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내가 빛나면 너도 빛나, Love yourself! - Lizzo [음악]

우리 한 번, 리조처럼 생각해보자.
글 입력 2020.08.07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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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zzo

 

 

I'm my own soulmate

I know how to love me.

나는 나의 소울메이트야. 나를 어떻게 사랑하는지 알아.

 

듣자마자 흥이 나는 노래가 하나 있다. 가사도 끝내준다. 특히 아 노 하우 투 럽 미~ 는 영어도 쉬워서 귀에 쏙 박힌다. Lizzo의 soulmate 라는 노래다.

 

 

 

Lizzo 를 어떻게 알게 됐는지


 

Lizzo라는 가수를 알게 된 것은 2019년 여름이다.

 

당시 스페인에서 교환학생을 마친 나는 유럽에서 페스티벌을 즐겨보자는 일념으로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primavera sound라는 페스티벌을 갔다. 홀로 향한 페스티벌에서 나는 마음 편히 즐기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세 가지다. 하나 나오는 이들을 잘 몰랐고(새로운 아티스트를 보러 가자는 생각이었다) 둘 물집이 너무 심해서 절뚝거리며 다녔고 (고질적인 문제) 셋 늦은밤까지 혼자 왔다갔다 거리는 것 (공연장과 숙소까지는 대중교통 포함+도보로 2,30분이 걸렸다). 늦은 밤 잠시 어울렸던 이들이 lizzo 무대를 보러 간다고 했을 때 나는 고개를 젓고 발을 절뚝거리며 숙소로 돌아갔다.

 

 

리조 애플뮤직.jpg

출처 애플뮤직

 

 

그리고 2019년이 끝나갈 무렵 빌리 아일리쉬가 애플 뮤직의 올해의 아티스트로 꼽혔단 소식을 들었다. 그의 노래를 한창 즐겨들었던 나로서는 흥미로운 소식이었다. 올해의 아티스트를 찾아 화면을 더 내렸다. 그런 아티스트로 꼽힌 이가 하나가 더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게 바로 lizzo 였다.

 

사실 앞서 언급한 페스티벌에 갈 준비를 할 적에. 나는 라인업에서 몇몇을 추천받아 미리 유튜브나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노래를 찾아들으며 예습을 했다. 그때 lizzo의 juice라는 뮤비를 봤다. 덩치 큰 여자가 7080무드로 찍은 뮤비. 흠 참을성있게 2분 여간을 지켜보다가 낫 마이 타입을 외치고 뒤로 가기를 눌렀다.

 

그런 기억이 있지만 2019년의 아티스트로 꼽혔다니 그냥 넘어갈 수 없지 라는 마음으로 몇 곡을 재생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truth hurts와 good as hell이 내 보관함에 추가됐다. 2분을 참았던 이전과는 다르게, 트렌드를 알아가자 공부하자는 마음으로 그 노래들을 부러 여러 번 들었다. 가사도 찾아봤다.

 

I took a DNA test turns out I'm 100% that bitch.

DNA 검사를 받았는데, 내가 완전 타고났대

 

'골때린다.'고 생각했다. 영어가 후루룩후루룩 빠르게 지나간 뒤에 귀에 그나마 박히는 문장이 뭔가 싶어서 찾아봤더니 아주 마음에 드네. 그렇게 나는 한 동안이 문장만 흥얼거리며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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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ah I got boy problem that's the human in me.

Bling bling then I solve'em, that's the goddes in me.

(엉덩이 짱 큰 언니가 엉덩이를 흔들며 하는 말이다. 노트북으로 'truth hurts 가사해석'을 검색해 유튜브에서 보던 나는 그 창을 띄워둔 채로 두 손을 모았다. 하 진짜 좋다.)

 

그 뒤로는 순식간이었다. 다른 음악을 더 찾아 듣고 다른 뮤비도 더 봤다. 이 언니는 가사가 짱이구나 라는 것을 몸소 깨달은 뒤에는 가사를 찾아보는 것도 빼먹지 않았다.

 

 

 

리조를 듣는다면 꼭 가사에 귀 기울여 주세요.


 

If I'm shinn' everybody gonna shine 

I like chardonnay, get better overtime.

