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의 환상 속에서 – 포레스텔라 '넬라 판타지아' 콘서트 [공연예술]

숲 위에 뜬 별에 빠지다
글 입력 2020.08.17 21:37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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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포레스텔라_넬라판타지아_최종_홈페이지용.jpg

  

 

*소제목은 모두 포레스텔라의 노래.

 

 

 

My Favorite Thing


  

 

포레스텔라(forestella) : 숲(forest) 위에 뜬 별(stella)이라는 뜻으로 숲처럼 편안하고 별처럼 빛나는 음악을 선보이는 것이 그들의 목표이다.

 

 

“그들은 클래식한 4중창에 기반하면서도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의 곡(뮤지컬, 성악, 오페라, 국악, 락 등)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재해석한다. 음악에 대한 열린 시각이 시너지를 내며 장르를 허물며 진정한 ‘크로스오버’를 선보인다. 특별히 한국적이고 동양적인 분위기를 담은 크로스오버 음악을 팀의 시그니처로 삼는다.”

 

 

현재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을 꼽으라면 단연 ‘포레스텔라’이다. 그 이유는 스펙트럼이 넓은 다양한 음악, 다채로운 목소리, 그리고 아름다운 화음에 빠졌기 때문이다.

 

우울하거나 힘들 때 이들의 노래를 들으면 왠지 모르게 위로받는 따뜻한 느낌이 든다. 기분 전환할 때 혹은 힐링 받고 싶을 때 이들의 노래를 듣게 되어선지 내 맘속에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으로 자리 잡았다.

 

 

 

You Are My Star


 

고등학교 전까지 아이돌에 열광했던 내가 평균 연령 30대의 크로스오버 4중창 그룹을 좋아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런 내가 그들을 좋아하게 된 데에는 음악을 좋아하시는 부모님의 영향이 크다.

 

국내 최초 크로스오버 보컬 오디션 프로그램인 ‘팬텀싱어’를 즐겨보시던 부모님은 시즌 2가 시작되자 내게 같이 보자고 권하셨다. 모든 장르의 음악을 사랑하고 여러 음악 프로그램을 즐겨보던 나였기에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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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참가자 대부분이 성악가였기에 대중들이 받아들이기엔 조금 어렵고 딱딱한 무대가 이어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각자 자기만의 개성으로 무장해 색다른 매력을 펼치는 그들에 내가 성악, 그리고 성악가에 대한 편견이 있었음을 깨달았다. 성악이라 해서 꼭 거창해야 할 필요도 없고, 성악가라 해서 성악만 해야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이처럼 출중한 실력의 참가자들이 선보이는 이탈리아 가곡, 국악, 락, 가요 등의 다양한 무대에 눈과 귀가 즐거웠다. 이렇게 ‘팬텀싱어 2’는 나의 음악적 편견을 없애줌과 동시에 음악 스펙트럼을 더욱 넓혀주었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을 봤던 가장 큰 이유 포레스텔라. 나는 경연 내내 그들을 응원했다. 아름다운 목소리와 하모니, 아이돌 같은 비주얼과 넘치는 매력, 매 무대에 최선을 다하는 그들에 마음이 끌렸다. 그들은 매번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며 관객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나는 포레스텔라의 팬으로서 그들이 우승하길 간절히 바랐다. 결국, 그들은 최종 1위로 데뷔하여 다채로운 음악 활동을 이어나가게 되었다.

 

 

포레스텔라.jpg

 

 

그러나 프로그램이 끝나고 나니 내 팬심마저 식게 되었다. 매주 함께했던 금요일 저녁이 사라지니 그들은 나에게서 점차 멀어져갔다. 이후 입시 준비에 바빠 가끔 들리는 소식을 접할 뿐이었다. 그런 내가 다시 포레스텔라에 빠진 건 3년 뒤 ‘팬텀싱어 3’가 방영되고 나서다.

 

아이러니하게도 시즌 3를 보면서 시즌 2가 자꾸 생각이 났다. 포레스텔라의 무대가 계속해서 생각났고, 이내 그리워졌다. 그때의 추억이 다시 떠올랐기 때문일까? 그렇게 다시 그들의 팬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예전의 기억을 되새기며 매일 전곡을 듣고, 영상을 찾아보고, 정보를 수집하였다. 그러다 콘서트가 열린다는 소식에 망설임 없이 예매하여 다녀오게 되었다.

