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재난 속의 우리 '지금, 만화 6호' [도서]

글 입력 2020.09.14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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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이후로 한국에서 재난을 소재로 한 영화가 크게 흥행하기 시작했다. <연가시>, <타워>, <감기>, 그리고 첫 한국형 좀비 영화로 천만 관객을 돌파한 <부산행>까지.


솔직히 고백하자면, 방금 나열한 재난 영화 중 본 영화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관심이 없는 분야였다. 흔히 ‘재난’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로는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지진이나 태풍, 홍수 같은 자연재난으로서 비현실적으로 느껴졌고, 영화 특성상 어차피 살아남을 결말을 알기에 큰 흥미로 다가오지 않았다.


그나마 학창시절 장르 구분 없이 보던 웹툰으로 재난 콘텐츠의 결핍을 채울 수 있었다. 재난이라는 카테고리조차 별도로 구분되지 않고 스릴러로 통용되기 때문인지 영화와 비교할 때 재난 만화는 스펙타클보다는 개인에 집중한다. 영화는 정교한 CG의 활용으로 최대한 사건을 현실적으로 재현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오히려 대규모 재난보다 개인의 사고에 초점을 맞춘 만화가 더 현실성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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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인괴물 천국이 된 아파트에서 그들과 싸우는 주민들의 혈투를 다룬 웹툰 <스위트홈>를 보더라도 ‘식인괴물’이라는 위협적인 설정에 집중하면서도 실제 적은 외부가 아닌 인간 내면의 정신에 있다는 주제를 내내 상기시킨다. 주인공 현수가 왕따 트라우마와 같은 심리적 괴물과 싸우면서 발견한 자신의 정체성과 함께 성장한다.

 

이 모습은 일련 허구의 현상처럼 보이는 재난 문화가 아닌 사회현상을 충분히 반영하고 공감을 이끌어낸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실제 재난과 함께하기에



2020년이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우리는 코로나 19라는 실제 재난을 맞이하게 됐다.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단기적인 해프닝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으나 이제는 우리가 역사 속의 재난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영화에서 느꼈던 비현실적인 상황은 생활화된 마스크, 새롭게 설치된 유리 벽, 대화 소리 없는 식당으로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직접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를 주체로 하지는 않았지만, 웹툰은 이미 재난을 중심으로 뻗어 나오는 이슈들을 담고 있다.

 

 

“살아남는 것이 ‘정의’가 되어버린 시대에서 타자에 대한 혐오와 폭력은 좀비로 형상화되어 우리 앞을 유동한다. 하지만 우리는 없애야 할 것은 사람이 아니라 바이러스라는 것을 종종 망각한다.”

 

 

바이러스 초반, 특정 지역에서 급증한 감염자로 인한 지역감정과 이태원 성 소수자 이슈 등 확진자들은. 완연한 타자로 존재하고 마땅히 욕먹을 사람으로 분류된다.

 

특히 2차 대유행이 시작된 최근에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울리는 재난 경보 알림과 함께 예민해진 감각이 우연한 스침조차 경멸의 눈빛으로 이어진다. 잘못된 행동을 한 사람에게 비판을 넘어 비난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스위트홈>에서는 아파트가 좀비로 인해 고립되었지만, 주민들은 살아남기 위해 언택트가 아닌 콘택트를 선택한다. 물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언택트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긴 하지만, 안전한 방식으로 소통하고 위로하며 혐오가 아닌 공존으로 해결하는 데 의의를 둘 수 있지 않을까.

 

 


“바둥거릴 수밖에 없다면 실컷 발버둥칩시다”



모두 코로나 이전의 일상을 그리워한다. 자연히 맡을 수 있었던 바람, 풀, 자연의 냄새와 학교나 직장의 소소한 만남의 추억, 카페에서의 작업까지 모든 작고 큰 일상이 너무나도 그립다. 하지만 전문가와 미디어는 계속해서 돌아갈 수 없다고 외치고, 우리 또한 연장된 거리 두기에 맞춰 그 사실을 점차 인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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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산업에 발맞춰 웹툰 구독 또한 매우 늘어나고 있다. 또한, 인스타그램과 트위터의 사용 증가와 빠르게 유행으로 떠오르는 틱톡과 함께 전세계적으로 심리적 고립감을 벗어나기 위한 바둥거림이 보인다.


자영업자들의 문은 하루가 멀다 하고 닫히고, 모두 하루하루가 예상치 못한 변화를 맞이하며 살아간다. 자격증 시험과 채용 공고의 무한 연기, 사상 최악이라는 취업 시장 또한 버둥거림조차 의미가 없어 보이게 만든다.


그렇게 우리가 할 수 있는게 오직 발버둥치는 것밖에 없더라도 우리는 결코 포기하면 안된다. 포스트 코로나라는 새로운 상황을 받아들이면서 지금 이 시점에서 최대한 함께 바둥거려야 한다. 그렇게 이 시기를 버텨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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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화 6호
- 재난 + 만화 -


발행처 : 한국만화영상진흥원
 
편집인 : 《지금, 만화》 발간위원회

발간사 : 팬덤북스

분야 : 잡지

규격
170*240

쪽 수 : 192쪽

발행일
2020년 07월 31일

정가 : 3,000원

ISBN
977-26-35883-00-6

 



[박수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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