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는 짝사랑을 끝내려고 해 [음악]

글 입력 2021.02.22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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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소 음악 듣는 것을 좋아한다. 그것이 사랑을 노래하든 이별을 노래하든 음악이 내 취향에 맞으면 가사의 내용에는 신경쓰지 않고 계속 음악을 듣는 편이다. 그런데 멜로디와 가사 모두 내 취향에 맞는 음악이 하나 있었다.

 

지금까지 다양한 사랑 노래들이 있었다. 사랑을 시작하는 노래, 사랑을 끝내는 노래, 짝사랑을 하는 노래... 하지만 이런 형식의 짝사랑을 끝내는 것을 고백하는 노래는 없었던 것 같다. 신나는 댄스 음악 같으면서 가사는 슬픈 짝사랑의 끝을 말하고 있다.

 

나는 오늘 내 마음에 깊게 남았던, 짝사랑을 끝내는 노래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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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는 러블리즈의 3번째 미니앨범인 [FALL IN LOVELYZ]에 속해있는 수록곡이다. 겨울이 되어갈 때 쯤에 이 노래가 나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종소리라는 타이틀 곡이 겨울과 너무 잘 어울려서 자주 들었던 노래이다. 타이틀 곡이 좋길래 이 앨범의 전곡을 다 들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중에서 이상하게 귀에 가사가 콕콕 박히는 노래가 있었는데, 그 노래가 바로 오늘 소개할 '삼각형'이다.

 

처음 들을 때는 오 신나는데? 멜로디가 좋은데? 라는 생각이 들어 더 주의깊게 들었다. 그런데 중간 중간 들려오는 가사들이 '비밀인데 사실은 내가 그 앨 좋아해', '콕콕 찔려 널 바라볼 때마다' 라는 내용이길래, 처음에는 '친구의 남자친구를 좋아하는 내용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사들이 왜인지 모르게 머릿속에 남아서, 그리고 이 노래의 가사는 하나의 스토리를 담고 있는 것 같아서 가사를 보게 되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가사를 다 본 나는, 이 노래가 무척 아련한, 짝사랑의 끝을 노래하는 음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솔직히 말하고 싶었었어

내가 먼저 그 앨 좋아했다고

단지 말할 수 없던 건

그 사람을 네가 좋아하고 있단 걸

깨닫게 된 순간부터

모서리에 선 것만 같아

 

  

노래의 첫시작부터 내가 먼저 상대방을 좋아했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리고 친구가 상대방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된 후로는 자신이 모서리에 서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이 노래의 주인공은 자신이 먼저 상대방을 좋아했음에도 왠지 모르게 친구에게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가사라고 생각한다.


 

콕콕 찔려 널 바라볼 때마다

쿵쿵거려 그 사람 얘길 하면

콕콕 찔려 네 눈을 볼 때마다

어떻게 말을 할까

 

 

위에서 나온 모서리라는 단어 외에도 콕콕 찔린다, 뾰족하다 라는 단어를 통해 이 노래의 제목이 왜 '삼각형'인지 알 수 있다. 이 가사에서도 마찬가지로 계속 찔린다는 말을 하고 있다. 내 친구가 좋아하는 사람을 내가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먼저 좋아하던 사람인데 친구가 그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된 이후로 계속 찔린다는 주인공의 말이 난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뒤의 가사에서 그 이유가 나온다.


 

비밀인데 내 마음 여기까진 것 같아

소중했던 너와의 추억까지 

슬퍼지지 않게 내가 다 잊을게

아프지만 내 마음 난 네가 더 소중해

 

 

주인공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보다, 자신의 감정보다 자신의 친구가, 자신의 친구와 쌓은 추억이 더 소중했던 사람이다.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친구가 나와 같은 사람을 좋아하니까, 계속 찔렸던 것이다. 계속 미안했던 것이다. 결국 주인공은 친구에게 자신의 진심을 알리지 않고 혼자, 마음속으로 자신의 짝사랑을 끝마친다. 언젠가는 웃으며 넘길 수 있도록.

 

'비밀인데 ~ 내가 다 잊을게' 까지의 파트를 부르는 멤버가 '케이'라는 멤버인데 그 멤버의 물방울 같이 맑은 목소리가, 슬픈 감정을 담아 더 아련해지는 느낌을 준다.

 

*

 

나는 이 노래가 가장 마음 아프게 짝사랑을 끝내는 주인공의 마음을 나타내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가사가 하나의 기승전결을 담고 있다. "내가 먼저 좋아했던 사람이 있는데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친구가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된다는 걸 알게된 후로 마음이 계속 찔려. 난 내 감정보다 너가 더 소중하니까 내가 이 마음 한 번 접어볼게. " 라는 내용인데,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내 친구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의 주인공은 얼마나 절망했을지 머릿속에 그려진다. 그리고 친구가 계속 그 사람 얘길 할 때, 내가 그 사람 좋아한다고 말해야 하는데 라는 생각과 함께, 친구를 속이고 있다는 생각에 죄책감이 어마어마했을 것이다.

 

결국 자신의 사랑을 포기하는 그 마음을 담은 가사는 멤버들의 맑고 아련한 목소리와 함께 어우러져 더 애절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가사와 상반되는 밝은 멜로디는 더더욱 주인공을 애절하게 만든다. 애써 웃으면서 마음을 포기하는 사람의 슬픔을 극대화한다.

 

나는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주인공의 마음에 이입을 하게 되면서, 머릿속으로 하나의 상황을 그려낸다. 나한테 웃으면서 행복한 모습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 이야기를 하는 내 친구. 겉으로는 웃으면서 친구와 대화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그 누구보다 죄책감을 느끼고 있는 나. 결국 길었던 내 짝사랑을 울면서 끝내는 모습까지 하나의 드라마처럼 머릿속에 그려진다. 그래서 들을 때마다 더 아련해졌던 것 같다.

 

상대방이 날 싫어해서 짝사랑을 끝내는 것이 아닌, 내 친구가 소중해서 짝사랑을 끝내는 주인공의 마음이 그 무엇보다도 잘 느껴지는 이 안타까운 노래를 더 많은 사람들이 들어보고, 나처럼 하나의 드라마를 그려보면 좋을 것 같다.

 

 

 

 

[여민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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