 

 

 

사랑의 여정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부는 여행. 세계 곳곳의 여행지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각 나라의 특성을 반영해 구성된 노래들. 관객들은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 있다가 몰디브 휴양지로 떠나는 등 그 여정을 함께 했다. 2부는 다툼과 화해. 모든 멤버의 솔로 곡을 들을 수 있었다.

 

포레스텔라 ‘넬라 판타지아’ 콘서트는 디지털 싱글 ‘넬라 판타지아’와 앨범 수록곡들, 불후의 명곡과 열린 음악회에서 선보인 곡들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20곡이 넘는 곡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심심할 틈이 없었다. 콘셉트와 그 구성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다는 게 느껴졌다. 음향, 조명, 무대효과까지 모두 완벽했기에 한 가지만 제외하면 딱히 아쉬울 게 없었다.

 

그 한 가지는 바로 카메라. 스크린을 통해 멤버를 봐야 하는 2, 3층 관객들에게는 카메라가 굉장히 중요하다. 카메라가 노래하는 멤버를 잡을 타이밍을 종종 놓치곤 해서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다. 다음번에는 꼭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엇보다 공연의 꽃은 뮤지션이지 않은가. 포레스텔라는 이미 여러 방송에서 실력파임이 입증된 그룹이라 그런지 무대 하나하나가 감동이었다. 베이스 고우림, 카운터테너 강형호, 테너 조민규, 뮤지컬 배우 배두훈의 환상적인 하모니를 실제로 접하니 저절로 웃음이 났다. 그저 감탄하게 된달까. 무대를 같이 만들어나가는 세션 역시 마찬가지로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연주를 소화해내어 공연의 퀄리티를 더욱 높여주었다.

 

 

 

이 계절의 꽃, 포레스텔라


 

소름 끼치는 고음을 선사했던 강형호. 슬픔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그의 노래에 관객들도 같이 울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그가 노래할 때 전율을 가장 많이 느꼈다. 카운터테너로서 같이 화음을 쌓을 때 노래가 더욱 조화로워지는 듯했다.

 

멤버 중 가장 성량이 좋고 안정적이었던 조민규. 혼자 다른 마이크를 쓰나 싶을 정도로 한 음 한 음이 정확하게 전달되었다. 목소리를 자유자재로 사용해선지 어떤 노래든 찰떡같이 소화해냈다. 관객 분위기를 띄워주는 분위기 메이커의 역할도 충실히 해냈다.

 

배두훈은 현장에서 더욱 빛나는 멤버였다. 뮤지컬 배우라 그런지 감정이 실린 노래를 할 때 본 실력이 드러나는 듯했다. 따뜻했다가 애절했다가 감정선을 휙휙 바꾸는 팔색조 같은 매력을 보여주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멤버 고우림. 그는 멤버들의 노래를 든든하게 받쳐주었다. 묵직한 저음으로 곡의 분위기를 한순간에 전환해주기도 했다. 목소리 하나로 관객들의 환호가 터져 나오게 한 베이스. 원체 노래 실력이 뛰어나기도 하지만, 전보다 더욱 발전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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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et Dreams


 

특별히 좋았던 곡을 뽑아보자면 최근에 나온 ‘바람이 건네준 말’, 그리고 ‘Champions’이다. 먼저 ‘바람이 건네준 말’은 마치 팬들에게 건네는 말 같아서 가슴에 깊게 와닿았다. 우리를 끊임없이 위로하는 듯한 그들에 가슴이 따뜻해졌다. 우리말이 이렇게나 예쁘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된 곡이기도 하다.

   

 

저 높이 날아오르는 새들처럼 

내일을 걱정하지 말고 가라 하네

꽃이 피고 시든 자리에

다시 또 꽃이 피듯

살아있다면 모든 힘을 다해 살아가라고

 

- 바람이 건네준 말

 

 

가장 기억에 남았던 곡인 ‘Champions’. 그때 받은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노래가 끝나는 순간 엄청난 환호와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몇몇 분들을 기립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We are the champions”에서 한 번, 뒤이어 “이기리라”에서 강형호가 극고음을 지르는 순간 또 한 번 소름이 돋았다. 스피커가 터질듯한 성량과 아름다운 하모니를 느낄 수 있던 4중창의 매력이 돋보인 곡이었다.

