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내 인생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에 관하여 - 뮤지컬 시리즈 ③ [영화]

뮤덕의 뮤지컬 시리즈, 마지막 이야기
글 입력 2020.10.2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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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브로드웨이의 황금기, 그 찬란했던 시절을 되돌아보다 - 뮤지컬 시리즈 ① [공연예술] / [Opinion] 웨스트엔드 뮤지컬 BIG 4 집중 탐구 - 뮤지컬 시리즈 ② [공연예술]와 이어지는 글입니다.


* 이수신, 조용신 「뮤지컬 이야기」를 참고하여 적은 글이다.

 

 

 

뮤지컬 영화란?


 

본론으로 들어가기 앞서, 뮤지컬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보려 한다. 내가 소개할 <라라랜드>가 할리우드 영화란 점에 주목하길 바란다.

 

*할리우드 기준으로 적은 내용입니다.


뮤지컬 영화란 노래와 춤을 중심으로 구성된 영화를 뜻한다. 최초의 뮤지컬 영화는 워너 브라더스의 <재즈 싱어> (1927)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최초의 유성영화(talkie)로써 영상에 음향을 도입해 영화산업에 혁신적인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유성영화(talkie) : 영상과 동시에 음성 대사, 음악 등의 사운드가 함께 나오는 영화. 이를 시작으로 워너 브라더스뿐만 아니라 MGM, 월트 디즈니, 20세기 폭스 같은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가 <오즈의 마법사> (1939), <오클라호마!> (1955), <사운드 오브 뮤직> (1965), <인어공주> (1989) 등 대표적인 뮤지컬 영화를 여럿 생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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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싱어> (1927)

 

 

뮤지컬 영화는 시기에 따라 변하는 관객의 눈에 맞춰 함께 변화했다. 먼저 1920~1940년대 대공황, 전쟁 등 힘든 상황을 겪은 사람들은 믿기지 않는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해 영화관을 찾았다. 영화는 과거의 행복했던 시대를 연상하는 달콤한 해피엔딩으로 그들을 위로했다. 전쟁이 종식된 후, 드라마나 로케이션 영화에 익숙해진 관객들은 뮤지컬 영화에 무대의 자취가 남지 않길 원했다. 따라서 화려한 영상과 완벽한 음향에 더해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로케이션 촬영을 시도했다.

 

1950년대 영화계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고 이로 인해 뮤지컬 영화가 일반 영화의 범주 안으로 자리 잡았다. 이때부터 전보다 일상적인 소재나 주제를 다뤘고 현실성 있는 대사와 안무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이후로 다른 문화산업에 밀려 쭉 암흑기를 겪다가 2000년대 <시카고> (2002)를 통해 다시 복귀하게 되었다. 이윽고 <물랑루즈> (2001), <드림걸즈> (2007), <맘마미아!> (2008) 등의 작품이 연속해서 흥행을 거두며 현재 새로운 방식으로 관객과 소통하는 영화가 탄생하게 되었다.

 

 

 

뮤지컬 사랑의 정점을 찍은 작품, <라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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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한 사랑, 순수한 희망, 격렬한 열정… 이곳에서 모든 감정이 폭발한다!"

 

 

두 편에 걸쳐 세계 뮤지컬의 양대산맥인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의 다양한 뮤지컬을 소개했다면, 이제 나의 인생 뮤지컬 영화를 소개할 차례다. 이는 바로 <라라랜드> (2016)로 뛰어난 영상미, 아름다운 연출과 색감, 다채로운 OST를 자랑하는 작품이다. 뮤지컬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할 <라라랜드>는 나를 뮤지컬의 세계로 더욱 깊이 빠지게 한 작품이다. 따라서 나의 뮤지컬 사랑에 있어 이를 빼놓고 소개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지금부터 <라라랜드>에서 주목해야 할 장면 몇 가지를 뽑아 소개한 후, 내가 인생 영화로 꼽는 이유를 설명해보겠다.

