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그래야만 한다! [도서/문학]

글 입력 2021.03.08 04:34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내가 만약 다른 선택을 했다면 인생이 달라졌을까?


 

"내가 그때 그 주식을 샀으면 난 부자였을텐데!"

"내가 그때 널 사랑한다고 했으면 우린 이뤄졌을 텐데!"

 

만약, 내가 그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좀 더 행복했을 거야!

 

당신, 혹시 오늘도 만약을 꿈꾸시나요? 그런데 사실 만약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떨 것 같나요? 다른 선택으로 인한 두 번째 인생 따위는 없다고 생각해 보세요. 당신은 여전히 지금의 선택을 후회하실 건가요?

 

우리는 모두 만약을 꿈꾼다. 내가 결과를 보지 못한 선택지이기 때문에 우리는 마치 희망고문 처럼 이미 지나버린 선택에 매달린다.

 

그러나 우리의 결정이 피할 수 없는 것이었다면? 우리가 결정했던 것이 그 순간 최선의 선택이였다면? 그것이 바로 '운명'이다.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은 바로 그 운명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인간은 오직 한번밖에 살지 못하므로 체험으로 가정을 확인해 볼 길이 없고, 따라서 자기 감정에 따르는 것이 옳은 것인지 틀린 것인지 알 길이 없는 것이다.” (P.61)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란 책에서는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네 명의 등장인물들이 서로 얽히고 설켜 인생과, 사랑에 대해 자신만의 정의를 내리며 인생을 살아간다.

 

이 책은 사랑에 관해서도 좋은 책이지만 이번엔 ‘운명’에 관해 이야기 하려고 한다. 어쩔 수 없었던 일들, 그래서 한 없이 가벼운 우리의 존재들에 대해.


 
“인간의 삶이란 오직 한 번 뿐이며, 모든 상황에서 우리는 딱 한번만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과연 어떤 것이 좋은 결정이고 어떤 것이 나쁜 결정인지 결코 확인할 수 없을 것이다. 여러 가지 결정을 비교할 수 있도록 두 번째, 세 번째, 혹은 네 번째 인생이 우리에게 주어지진 않는다.” (P.357)
 


밀란 쿤데라는 한마디로 "인생에 만약이란 없다"고 말한다. 두 번째 삶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내리는 결정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따질 필요조차 없는 것이다. 우리는 과거로 돌아가도 똑같은 결정을 내릴 것이기 때문에.

 

 

 

그래야만 한다!


 

 
“Muss es sein? Es muss sein! 그래야만 하는가? 그래야만 한다!"
 

 

내가 '그래야만 한다'라는 문장에 꽂힌 이유는 아주 단순했다. 이 짧고도 간결한 문장이 내 맘에 들어왔던 이유는 내게 단호하게 '그래야만 한다!' 라고 말해주었기 때문이다. 이 문장 덕분에 나는 내가 했던 모든 선택에 대해  단순히 그래야만 했으니까...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A를 선택해야 했던 이유, 내가 B를 선택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서 더 이상 복잡한 생각은 하지 않아도 되는 마법같은 문장이었다.

 

이 문장이 나오게 된 계기도 아주 단순하다.

 

뎀브셔라는 사람이 베토벤에게 50프로링을 빚지고 있었는데 베토벤은 그에게 돈을 갚아달라고 했다. 그러자 뎀브셔가 “Muss es sein? 그래야만 하는가?” 라고 말했고 베토벤은 “Es muss sein! 그래야만 한다!” 라고 말했다.

 

아주 간단한 논리다. 당신이 내게 돈을 갚아야 하는 이유는 그래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 행동을 해야 하는 복잡한 논리, 근거 따위는 없다.


그래서 나는 선택에 대해 추궁할 때 더 이상 나에게 묻지 않게 되었다. 그저 운명에게 묻는 것이다. '그래야만 하는가? 내가 이런 고통을 받아야만 하는가?' 그러면 운명은 내게 대답했다. '그래야만 한다!'

 

 

 

나의 그녀, '운명의 신'


 

내가 운명론자 처럼 들린다면 맞다. 나는 운명론자다. 모든 일은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겸허히 받아들인다.

 

그러나 운명을 통해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은 경계하고 있다. 내가 결정한 선택에 의해 생기는 문제까지도 내게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 문제를 책임져야 하며 문제를 해결하면서 얻는 상처와 교훈 까지도 모두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받아들인다.

 

여전히 만약을 꿈꾸고 있다면 이렇게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당신에게 두 번째 인생이란 없으며 당신이 선택한 결정은 그 순간 고를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당신은 끊임없이 운명에게 물어야 한다. “그래야만 하는가?”

 

그리고 운명은 매번 이렇게 답할 것이다. “그래야만 한다!”



[박소희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4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