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삐까뻔쩍한 소수의 이야기 말고, 평범한 이야기를 하자 - 츠즈키 쿄이치 [사람]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편집자
글 입력 2021.03.0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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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즈키 쿄이치의 권외편집자. 일본 유명 잡지 POPEYE, BRUTUS 의 에디터로 일하던 그가 자신의 직업적인 신조와 자신이 해온 작업들을 쉽게 풀어낸 책. 알라딘에서 산 책이라 마음 편히 밑줄을 긋자고 연필을 꺼내들었는데 책을 펴니 곳곳에 밑줄 치느라 바빴다. 와, 나는 이런 작업을 하고 싶나 봐. 잔뜩 들뜬 마음으로 책을 덮고 이 친구 저 친구에게 책을 읽혔다. 우리 나중에 꼭 이런 작업 같이 해보자, 꼭!

     

 

 

그저 재미있어 보이는 일이 있으면 먼저 취재를 시작한다.


 

“근데 이제까지 해왔던 거랑 느낌이 달라서 잘 팔릴지는 모르겠어요”라고 무심코 오는 소리를 해서 혼쭐이 났다. “이 기획, 진짜 재미있다고 생각해서 하려는 거야?”라고 매섭게 묻는 편집장의 말에 “저는 진짜 재미있다고 생각해요!”라고 답했더니, “그럼 독자 눈치 보지 말고 진짜 재미있다고 생각한 것만 끝까지 파고들어. 팔리지 않아서 머리를 숙이는 건 내 일이니까”라고 격려해주었다.

 

그 편집장에게는 많은 것을 배웠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깊게 새겨진 가르침은 ‘독자층을 예상하지 마라’, ‘절대 시장조사 하지 마라’였다.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를 고려하지 말고 자신이 생각하는 ‘진짜’를 추구하라는 가르침을 통해 나는 진정한 편집자로서 첫발을 내딛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27p

 

그저 재미있어 보이는 일이 있으면 먼저 취재를 시작한다. 10p

 

책을 만들 때에는 기술이 아니라 이 책을 만들고 싶다는 강한 의지만이 중요하다. 11p

 

나에게는 기획하는 방법을 배우거나 가르친다는 말 자체가 이상하다. ‘기획할 거리를 찾는다’라는 행위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이 있으니까 만드는 것이 아니던가. 3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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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즈키 쿄이치, 그의 작업실에서, 출처 the selby

 

 

데이터 사회에서 자신의 직감을 믿어라! 라는 글을 보니 새삼스럽다. 본인이 20대 후반 여성도 아니면서 최대한 그들을 추측해 글을 쓰는 건 이상한 일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자신이 꽂힌 것, 재미있을 것 같은 것을 밀고 나가면 공감해주는 사람이 있지 않겠냐고.

 

동의하는 바다. 내가 좋아하는 걸 꾸준히 쌓아두고 표현한다면 공감해주고 같이 좋아해주는 사람이 어디선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런 사람들에게 내 것이 닿을 수 있게 하려면 필요한 것이 광고와 홍보와 비용이겠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어디선가’ 짜자잔하고 우연 끝에 닿는 게 아니니까.

 

대체 저 사람은 뭘 재미있어 했길래 저런 말을 자신 있게 할까? 츠즈키 쿄이치가 책의 초반에 저렇게 말할 때 나는 저 말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는 흐릿하다. 약 파는 것 같이 매끄럽고 자신만만한 말에 홀렸나, 아니면 대체 뭘 했길래 저러지 하고 아니꼽게 봤었나. 이미 완독을 끝낸 지금에서야 박수를 치며 찬사를 보낼 수 있다. 아저씨 말이 다 맞아요. 아저씨 프로젝트들 진짜 재미있어 보여요!

 

 

 

지금 우리가 사는 현대에 활동하는 예술가에 대해, ArT RAND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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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즈키 쿄이치가 작업한 첫 단행본. 일본의 현대미술이 조금 뒤쳐져 있다는 것을 깨닫고 기획한 책이다. 책 한 권에 아트스트 하나 혹은 그룹으로 묶어서 다룬 작품집이다. 알고 지내던 서양의 젊은 미술 저널리스트나 큐레이터에게 아티스트 선정을 맡기기도 했다고. 지금 현대에서 뜨기 시작한 작가들, 현지에서 슬슬 물망에 오르기 시작한 아티스트들을 ‘현대’의 예술가로 규정한 듯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하거나 팬층이 탄탄한 이들이 아니기 때문에 책에 대한 인세 대신 작업한 책 100권을 주었다고 한다. 전시회에서 그 책을 파는 것이 그 작가들에게는 훨씬 이득이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젊은 아티스트는 작품 발표의 기회가 적고 도록 이외의 작품집을 만들 기회도 좀처럼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두껍고 비싼 도록을 살 수 없는 동세대 젊은이들을 위해 바로 지금 존재하는 진정한 의미의 ‘현대’미술을 소개하고 싶어졌다.”