 

 

멀지 않아 우리 함께라면 

We are the champions tonight 이기리라

 

- Champions

 

 

   

그 후로 오랫동안


 

원래 공연은 150분으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실제 공연은 거의 200분이 지나서야 끝났다. 팬들이 앵콜 요청을 하지 않았음에도 끝날 듯 끝나지 않는 공연이 이어졌다. 보는 내내 “목 상태 괜찮을까?”라는 걱정이 나올 정도로 모든 걸 쏟아붓는 멤버들의 모습에 코끝이 찡했다.

 

여러 콘서트를 가보았지만, 단언컨대 가장 최고의 콘서트였다. 구성, 음악, 관객 분위기 삼박자가 모두 완벽하게 어우러져 돈을 더 주고서라도 봐야 할 공연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4중창 곡만이 아니라 솔로 곡에도 많은 준비를 한 걸 보아 이번 공연에 정말 시간과 노력을 많이 투자했다는 게 느껴졌다. 안 그래도 연습벌레로 유명한 이들인데 오죽할까. 물론 뮤지션에게는 당연한 과정이겠지만, 그런데도 정말 고마웠다. 코로나 19로 인해 연속해서 취소되는 공연에 진이 빠질 만도 한데, 그런 기색 하나 없이 온 힘을 다해 준비해줘서 말이다.

 

공연이 끝나고 집에 갈 때 느꼈던 기분을 더욱 오랫동안 머금고 싶다. 구름 위에 둥둥 뜨는, 달아오른 열기가 가시지 않은, 만족감으로 가득한 입꼬리가 씰룩이는 그날의 나. 나에겐 꿈만 같았던 공연을 다시 한번 보고 싶다. 그래서 여전히 헤어나오지 못하고 그날의 기억에 젖어있다. 이를 정말이지 ‘그 후로 오랫동안’ 놓아주지 않고 간직할 것이다.

 

 

 

Nella Fantasia


 

포레스텔라의 컬러(색채)를 맡은 강형호는 관객들이 이 공연을 보며 자기만의 ‘넬라 판타지아’를 이루고 가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팬텀싱어 2’를 통해 평범한 회사원에서 뛰어난 음역을 소화하는 뮤지션이 되었다. 자신은 평생 바라던 꿈을 이룸으로써 넬라 판타지아를 실현했다고 한다.

 

나 역시 이 공연을 통해 넬라 판타지아, 나의 환상을 이뤘다. 나의 넬라 판타지아는 음악으로 구성된 선물이다. 나를 한순간에 들었다 놨다 하는 음악이 좋아서 한평생 음악을 하며 살아가려 하는 나. 그 음악을 더 가까이 느끼고 싶어서 온 나에게 이만한 선물은 없었다.

 

정말 매 순간이 기뻤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음악을, 그들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즐기니 그 자체로 행복했다. 이 환상적인 공연을 나는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나도 누군가의 ‘넬라 판타지아’를 이뤄주는 사람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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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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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6
  •  
  • 포레사랑
    • 제가 하고 싶은말을 다 써주셨네요..감사합니다.
      저두 이번 넬라퍄타지아콘서트보고 이아티스트들을 더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항삼 함께 응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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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소
    • 포레에 다시 빠지게 된 계기가 똑같네요 사람맘이 다 똑같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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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함진숙
    • 신의 경지에 다다른  정확도 2000%  표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저역시도 이들의  팬으로서 살아갈수있는  지금을  축복으로여기고 있는 1인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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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니
    • 포레를 알고나서 유일한 단점은 다른 노래가 귀에 안 들어온다는 점입니다..하나부터 열까지 공감백배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오늘도 문닫힌 포레천국에서 챗바퀴를 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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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꿈
    • 포레스텔라와 넬라 판타지아 콘서트에 관한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기사 감사드립니다.
      포레사랑님 말씀처럼 저희가 하고 싶은 말을 다 적어주셨어요.
      포레스텔라의 음악에 대한 진심은 정말 한결 같아요.
      최수영 에디터님 글 덕분에 행복한 하루 시작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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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환미
    • 공연에 못 간 1인으로 잘 정리된 글을 보니 함께 공연을 본 듯 해요..
      작년에 고양콘에서 느낀 감동이 그리워지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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