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당신을 위한 꿈을 판매합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도서]

원하는 꿈이 매진되기 전에 서두르세요!
글 입력 2020.12.2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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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꿈꾸는 것을 좋아한다. 밤에 잠들면 꾸게 되는 바로 그 '꿈' 말이다. 꿈을 꾸지 않은 날은 아쉽기까지 하다. 내가 꿈꾸는 것을 이토록 좋아하는 이유는, 현실에서는 만날 수 없는 기묘하고 환상적인 일들이 마치 진짜인 것처럼 생생하게 내 앞에 펼쳐지고 나는 마치 동화나 영화 속 주인공인 된 듯 새로운 세계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경험'이라고 해도 되는지 잘 모르겠다. 꿈은 무의식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하니, 사실상 최대한 생생하게 '상상'할 수 있다고 설명하는 것이 맞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때로는 내 머릿속에서 튀어나왔다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엉뚱한 세계가 출현하기도 한다.

 

정말 이상하게도 나는 그 안에서 쭉 살아왔던 것 처럼 어떤 일에도 놀라지 않는다. 하늘을 날거나 땅으로 떨어지는 그 순간만큼은 꿈이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심장 찌릿하게 생생하지 않나. 그래서 나에게 꿈은 상상이 아니라 다른 세계로의 여행인 것만 같다.

 

누구나 한번쯤은 이 신비한 '꿈'의 세계에 대해 흥미를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특히 나처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도 된 냥 그 세계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그렇다면 이건 어떤가? 내가 꾸고 싶은 꿈을 골라 꿀 수 있도록 꿈을 판매하는 '꿈 백화점'이 있다면 말이다. 여러분은 어떤 꿈을 구매하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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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구트 꿈 백화점에서는 모두가 원하는 온갖 종류의 꿈을 판매하고 있다. 이야기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신입사원, 페니의 시점으로 시작된다. 5층인 꿈 백화점에는 층마다 한 명의 매니저가 총괄하고 있는데, 각 층마다 비치된 꿈의 종류가 달라 방문하는 손님들 역시 다양하다. 예를 들면 4층에는 낮잠용 꿈을 판매하기 때문에 잠을 많이 자는 동물이나 아기 손님이 많이 찾는 식이다. 꿈을 구매하면 값은 후불로, 꿈을 꾸고 난 다음 느끼는 감정을 통해 지불된다. '설렘', '아늑함'과 같은 감정 말이다.

 

이야기 초반에는 <시간의 신과 세 제자 이야기>를 통해 꿈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사람들은 왜 꿈을 꿀까?'에 대한 질문에 과거를 잊은 미래와 미래가 없는 과거는 어리석으며 꿈을 꾸는 순간을 통해 더 나은 현실을 가꾸어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현재'의 시간과 '잠 드는' 시간을 가지게 된 현명한 세 번째 제자의 후손으로 알려진 달러구트 사장은 사람들이 꿈이 주는 환락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꿈을 통해 현실 속 가치를 알아볼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신념을 가지고 백화점을 운영한다.

 

꿈 백화점에 꿈을 납품하는 꿈 제작자들이 여럿 등장하는데 이들이 저마다의 개성을 담아 공들여 만든 꿈들이 차례로 소개된다. 끔찍하게 느껴지는 '군대 다시 가는 꿈', '수험생활로 돌아가는 꿈'이 단순히 악몽이 아니라, 트라우마를 이겨내기 위한 하나의 장치가 된다는 해석도 신박하고 재밌다.

 

인상 깊었던 장면 중의 하나는 연말 꿈 시상식이 이뤄지는 부분이었다. 가장 오래된 베스트셀러 부문의 우승자인 니콜라스(우리가 잘 아는 산타클로스의 이름이다.)의 꿈을 제치고 우승한 꿈 제작자가 나타났다. 모두가 들뜬 연말에 가장 많이 꿈을 꾸게 되는 것은 누구일까? 연말의 화려하고 행복하기만 한 분위기 속에 공존하는 허무함과 쓸쓸함을 나누는 존재. 답은 책 속에 있으니 말하지 않겠지만, 이 기회로 우리 주변을 한 번 둘러볼 수 있었다는 점 역시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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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꾸는 꿈은 대개 우리의 의지로 선택할 수는 없지만, 이 책을 읽은 후에는 어쩌면 그 모든 꿈들이 누군가 나의 더 행복한 현실을 위해 추천한 '베스트셀러 꿈' 혹은 '아주 오래 아껴 두었던 꿈'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문득 신이 난다. 꿈꾸지 않은 날 역시, 달러구트가 전한 '숙면 사탕'으로 깊은 잠에 들었구나 싶어 진다.

 

늘 같은 일상에 이 같은 재밌고 따뜻한 상상을 덧입혀 더 유쾌한 하루를 보낼 수 있게 된다는 건 그렇게 흔한 일이 아니다. 이 책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면 권하고 싶다. 밤에 눈을 감는 순간부터 아침에 눈 뜨는 순간까지, 다만 금세 잊혀 불필요하게만 느껴졌던 '잠드는 시간'이 조금 더 설레고 기분 좋게 느껴지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오늘 하루를 조금 더 힘차게 살아갈 힘을 얻게 될지도 모른다. 당신에게 꿈을 판매한 달러구트와 페니, 그리고 꿈 백화점의 많은 직원들이 당신의 눈 뜬 일상에 '설렘'이 가득하길 소원하고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말이다.

 

우리는 지금껏 어떤 감정의 꿈 값을 얼마나 지불해 왔을까? 또 오늘 밤에는 어떤 꿈을 꾸게 될까? 유명하고, 인기 있는 꿈이라면 금방 매진될 수 있으니 서둘러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 달려가는 게 좋겠다.

 

 

[고민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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