 

이 시리즈는 그나마 구하기 쉬운 츠즈키 쿄이치의 책이다. 알라딘에서 Kyoichi Tsuzuki 를 검색했을 때 이 시리즈만 쭉쭉 뜬다. 물론 해외배송이라 2~3만원대로 사알짝 비싼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구할 수 있다는 게 어딘가. 특히 관심 있는 아티스트가 있다면 하나쯤 소장해도 좋지 않을까. 키스 해링, 장 미셀 바스키아 등 유명한 이도 이 시리즈에 포함돼 있지만, 이 작품집이 마지막이 된 사람, 젊은 나이에 유명을 달리한 사람 등을 다루기도 했다.

     

 

 

도쿄 사람들이 사는 진짜 집, TOKYO STY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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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IS STYLE, MIAMI STYLE 로 세련된 인테리어 사진집을 집필한 뉴욕 저널리스트 수잔 슬레신과  JAPANESE STYLE 을 함께 작업했을 때. 세련되고 멋진 집을 찾으며 회의적인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이게 보통 사람들의 집이 아닌데. 화보에 실릴 법한 멋진 집들은 오히려 예외, 소수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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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도쿄에 사는 젊은이들의 집을 찍었다. 대중매체에서 보여주는 도쿄의 집은 휘황찬란한데, 아득바득 열심히 사는 젊은이들의 집은 영 딴판이다. 좁은 방에 생활감이 잔뜩 묻어나는 살림살이들. 이 집에 사는 사람이 어떻게 사는지 훤히 내다보이는 방의 구조. 집 주인의 허락도 받지 않고 찍었다는 일화가 기억에 남는다. 촬영이 끝나고 이 건물에 아는 사람 없냐 물었더니 옆집에 친구가 살고 있다고, “얘는 문 안 잠그고 다니니까 그냥 들어가서 찍어도 돼요. 나중에 말해둘게요.” 라며 부재중인 집주인을 대신해 문을 열어주는 사람도 있었다는데 그 집의 주인들이 어떤 사람들이었을지 감이 잡힌다.

 

TOKYO STYLE을 읽은 도쿄에 살지 않는 독자들의 반응. “도쿄는 이런 곳이었군요! 조금 위안이 되었어요.” 이런 후기를 보면서 그는 대중매체가 보여주는 도쿄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열등감을 가졌는지, ‘거대 미디어의 기만’에 대해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이후 츠즈키 쿄이치가 어떤 책을 만드느냐, 어떤 이야기에 집중하느냐에 대한 중요한 단초가 된다. 미디어가 보여주는 삐까뻔쩍한 이야기들은 사실 평범한 이야기가 아니라 아주 예외적이고 이례적인 이야기일 뿐이라고. 미디어가 평범한 이야기를 다루지 않기 때문에 내가 다루겠다고.

 

 

 

막간 이 책을 구하기 어려웠지만 나는 어쨌든 구했다 코너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정말 읽어보고 싶은 지경에 이르렀다. 이 책을 어디서 살 수 있을까. 시작은 알라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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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0원 정도에 파는 것을 발견해서 주문 후 신나게 기다렸지만 도착한 것은 일본어판. 사진만 봐도 충분하지 않겠어 라는 생각으로 달래봤지만 부족했다. 구글 번역기를 써가며 읽어봤지만 번역도 아쉽고, 대체 무슨 말이 함께 쓰인 건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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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열심히 뒤져봤지만 이베이에 10만원도 넘게 판매되는 것을 확인했을 뿐. 그 때 당근마켓으로 이태원 해방촌에서 이 책의 영문판이 팔리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몇 개월 고민하다가 샀다. 13만원이었나 15만원이었나, 내 인생에서 가장 비싼 책을 영접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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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기 어려웠던 책을 손에 쥐게 되니까 아주 느긋하게 됐다. 그 책이 읽고 싶은 날 좋은 노래를 틀고 대여섯 페이지를 읽는다. 아주 천천히 아껴 읽고 있다.