내가 빛나면 다른 사람도 빛날 거야.

나는 마치 샤도네이, 시간이 갈수록 무르익는 와인같지.

 

그의 대표곡 juice의 가사다. 170cm, 149kg의 언니가 이렇게 말하니 절로 박수가 나온다. 뚱뚱하면 위축된다는 여러 굴레를 벗어던지고 내 매력을 보라고 뚱뚱한 건 아무 문제도 아니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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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에 보여주는 이상적인 신체상에 갇히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내 몸을 받아들이고 사랑하자는 자기 몸 긍정주의가 있다. 이 언니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자기 몸 긍정주의가 뭔지 제대로 배우는 느낌이다. 노래를 듣는다기보단 무대 퍼포먼스를 봐야 실감이 난다. 딱 달라붙는 수영복같은 옷을 입고 신나게 엉덩이를 흔들고 무대를 누비며 내 매력 쩔지 않냐고 외치는 언니.

 

그는 플러스 사이즈의 몸이 미디어에 노출돼야 한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몸을 보여준다. 그의 백업댄서인 The Big Grrrls 도한 모두 플러스 사이즈의 여성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다른 아티스트가 big girl 이 무대에 서는 것을 보고 “사이즈가 무슨 상관이야, 정말 대단한 댄서들이다”라고말하는 것을 보고싶다’고 밝혔다.

 

 

 

자기 몸 긍정주의body pisitive보다 자기애self love


 

잠깐만.

 

글은 저렇게 썼지만 여태까지 내가 들은 바로는 이 언니 노래 가사에는 몸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 있어봤자 내 쩌는 엉덩이로 추는 춤 정도? 뚱뚱한 엉덩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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쩌는 엉덩이로 추는 춤이 아니라,

적당히 멋지게 걸어나가라는 가사였다.

 

 

그럼에도 그는 신체 긍정주의에 앞장서는 사람이라는 평을 듣고 나또한 무대 영상을 봤을 때 자기 몸 긍정주의를 먼저 떠올린다. 그냥 '나 인기 많고 내 매력은 흘러 넘치는데?'라는 노래를 부를 뿐인데 자기 몸 긍정주의를 떠올리는 나를 발견한다. 뚱뚱한 사람이 자신감 넘치는 노래를 부른다고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다니. 뚱뚱한 사람이 내 매력쩐다고 얘기하는 건 자기 몸 긍정주의인가? 그냥 얘기하는 거 아닌가? 어쩌면 보는 사람이 프레임을 씌우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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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GLAMOUR

 

 

실제로 많은 매체들에서 그를 용감하다고 드높이고 있다. (그런 몸을 가지고) 자신감 있게 행동하다니, (그런 몸으로) 노출이 심한 옷을 입다니 정말 대단해요! 삐뚤어진 시선으로 다시 한 번 바라보면 그게 진심으로 보내는 찬사인 건가 싶다. 그는 입고 싶은 옷을 입고 춤을 출 뿐이다. ‘그런 몸’이란 그냥 머리카락이 길다, 발이 작다 등 신체의 특징에 지나지 않는 뚱뚱한 몸이라는 그저 그런 사실인 정도.


 

7월, 미국 공영 라디오에 출연하여 진행자 테리 그로스와 나눈 대화도 주목할만하다. 그로스는 리조가 나체로 포즈를 취한 ‘Cuz I love you’앨범 커버를 두고 남다른 의미를 짚어냈다. 다른 많은 여성 아티스트가 남성에게 섹스어필하기 위해 나체를 드러내려 한 것과 달리 리조의 경우는 ‘매우 대담한, 여성들을 위한 성명’이나 다름없었으며, ‘아름다움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의 틀을 깨려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때 리조가 그로스의 말을 가로막으며, 의미심장한 한 마디를 날린다. “그래. 그런데 내가 뚱뚱해서 그런 소리만 하는 거야?”

