다는 것에 다음 전시가 더 기대된다.

 

 

ⓒMAWZ.jpg

 


STREET NOISE
- 그래피티의 무한한 가능성 -


일자 : 2021.02.26 ~ 2021.06.13

시간
10:30 ~ 22:00
(입장마감 21:30)

*
휴관일 없음

장소
롯데월드몰 지하 1층 P/O/S/T

티켓가격
평일 12,000원
주말 15,000원
 
주최
㈜BrandArchitects(BA)
㈜씨씨오씨(CCOC)
㈜MINOA ART ASSETS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아트인사이트_컬쳐리스트_고혜원.jpg

 

 

[고혜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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