 

 

 

지방도 만만치 않으니까, ROADSIDE JAPAN 진기한 일본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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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과의 술자리에서 지방에 갔더니 엄청 큰 개구리 동상이 있다는 썰을 들은 츠즈키 쿄이치. 이거 재미있겠는데? 로 시작해 싼 중고차를 한 대 구해 일본을 방방곡곡을 돌아다녔다고 한다. 지방에 내려가서 사람들에게 물어 진기한 구경거리를 찾을 수 있겠거니 기대했지만 막상 지방에 가니 생각보다 현지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아무리 희한한 볼거리가 근처에 있다고 할지라도 보잘 것 없다고 생각해서 기억에 지운 곳이라면, 그들에게는 없는 존재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유서 깊은 료칸에 머물며 직원들에게 정보를 얻기를 꾀했던 초반의 계획은 사라지고, 비즈니스 호텔로 옮겨 관광안내책자를 뒤지게 된 것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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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서 진기하고 이상한 것들을 찾아다녔던 것은, 지방의 젊은이들에게 자신들의 고향을 다시 보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싶어서였다고. 도쿄만 대단한 것이 아니고, 이 지역 저 지역에도 확실히 볼 거리가 있다고.

 

내가 이래서 츠즈키 쿄이치의 프로젝트들을 좋아한다. 누구 하나가 대단한 게 아니다. 네가 가진 것, 네가 누리는 것, 네 삶 모두 그만큼의 값어치가 있다는 이야기. 만들어진 이야기에 열광하는 것은 허상을 좇는 것과 같다. 그 허상과 자신을 비교하다 보면 그 괴리만 점점 커져, 나 진짜 보잘 것 없구나 하는 생각에 달하는 것밖에 더 있겠는가. 그래서 츠즈키 쿄이치의 책이 더 흥미롭다. 우리 일상에서도 충분히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으니 좀 봐! 라고 하니까.

 

예를 들면 ‘짱구는 못말려’에서 철수가 우리 아빠가 외국에서 사온 수제 쿠키는 유명 파티쉐가 만든 쿠킨데, 진짜 맛있었다. 라고 으쓱대면 짱구가 옆에서 시장 입구에 있는 빵집 쿠키 맛있다고 같이 나눠 먹자고 건네주고 있는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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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기한 여행 시리즈는 일본에 이어 태국, 유럽 등 해외로도 이어지며 온갖 진기한 것들을 취재하러 다녔다고 한다. 진기한 것들이라 하면, 태국의 유명한 관광명소인 새벽사원이 아니라 온 힘을 쏟아 지옥처럼 꾸며 놓은 정원이 있는 사원, 유럽의 루브르 박물관이 아니라 잡동사니 컬렉션을 모아 놓은 아무도 모르는 자택 박물관.

 

 


초일류 호텔이 아닌 모두가 한 번쯤은 가본 러브호텔은 어때요? STREET DESIGN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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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고급호텔이 아니라 지방에도 있는 러브호텔이 우리에게 더욱 친숙하고 일상적인 존재가 아니냐며 츠즈키 쿄이치는 러브호텔 취재를 시작한다. 료칸이나 호텔을 다룬 책은 있지만, 러브호텔에 대한 책은 없었기 때문에 그는 또, 남들이 아직 얘기하지 않은 평범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 우리나라의 경우라면 러브호텔이 아니라 모텔쯤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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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EET DESIGN File'은 러브호텔처럼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고, 흔하게 존재하지만 미디어에서 다루지 않는 것들을 다루겠다는 취지로 전 20권의 시리즈로 제작되었다.


: 러브호텔, 멕시코인 프로레슬러의 마스크, 태국에서 발행된 성인잡지의 표지 컬렉션, 멕시코의 죽은 자들의 날이라는 명절에 장식하는 해골 조형물, 남인도의 거대한 영화 포스터, 독일 정원에 장식해두는 정원의 난쟁이 설치물, 홍콩에서 공양할 때 태우는 종이로 만든 장식물 등.

 

 

 

이해하기 어려운 현대시가 아니라, 우리에게 진정한 ‘현대시’를 찾아서. ‘잘 부탁해 현대시’



'ROADSIDE JAPAN 진기한 일본여행'의 시 버전. 그가 처음에 떠올린 기획이다. 시를 어렵게 생각하고, ‘시를 배웠다, 시를 쓴다’는 사람들도 시를 어려운 것으로 만든다. ‘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많은 공부를 해야 합니다.’ 라는 그 당시의 풍조에 대해 반기를 든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고 감동받을 수 있는 문장이야말로 ‘시’가 아닌가. 그런 문장들을 모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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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를 모은다는 취지하에 다양한 글을 모았다. 그 중에는 사형 집행 이전에 유언처럼 남긴 하이쿠 (일본의 짧은 형식의 시)* 도 있는데, 전문가들은 문학이 아니라고 말했지만 그 글을 시처럼 읽을 수밖에 없으니 그것이 시가 아니면 무엇일까. ‘ 이외에도 츠즈키 쿄이치는 그 외에도 노인 간병시설의 직원이 기록한 치매 노인의 중얼거림, 고령의 모친과 장애인 아들이 아사한 채 발견된 사건에서 그 모친이 죽기 직전까지 쓴 일기 등의 문장을 소개했다.

