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철학적 사유를 통한 생각 근육 기르기 - 이언의 철학 여행 [도서]

쉽게 읽는 철학 입문서
글 입력 2021.01.07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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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된 이후로 “언젠가 철학을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물론 필자는 철학자의 이론이나 논리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며, 지식적으로는 거의 문외한에 가깝다. 학창 시절 때 학교에서 교양 수업으로 철학을 접하고, 대중적으로 쓰인 입문서 몇 권을 읽어본 것이 전부다. 누구에게 철학을 좋아한다고 말을 꺼내기도 무안한 그런 사람이다.


하지만 비록 자격은 불충분할지 몰라도, 마음만큼은 철학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다. 철학이야말로 인생을 살아가며 올바른 선택과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어준다는 점에서 진정한 학문이라 믿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뚜렷한 주관과 소신을 바탕으로 특정 분야에서 무언가를 이뤄낸 사람에게 ‘자신만의 철학’이 있다고 말한다. 혼란투성이인 세상에서 주변에 휩쓸리지 않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나가기 위해 철학은 모든 사람에게 꼭 필요한 학문이다.


그렇다면 철학에 마음을 열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필자는 ‘호기심’이라고 생각한다. 주어진 틀에서 벗어나 내가 아는 지식이 참이 아닐 수 있음을 의심하며 계속해서 그것이 왜 그런지, 그리고 어떻게 가능한지 질문을 던지려면 어린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언의 철학 여행>에서 열네 살 소년 이언은 매일 밤 꿈에서 만나는 노인, 그리고 부모님과 끊임없이 묻고 답하며 철학적 논쟁을 이어간다. 논쟁의 주제는 장별로 다른데, 지식, 자아, 이성, 정신, 과학, 참과 거짓, 신, 악, 동양 사상 등 총 12가지다.


재밌는 부분은 이언은 노인보다 나이가 한참 어림에도 그의 말을 마냥 수동적으로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노인의 주장에 논리적인 오류가 없어 보여도 이해가 되지 않으면 이언은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다시 질문한다.


예컨대 9장에서 "인간의 결정은 통제력 밖에 있는 유전자와 환경에 의존하므로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노인의 주장에 대해 이언은 우리가 원하는 환경을 직접 선택할 수 있으므로 통제할 수 있는 것 아니냐 반문한다. 그러자 노인은 프로이트의 자아 개념을 끌고 와 개인의 행동 양식 역시 무의식에 의해 이미 결정된 것임을 이야기해준다. 또 이언의 부모는 양쪽의 의견을 절충하며 인간의 육체와 환경 같은 것은 이미 만들어져 있지만, 그 밖의 나머지는 선택할 수 있다는 ‘온건한 결정론’을 제시한다.


책은 소설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내용적으로는 철학 교양서에 가깝다. 꼬리에 꼬리를 물으며 두 사람이 격의 없이 토론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은 꽤나 험난하다. 그러다 보니 철학적 사유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라면 그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 단단한 마음의 준비가 필요할지 모른다. 그렇지만 이언의 시점에서 그의 사고 과정을 차근차근 짚어가다 보면 어느새 그의 다음 질문을 자연스레 예측할 수 있게 된다. 책을 덮었을 때쯤에는 철학에 한층 더 흥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필자처럼 철학과 좀 더 가까워지고 싶다면, 혹은 평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관념들에 질문하면서 생각의 근육을 기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언의 철학 여행에 동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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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의 철학 여행

- 세상의 모든 사유를 경험하다 -

 

 

지은이

잭 보언

 

옮긴이 : 하정임

 

출판사 : 도서출판 다른

 

분야

교양철학

 

규격

147*215mm

양장

 

쪽 수 : 576쪽

 

발행일

2020년 10월 30일

 

정가 : 28,000원

 

ISBN

979-11-5633-304-3 (0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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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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