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Music is LETO, Love is LETO, Youth is LETO [영화]

1981, 레닌그라드, 그들의 끝나지 않을 여름으로 같이 떠나볼까요?
글 입력 2020.10.22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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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O, 2019

감독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출연 유태오, 로만 빌릭, 이리나 스타르셴바움


 

<레토>는 제71회 칸 영화제 공식 경쟁 부문 초청작이자,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화제작으로 선정된 음악 영화이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MUSIC ★ LOVE ★ YOUTH

우리가 사랑한 모든 것


1981, 레닌그라드. 자신만의 음악을 하고 싶은 자유로운 뮤지션 '빅토르 최', 금기의 록 음악을 열망하는 열정적인 록스타 '마이크', 그의 매력적인 뮤즈 '나타샤', 음악이 있어 빛나고, 사랑이 있어 아름답고, 젊음이 있어 찬란한 그들의 끝나지 않을 여름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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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토>는 영화보다 OST를 먼저 접했던 영화이다. 미하일 나우멘코 및 빅토르 초이로 대표되는 1980년대 레닌그라드 언더그라운드 록 씬을 다룬 영화이다 보니 OST 앨범에 담긴 대부분의 곡이 러시아어였다. 가사를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타령 같기도, 돌림노래 같기도 한 독특한 느낌에 빠져 영화까지 보게 되었다. 그렇게 <레토>는 나의 최애 영화가 되었다.

 

* 미하일 나우멘코: 1970년 중후반부터 1991년까지 활동한 소련의 록 음악가, 1981년 록밴드 '주파르크(Зоопарк)'의 보컬, 리드 기타 및 작곡가로 활동함.

* 빅토르 초이: 러시아 대중음악에 한 획을 그은 인물, 밴드 키노(Кино)의 보컬, 리드 기타 및 작곡가로 활동함.

 

잠시 여담을 꺼내보자면 본 영화의 주인공인 '빅토르 최'는 한국 배우인 유태오가 맡았다. 맞다. 머니게임의 섹시 빌런 유진 한이자, 보건교사 안은영의 너드미 가득한 영어 교사 매켄지. 그는 2000:1의 경쟁률을 뚫고 '빅토르 최'역에 발탁되어 칸까지 진출했을 뿐만 아니라 남우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하였다.

 

한 가지 얘기를 더 해보자면 <레토>의 감독 키릴 세레브렌니코프가 촬영 도중 푸틴 정부에 의해 공금 횡령 혐의로 가택 연금을 당했던 터라 촬영을 진행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실제 그가 공금 횡령을 한 것이 아닌 저항의 상징인 '빅토르 최' 영화를 만드는 것을 방해하기 위한 것이라는 소문이 있다.

 

실제 <레토> 촬영 기간 동안 감독 뿐만 아니라 배우들한테까지 상당한 파파라치가 붙어 서로 지켜주며 여러모로 촬영을 힘겹게 이어나갔다고 한다. 참고로 키릴 세레브렌니코프는 '푸틴이 가장 싫어하는 감독'이라고 불릴 만큼 정부 비판적인 작품을 꾸준히 만든 감독이다. 이에 레토 출연진들은 칸의 레드카펫에서 그의 얼굴을 새긴 핀 버튼, 이름이 적힌 보드를 들고 그를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

 

다시 본문으로 돌아가보자. 영화의 제목인 'LETO'는 러시아어로 '여름'이라는 뜻이다. 이 영화는 키노가 결성되기 전 빅토르 초이와 그의 멘토 마이크의 실화를 담은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전기 영화로써 그들의 업적을 보여주기 위한 것보다는 청춘들의 열정과 사랑에 더욱 초점을 맞춰 전개된다.

 

적국(미국)의 음악이라는 이유만으로 로큰롤을 금기시했던 당시 레닌그라드의 상황을 보여주듯 영화는 내내 흑백으로 전개된다. 그러나 억압을 탈피하고 자유로운 청춘들을 보여주는 상상 속의 장면에서는 흑백을 벗어나 강렬한 색채와 장난스러운 영상미로 분출되지 못한 그들의 욕망을 표현한다. 사실 이 영화를 두고 '재밌는' 영화라고 표현하기에는 힘들다. 오히려 낭만적, 몽롱함, 나른함, 잔잔함과 같은 단어들이 더욱 어울리는 작품이다.

 

금기시된 음악과 사랑을 했던 빅토르를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점은 '뭐가 됐든 일단 나를 믿고 나아가자'는 것이다. 꼭 누군가에게 인정받지 않아도, 돈을 벌지 못해도 괜찮다. 우리는 아직 청춘이니까. 레닌그라드의 가장 뜨거웠던 여름으로 떠나고 싶다면 꼭 잠자기 직전 맥주 한 캔과 함께 레토를 감상하길 바란다. 마치 내가 영화 속의 청춘들과 함께하는 듯 나른함이 배가 되어 영화에 더욱 빠질 수 있을 것이다.

 

 

[유소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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