* 사형수의 하이쿠 중 하나, '밧줄 더럽히지 않도록 목을 닦는다 차가운 물'

 

그 다음은 힙합이었다. 당시 힙합은 인기가 많았지만 라디오나 음악 잡지에서는 힙합에 대한 이야기가 일절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여김없이 츠즈키 쿄이치가 움직였다. 심상치 않은 유년시절을 보낸 뮤지션들이 자신의 인생에서 배운 것들을 풀어낸 가사도 시라는 것이다. 공연이 끝나고 그 앞에서 서성거리며 래퍼를 기다리고. 인터뷰 제의를 하고. 어떤 부모님 밑에서 자랐는지, 어떤 초등학생이었는지 질문을 던진다. 대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삶을 살았길래 이런 가사를 쓰냐는, 가사, 시의 원천은 무엇인지 파헤친다. 그래서 이 프로젝트를 ‘힙합의 시인들’이라고 명명한다.

 

 

 

츠즈키 쿄이치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하나



그 유명한 POPEYE의 에디터가 썼다는 책이라는 것에 구미가 당겨 권외편집자를 읽었다. 2018년 8월, 권외편집자를 읽고 리뷰를 찾아 여러 블로그를 들락날락하던 중 그의 또 다른 저서인 HAPPY VICTIMS (한 가지 브랜드에 미쳐 그 브랜드의 옷을 수집하는 행복한 희생자. 부제: 옷치장으로 재산탕진 방장기) 을 읽고 짧게 리뷰를 남긴 포스팅을 발견했다. 2009년에 적힌 포스팅이었다. 반가운 마음에 댓글을 적었다. 이 책을 대체 어디서 구했는지 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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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VICTIMS

     

 

권외편집자를 읽고 웹서핑 중인데 이 책 정말 읽어보고 싶네요. 어떻게 구하신 건가요? 저는 이제 여기저기 검색해보려고 합니다. ㅎㅎ!

 

ㄴ 'HAPPY VICTIMS'는 일본 서점에서 샀습니다. 아주 훌륭한 사진집이자 다큐멘터리 모음입니다!

 

 

이베이에서도 160~180달러에 거래되는 책을 일본 서점에서 샀다는 그가 부러워 종종 곱씹으러 찾아보러 가기도 했다. 지금 이 댓글을 다시 봤을 때 눈에 띄는 것은 다큐멘터리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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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즈키 쿄이치는 예술, 주거공간, 지방, 러브호텔, 시 다양한 분야에서 똑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가 다루는 영역을 음지라고 설명해야 할까. 각광받지 못하는 곳이라고 해야 할까. 마이너라고 치부하기엔 다수의 이야기를 다루니, 또 마이너는 아니다. 전문가, 미디어가 어디 한 군데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출 때, 그 빛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자신이 쥐고 있는 것을 보지 못한 채 열등감에 빠질 때, 그 손에도 빛이 닿을 수 있게끔 조명을 돌려주는 역할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예술가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는 현대의 아티스트

도쿄라고 화려한 생활만을 하는 게 아님을 보여준 좁은 집에서의 생활

고급호텔이 아니라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가봤을 러브호텔.

전문가들이 시라고 인정하지 않아도, 읽는 사람들이 시처럼 읽게 되는 문장.

 

누군가와 비교하며 괴로워하지 않아도 당신의 삶은 특별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책들. 내가 생각하는 다큐멘터리란 다른 사람의 삶을 통해 여러 가치를 보여주는 장르인데, 츠즈키 쿄이치가 선보이는 책들은 다큐멘터리가 맞다. 나는 나중에 어떤 사람들을 모아서 무슨 이야기를 세상에 소개하고 싶은지 고민이 될 때마다 권외편집자를 펼친다.

 

 

P.S

어제 이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온라인 교보문고에서 판매 중인 'HAPPY VICTIMS'를 발견해 주문을 넣었는데 과연 책을 거머쥘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이전에 타 사이트에서 주문했을 땐 결국 절판도서라고 주문이 취소가 됐다. 그 책을 다 읽는다면, TOKYO STYLE과 함께 열심히 탐독한 후 뿌듯한 리뷰를 꼭 쓰고야 말 테다.

 

 

[우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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