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예술하라

<영화 허니와 클로버> 속 하구의 세상
글 입력 2021.02.20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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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림 그리는 게 좋았다. 삐뚫게 그린 선들, 다채로운 색연필, 상상하는 것이 눈으로 보여지는 시간..

 

하지만 미술을 "배우고"나서 미술에도 규칙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문제집을 풀 듯, 그렇게 정답을 찾으려 그림을 그리는 것은 내게 무척 어려웠다. 하지만 적응의 동물인 인간으로서 나는 어느새 규칙을 엄격히 지키며  사람들이 원하는 그림을 그리는데 능숙해졌고, 과거의 나는 과거의 스케치북에 남겨졌다.

 

그림이 좋은가? 나는 행복한가? 라는 회의감이 들 때즈음 미대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허니와 클로버>라는 영화 속 천재소녀 하구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하구는 어른들이 잃어버린,  아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시각을 소중히 간직해서 즐겁게 표현해낸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고 도저히 그림의 규칙을 찾을 수 없는 하구의 그림은 내게 어린 시절 나의 그림들이 담긴 스케치북을 떠올리게 했다.

 

나만의 팔레트, 나만의 그림, 나만의 세상이 있던 곳. 나는 하구를 보고 그 세상으로 다시 떠나고 싶었다. 자신의 세상을 한 쪽팔에 들고 바람 따라 들판을 거니는 하구의 모습은 더없이 아름다워 보였고, 잊고 싶지 않아 기록한다.

 

이것이 자유로워지는 나와, 누군가의 첫 걸음이기를.

 

 

[정은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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