 

 

 

당신이 주목해야 할 장면 TOP 4


 

1. 오프닝

 

<라라랜드>는 환상적인 오프닝으로 유명한 영화이다. 인터스테이트 105/110에서 펼쳐지는 단 원테이크로 촬영된 씬. 이는 실제 LA의 고속도로를 막고 촬영했으며 100명의 댄서가 3개월간 연습한 끝에 오직 한 번의 촬영으로 완성되었다고 한다. 그 덕분인지 미국 영화전문지 버라이어티 선정 올해의 명장면 톱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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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막힌 도로, 차 안에 갇혀있던 배우들은 “Another day of sun”이 시작되는 순간 밖으로 나와 함께 춤추고 노래한다. 5분이란 시간 동안 함께했던 그들은 노래가 끝나자마자 다시 차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서는 무슨 일 있었느냐는 듯 클락션을 울린다. 이는 시작부터 관객들의 집중도를 확 높이는 극적 효과를 가져온다. 그들이 노랑, 빨강, 파랑, 초록 등의 화려한 색감의 옷을 입고 차위에 올라가 군무를 선보일 때, 탄성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다. 오로지 차와 도로란 공간을 이용해서 이렇게 놀라운 공연을 펼칠 수 있음에 감탄할 뿐이다. 무엇보다 영화에 참여한 모든 사람의 노력이 깃든 장면이라 더욱 뜻깊다.

 

 

2. 탭댄스

 

다음으로는 영화의 명장면으로도 꼽히는 그리피스 공원 마운틴 할리우드 드라이브의 캐시스 코너에서 펼치는 탭댄스 씬이다. 미아와 세바스찬은 벤치와 도로를 이용해 근사한 탭댄스를 선보인다. 그들의 댄스는 포스터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여기서 세바스찬이 말하듯 ‘연인을 위한 아름다운 경관’이 펼쳐진다. 도시의 반짝거리는 불빛과 보랏빛과 주황빛이 섞인 노을은 낭만적인 분위기를 형성한다. 제작진들은 이 장면을 위해 황혼이 드러나는 시간에 맞춰 촬영함으로써 며칠을 할애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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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lovely night”이라는 제목의 로맨틱한 노래가 흘러나오지만, 이에 쓰인 가사는 그렇지 않다. 둘은 서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귀엽게 투닥거린다. 우연히 반복되는 만남에 언짢아하던 세바스찬도 이를 계기로 미아에게 호감이 생긴다. 미아의 남자친구로부터 울린 전화로 인해 노래가 끝나는데, 이때 세바스찬의 얼굴에 아쉬움이 가득한 걸 발견할 수 있다. 신나는 음악, 리듬감 있는 안무, 아름다운 풍경이 모여 나름 로맨틱한 장면이 탄생했다. 이 장면을 본 사람이라면 ‘가사’에 집중해서 다시 보길 추천한다.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3. 그리피스 천문대 데이트

 

그리피스 천문대 데이트 씬을 언급하지 않고 넘어갈 수가 없다. 이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천문대에서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별들과 은하수, 미아와 세바스찬이 이를 감상하며 서서히 거리를 좁히는 것만 봐도 이곳이 데이트 명소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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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새의 등장과 함께 세바스찬과 미아는 공중으로 떠오른다. 그리고 이때 “Planetarium”이 흘러나온다. 그들은 보랏빛과 파란빛으로 가득한 환상적인 공간에 들어선다. 이곳은 바람이 불고 연기가 휘날리는 등 비현실적인 상황이 펼쳐진다. 따라서 이를 꿈의 세계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라라랜드라고 볼 수 있겠다. 둘은 이러한 판타지 세계에 함께함으로써 신체적, 심리적 거리가 훨씬 가까워진다.

   

다시 화면이 하얗게 밝아진 후, 현실로 돌아온 둘이 입맞춤하는 것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몽환적인 음악과 연출, 이를 뒷받침하는 둘의 춤이 한데 어우러져 아름다운 장면을 만들어냈다. 이를 통해 잠시나마 라라랜드의 세계로 들어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라라랜드>하면 이 장면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4. 미아의 오디션

 

모든 OST가 좋았지만, 나는 그중 “The fools who dream”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이는 미아의 오디션 장면에 쓰이는 곡으로 꿈꾸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녀의 이야기가 시작되면 그녀를 제외한 주위의 모든 조명을 끈다. 이로써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는 그녀의 절절한 연기에 깊이 집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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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역을 맡은 엠마 스톤은 실제로 배우가 되기 위해 15살에 학교를 그만두고 LA로 왔다고 한다. 그러한 자신의 경험을 연기 안에 녹여낸 듯 더욱 감정 실린 연기를 선보였다. 무엇보다 오로지 배우의 노래, 그리고 가사에만 집중할 수 있어 좋았다. 그녀가 건네는 위로의 말이 나에게도 깊숙이 와 닿았다. 이 세상 모든 꿈 꾸는 이들을 향해 보낸 영화의 메시지를 이 곡 안에 담아낸 듯했다.