 

리조는 여성들이 남성들의 시선을 위해 자신의 몸을 사용하고 있다고 믿도록 조건화되었기 때문에 몸집이 작은 여성들에겐 ‘자기 몸 긍정주의’나 ‘롤 모델’로서의 역할이 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만약 리조가 더 날씬했다면, 정말 그녀의 말대로 사람들은 ‘용감성’이나 ‘대표성‘따위를 부여하지않았을지도 모른다. 리조는 뚱뚱한데 용감한 것도, 뚱뚱하지만 섹시한 것도 아니다. (출처 강일권, 리조, 있는 그대로의 존재, 아이즈, 2019.11)

 

"사람들이 제 몸을 보고 그래요. '와, 진짜 용감하다' 그럼 저는 '아, 아니요.' 전 그냥 저구요, 전 그냥 섹시한 거예요. 만약 당신이 앤 해서웨이가 비키니입은 걸 보고 용감하다고 하지 않잖아요. (중략)  제가 제 스스로를 아름답다고 생각하지 않을거라고 사람들이 생각하는데 전 그거 별로예요." (출처 GLAMOUR)

 

 

그래서 나는 자기 몸 긍정주의보단 자기애, 자존감을 외치는 가수라고 설명하고 싶다.

 

헬스장 트레드밀 위에서, 아르바이트 가는 길 지하철역 출구 계단에서. 힘을 좀 내야하는 상황일 때. 자신감을 갖고 싶을 때. 나는 리조의 음악을 튼다. 고개를 까딱거리다가 입으로는 웅얼웅얼 가사를 따라부르며 걸음까지 빨라진다. 내가 나에게 해주지 못했던 말들을 스스로에게 건네는 기분으로 가사창을 열어 눈으로 훑는다.

 

Mirror, mirror on the wall

Don’t say it, cause I know I’m cute

거울아, 거울아. 아 아무것도 말하지마. 나도 내가 귀여운 거 알아.

 

이 가사를 포함해 앞서 적어놓은 가사의 일부들만 봐도 자기애가 뿜뿜 차는 기분이다. 나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 많이 어렵진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생각하면 되겠구나. 리조처럼. 손바닥을 탁 친다.

 

 

 

Lizzo 가 직접 건네는 말들, LOVE YOURSELF.


 

만약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면, 당신은 당신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다는 걸 알았으면 해요.

오늘 집에 가서 거울을 보고 이렇게 말하세요. 사랑해. 넌 아름다워. 넌 뭐든지 할 수 있을 거야.

진짜 이렇게 말해보세요. 저는 우리가 세상을 구할 수 있을 거라고 믿거든요.

만약 우리 자신을 구하기 시작 한다면요. 이 모든 것은 당신으로부터 시작해요.

I want you to know if you can love me, you can love your god damn selves

I want you to go home and look at the mirror and say.

“I love you. You are beautiful. And you can do anything.”

I really want you to say that. Because I believe we can save the world, if we save ourselves first.

It starts with you.

 

작년 7월 영국의 유명 페스티벌인 글라스톤 베리에서 good as hell 을 부르기 전 짧은 스피치를 했다. Good as hell이라는 곡의 내용을 살짝 풀어보자면. 날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털고 잊어버릴 것, 주변의 헛소리에 귀 기울이지 말고 나에게 집중할 것, 당당하게 나를 바라보면 힘들어도 잘 될 것. 자신을 사랑하자는 리조의 세계관을 잘 보여주는 곡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출처 워너뮤직 코리아 블로그)

 

내가 나를 사랑하면. 그것부터 시작한다면 나는 이 세상에서 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 싫어하는 사람을 스치고, 장애물을 꾸역꾸역 넘다가 어느새 막다른 길에 다다르면 아껴놓던 술 한 잔 따라 마시고 크 소리와 입을 닦으며 이 길이 아니네! 하고 다시 되돌아 다른 길을 찾아 나갈수 있는 힘이 생기는 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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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되돌려주지 않는 세상에서 스스로를 사랑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죠. 하지만 그래도 당신 기분이 끝내주게 좋을 자격이 있어요.

It’s so hard trying to love yourself in a world that doesn’t love you back. You deserve to feel good as hell.

 

 

무대 중간에 관객들을 향해 이 두 문장을 고래고래 뱉는 리조의 뒷모습이 생각난다. 이쯤되니 나도 노래를 들으며 글을 쓰느라 덩실덩실 거리고 있다. 리조의 멋진 무대를 함께 보고 싶어 첨부한다.


  

 

 



[우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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