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아날로그를 기리며 – 라스트 북스토어

글 입력 2021.02.13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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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사라져가는 종이책을 기리는 <라스트 북스토어 展>. 아날로그를 기억하고 표현하는 방식이 독특하고 아름다웠다.

 

요즈음의 책은 무엇일까? 책은 점점 전자책으로 바뀌며 종이가 아닌 모바일이나 PC 등으로 다양한 매체를 통해 ‘텍스트’로 인식된다. 서점에서 종이책을 뒤적이며 보러 가는 사람들은 적어진다.

 

<라스트 북스토어 展>는 이전 세대가 물린 다양한 지식과 지혜가 담긴 책을 손으로 직접 장을 넘기며 읽는다는 행위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되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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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책의 의미


 

 

1.

책이란 상상력의 아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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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magic tree house라는 영어책 속 magic tree house라는 공간을 무척 갖고 싶었다. magic tree house는 나무 위의 작은 집에서 새로운 곳으로 모험을 떠나는 내용을 지닌 책이다. 새로운 공간으로 펼쳐지는 작은 아지트가 멋있었고, 그런 공간에 꼭 가보고 싶었다.

 

위처럼 책으로 동굴을 만든 작품을 만든 것도 그런 감성을 담은 것이 아닐까? 어릴 적, 책을 읽을 때면 현실을 흐려지고 책 속으로 빠져들어 갈 때가 있다. 그리고 그 순간, 모든 것은 고요해지고 나와 책밖에 남아있지 않다. 책 동굴도 책과 소통하면서 독자가 자신만의 상상력에 빠져들어 가는 모습을 표현하는 듯했다.

 

특히 근간에 백과사전처럼 두꺼운 책으로 이루어지다가 위로 갈수록 어린이 책을 쌓은 작품의 모습은 결국 독자들 모두 어린이 감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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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현실을 접하면서 세상에 대한 불만감도 쌓여간다. 그러나 그 안에는 파랑새와 같은 이상을 품고 있다. 해당 작품은 현실의 불만 속 독자가 가지고 있는, 어쩌면 실현 불가능한 이상을 보여준다.

 

겉으로 보기에 이루어질 수 없는 것에 절망하지만 그럼에도 그 안에서는 놓지 않으려는 이상이 파랑새로 보여준다.

 


2.

책이란 문학가를 사모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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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을 기리면서 그들을 사모하는 감성도 재밌었다. 여러 문학 거장들의 사진 옆에 불빛을 넣어 아름답게 반짝반짝 빛났다.

 

누군가에게 문학가의 문장이 힘이 되고 잊을 수 없는 말이 된다. 혹은 마음속에서 품게 될 이야기를 선사한다. 그런 문학가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주어서 감사하다면서 빛을 밝게 비추는 것 같았다.

 

여러 문학가의 사진을 보면서 나는 어떤 문학가에게 감동을 하였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해당 작품 속 문학가들의 책을 모두 읽은 적은 없다. 그러나 반가운 얼굴들이 보이면서 각각 위로를 받거나 감명받았던 책이나 문장이 떠올랐다.

 

어쩌면 작가도 한 사람에게서만 감동을 한 것은 아니었기에 여러 명을 기린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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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공간은 빛으로 문학가의 사모를 표현했다면 어떤 작품은 표지 재창작을 통해 보여주었다. 각 작가의 대표되는 말과 상징되는 그림을 통해 공간을 만든 작가의 거장에 대한 생각하는 포인트를 알 수 있었다.

 

해당 문구가 그 작가의 가장 유명한 말이 아니어도 좋다. 그래도 적은 문구가 해당 독자에게 큰 울림이 있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해당 작품은 이야기 전체를 담는다기보다, 특정 구절과 상징으로 표현하여 자신만의 ‘팬아트’를 보여준다.

 



사라지는 서점, 새로운 책 공간


 

아날로그를 기린다고 전시마저 그런 것은 아니다.

 

현재의 서점은 비단 책을 사고파는 곳이 아니다. 그것을 넘어 먹고 마실 수 있는 서비스와 문화 관련 프로그램으로 여가 생활을 하는 곳으로 변화되었다.

 

<라스트 북스토어>는 아날로그를 기리는 동시에 새로운 공간에 대해 제시한다. 더는 종이책으로 사람들이 읽지 않지만, 책을 이용해서 예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시장이미지1.jpg

 

 

전시가 아닌 공간으로서 새로운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에 <라스트 북스토어展>은 아쉬운 점이 있기도 했다.

 

만약 관객의 참여를 더 이끌거나 오감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면 어땠을까? 문득, 8년 전, 대림미술관에서 진행했던 북아트 전시가 떠올랐다. 그 중 책을 늘어트려 전시하면서 책만의 향기를 담은 향수를 뿌려 전시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 향을 떠올리면서 해당 전시가 떠올랐다. 이처럼 <라스트 북 스토어展> 공간 디자인에서 멈추지 않고 관객과의 소통을 더 이끌었으면 더 즐거웠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라스트 북스토어展>는 ‘전시회’라고 말하기 힘들다. 오히여 새로운 서점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책을 이용한 플래그십 스토어라고 보는 것이 더 맞을 듯하다.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책 공간이었기에 인증형 전시에 가까웠으며 그런 면에서 북 플래그십 스토어의 또다른 방향성을 보여주었다.

 

<라스트 북스토어>를 흔히 아는 전시회로 상상하고 간다면 실망할 수 있다. 그러나 책에 대한 다양한 표현과 문화 자체를 즐기고 싶다면 갈 수 있는 ‘전시회’다.

 

 

*
 
라스트 북스토어
- The Last Bookstore -


일자 : 2021.01.05 ~ 2021.06.06

시간
10:00 ~ 19:00
(입장마감 18:00)

*
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
K현대미술관

티켓가격
성인 15,000원
청소년 12,000원
어린이 10,000원
 
주최/주관
K현대미술관
 
관람연령
36개월 이상 관람 가능

 

 

 


[연승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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