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건강한 몸과 마음의 관계 [스포츠]

글 입력 2020.09.02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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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지금으로부터 한 달 전인 8월. 이번 달부터 비밀의 숲 시즌 2가 방영된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넷플릭스에서 비밀의 숲 시즌1을 복습하기로 했다. 3년만에 새로운 시즌이 나오는 것이기에 머릿속의 시즌1 줄거리가 흐릿해졌기 때문이다.

 

1화를 재생하자 익숙한 배경 음악과 함께 드라마가 시작했다. 나는 금세 이야기에 푹 빠졌고 휙휙 바뀌는 장면들을 눈으로 좇았다. 1화에서는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황시목 검사(조승우)와 한여진 경위(배두나)가 함께 용의자를 뒤쫓는다. 도망치는 용의자를 잡기 위해서 둘은 좁은 골목을 정신없이 뛰다가 2층 건물에서 뛰어내려서 트럭 위로 착지하기도 한다.

 

문득, 저 장면을 찍을 때 얼마나 체력적으로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재빠른 몸짓의 황검사, 한경위와 달리 잠깐의 외출에도 피로함을 느끼는 나의 체력이 오버랩되면서 말이다.


체력 역시 코로나가 가져다 준 변화 중에 하나였다. 코로나 이전에는 지금보다 훨씬 많이 걸었던 것 같다. 학교는 대면수업을 진행했고 매일 학교를 오고가며 일정 거리를 걸어다녔다. 학교가 종강하면 국내든 해외든 여행을 떠나곤 했다. 낯선 곳에서는 주변이 궁금하기 마련이니 여행지에서는 항상 많이 걷게 되었다. 오늘은 내가 얼마나 걸었을까? 궁금한 마음으로 걸음수를 체크하는 것도 여행의 묘미이기도 하고, 이만보 정도 되는 숫자를 보고 난 뒤 뻐근하고 피로한 발바닥을 주무르면서 하루를 마무리하곤 했으니. 낯선 곳에서 나는 평소보다 훨씬 많이 걸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수업을 집에서 듣고 해외 여행은 향후 몇 년 간은 힘들 것이라는 뉴스를 듣는다.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눈에 띄게 길어지면서 움직임이 적어졌으며 체력 또한 약해진 것으로 보인다.

 

*

 

지친 마음으로 유튜브를 켠다. 자주 보는 건 동물들인데 어쩜 그렇게 사랑스러운지 모른다. 오늘의 알고리즘이 나를 데리고 간 곳은 문제행동을 보이는 강아지들이었다.

 

집안 곳곳에다가 오줌을 누며 마킹을 하고, 한 마리가 다른 강아지들을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상황이었다. 구세주처럼 등장한 강형욱 훈련사는 문제행동견들과 보호자들 그리고 집을 유심히 보다가 '이 집은 사람에게도 강아지에게도 좋지 않은 환경이에요'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반려견 훈련을 하기 앞서서 이들이 생활하는 환경에 근본적 원인이 있다는 것이었다. 자료화면을 보니 침대 밑과 매트리스, 켄넬, 가구 사이 사이에 강아지들의 소변, 대변과 털이 뭉쳐있었다.

 

강 훈련사의 설명을 듣고 나니 그 집 강아지들이 아무곳에 마킹하는 이유가 보였다. 원래 반려견들은 환경만 깨끗해도 바깥 산책이나 집 안의 배변패드에서 정상적인 배변활동을 하는데, 이 집의 강아지들은 사방에 대소변이 깔려있으니 이들이 집 안 전체를 화장실로 여기게 된 것이다.

 

깨끗하지 못한 환경 속에서 지내는 강아지들은 전염병 및 피부병, 습진에도 취약하며 사람 역시 호흡계가 안 좋아질 것이 분명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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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은 전문 청소 업체를 불러서 집 청소를 진행하는 것으로 일단락 되었다. 다음주가 되면 강형욱 훈련사의 솔루션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나 역시 청소에 그다지 일가견이 있지 않은 사람이라,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밀어두는 걸 좋아했다. 그래서인지 강훈련사가 말한 '비위생적인 환경이 곧 건강을 해쳐요'라는 말에 찔렸다. 영상이 끝난 뒤 옷장을 정리했다.

 

문을 열지 않으면 내부가 보이지 않아서 항상 정리를 미뤄왔던 게 신경쓰였고, 이런 환경이 내 몸과 마음을 망칠 것 같았다. 옷장 안에 이리저리 구겨져 있는 옷들을 몽땅 꺼낸 뒤, 하나하나 접어서 넣었다.

 

스파(spa) 브랜드 매장에서 볼 수있는 진열방식처럼, 티셔츠 각을 맞추어 정성스레 접었다. 옷장을 깔끔하게 만드는 김에 돌돌이를 꺼내 먼지들을 없애고, 바닥 먼지를 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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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소를 한 나는 요가 매트를 꺼내서 홈트레이닝도 했다. 건강한 환경만큼이나 중요한 게 바로 건강한 몸이기 때문이다. 나의 요즘 루틴은 허벅지 및 이두, 삼두 근력 키우기이고 마무리는 항상 하체 스트레칭이다. 덤벨을 들고, 유튜브를 보면서 한 시간 가량 땀을 뻘뻘 흘리고 나니 온 몸에 피가 통하는 게 느껴졌다.

 

샤워까지 다 마치고 나서 깨끗한 방에 누웠다. 코로나는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언젠가 끝이 난다면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고 싶은 여행지는 뉴욕. 포르투, 런던, 바르셀로나, 푸켓 등등 가고 싶은 곳이 너무나도 많다. 그 날이 왔을 때 망설임없이 훌쩍 떠날 수 있게 건강한 몸과 마음을 만들고 있어야지.

 

이렇게 생각하니 코로나가 마냥 견디기 힘들지만은 않다.

 

 

[최서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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