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즐거움에도 종류가 있다 : 윤스테이가 담아내는 소소한 즐거움 [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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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스테이>는 나영석 PD가 새롭게 연출한 예능 프로그램으로 현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나 또한 <윤식당>, <삼시세끼> 등을 챙겨본 애청자로서 이번에도 ‘역시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윤스테이>에는 부정적인 시선도 분명히 존재한다. 바로, 나영석 PD는 자가복제를 한다는 것. 비슷한 분위기와 비슷한 구성, 연출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 ‘뻔하다’는 지적도 가끔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의 시선을 반박하고자 이 글을 쓰게 된 것은 아니지만, 그들과는 또 다른 나의 시선도 공유해보고자 한다.
나는 먼저 자가복제라는 단어를 정정하고 싶다. 자가복제가 아닌 나영석 PD만의 고유한 색깔이라는 표현으로.
그가 연출한 <삼시세끼>, <윤식당>, <윤스테이>는 모두 반복되는 일상 속의 소소한 새로움과 즐거움을 담고 있다. 시골에서 세 번의 끼니를 반복적으로 해 먹는 상황과 숙박을 진행하며 손님의 방을 치우고 밥을 짓는 상황들은 어떻게 보면 지루하고 단순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그 속에서 포착할 수 있는 행복을 놓치지 않는다. 실수로 메뉴가 누락되어 손님이 받지 못한 돌발 상황 속에서 서로가 배려하고 재치있게 대처하는 모습을 그만의 방식으로 풀어낸다.
그리고, 그 방식은 지나치게 과장되거나 연출진의 개입이 들어가지 않아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불편하지 않다. 바로 이러한 점이 나영석 PD가 가진 힘이라고 생각한다.
과장된 예능도 아니지만 지나치게 다큐스러운 예능도 아닌 그 지점에 그의 예능이 존재하는 것 같다.
다음으로, 나는 윤여정의 센스가 윤스테이의 관전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특히 윤여정의 센스 넘치는 영어는 시청자의 귀를 사로잡는다. 투박한 발음과 간단한 표현을 사용하지만, 윤여정만의 색깔을 띠는 말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뿐만 아니라 이서진, 정유미, 박서준, 최우식과의 케미 또한 발견할 수 있다. 그들이 서로 만들어가는 우정은 담백하고 사람 냄새가 난다. 그 따뜻함은 윤스테이에서 머무르는 모든 이에게 녹아있다. 그래서 가끔 퍽퍽하게 느껴지는 이 세상에서 그런 사소한 따스함이 꽤 오랫동안 잊히지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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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예능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장르다. 나영석 PD의 예능은 아마도 소소하고 평범한 행복을 가져다주는 장르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정세영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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