   

 

 

<라라랜드>를 인생 영화로 꼽는 이유


 

1. 지극히 현실적인 결말

 

<라라랜드>가 나의 인생 영화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지극히 현실적인 결말이다. 배우를 꿈꾸는 미아와 재즈 피아니스트를 꿈꾸는 세바스찬, 둘은 우연히 반복되는 만남으로 인해 사랑에 빠진다. 그렇게 동화처럼 아름다울 것만 같았던 그들의 사랑은 끝내 이뤄지지 않는다. 현실에 부딪혀 결별한 둘은 각자의 길을 걸음으로써 자신의 꿈을 이루게 된다.

   

할리우드의 영향을 깊게 받은 뮤지컬 영화는 대부분이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그러나 <라라랜드>의 경우는 결말을 지극히 현실적으로 풀어냄으로써 긴 여운을 남겼다. 그만큼 영화에 대한 기억이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해피엔딩을 지향하는 사람들은 이에 불만을 표하기도 했지만, 나는 이로 인해 뻔하지 않은 매력적인 스토리가 탄생했다고 본다.

   

2. 아름답고 의미 있는 장소들

 

다음으로 촬영지다. *<라라랜드>는 LA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 LALALAND는 LA의 별명이다. 영화 곳곳에 등장하는 LA의 장소들(워너브라더스 스튜디오, 스모크 하우스 레스토랑, 리알토 극장, 그리피스 공원 등)을 선정하는 데 있어 하나하나 신경 썼다는 게 티가 났다. 단순 배경이 아니라 스토리적으로도 의미 있는 공간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시간대를 고려하여 환상적인 노을과 하늘을 영상에 담아 넣은 그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뮤지컬 공연과 비교했을 때, 영화의 장점은 시공간의 제약이 없다는 거다. 그리고 이 영화는 그러한 점을 잘 이용했다. 여러 장소를 돌아다니며 펼쳐지는 이야기에 눈과 귀가 모두 즐거웠다. 이번에는 어떤 장소가 나올까? 여기선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는 설렘을 주기도 했다. 눈으로 장소를 따라가며 감상하니 훨씬 즐겁게 느껴졌다.

 

3. 낯선 재즈의 매력

 

마지막으로 음악이다. 뮤지컬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음악이 아닐 수 없다. <라라랜드>는 재즈를 기반으로 다루고 있다. 사실 여러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는 나에게도 재즈는 낯설었다. 그러나 여기서 등장한 재즈는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세바스찬이 재즈를 ‘즉흥적인 음악’이라 표현하듯 단지 좀 더 자유롭고 리드미컬했을 뿐이다.

 

두 인물의 내면을 담고 있는 음악은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이 영화를 훨씬 흥미롭게 만들어주었다. 그래서인지 음악을 듣다 보면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다. 물론 뮤지컬처럼 드라마틱한 전율을 느끼진 못했지만, 잔잔한 감동이 오래가는 걸 보면 이 역시 만족스러웠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꿈을 꾸는 그댈 위하여, 비록 바보같다 하여도. 상처입은 가슴을 위하여, 우리의 시행착오를 위하여... "

 

'The fools who dream' 중

  

 

꿈과 현실 그 어딘가에 있는 영화, <라라랜드>. 이는 나에게 참 많은 여운을 남겼다. 한동안 포스터를 종종 쳐다보며 영화를 다시 머금었던 것 같다. 나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관람을 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처음 본 영화의 느낌, 감정, 여운을 그대로 기억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 내가 몇 차례 관람한 특수한 경우가 바로 <라라랜드>다. 볼 때마다 매번 새롭기 때문이다. 어디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영화는 완전히 다르게 보인다. 따라서 어느 요소 하나 빠지지 않고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다. 이를 뒤이은 <위대한 쇼맨> (2017) 역시 성공했으니 조만간 또 다른 성공신화를 쓸 작품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뮤지컬 시리즈를 마치며


 

뮤지컬에 관한 이야기로만 꽉 채운 시리즈가 완성되어 뜻깊다. 꼭 한번 다뤄보고 싶었던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 그리고 나의 인생 영화 <라라랜드>까지! 내 최대 관심사에 관해 적으니 어찌나 설레었는지 모른다. 끝으로 다룬 이야기 역시 흥미로웠길 바란다.

 

“Show must go on!” 비록 내 글은 여기서 마무리되지만, 영원히 살아 숨 쉴 뮤지컬을 응원하며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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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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