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대중음악과 대중매체 - ① 대중음악과 음악 예능 [음악]

글 입력 2020.08.05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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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그룹 '싹쓰리'가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

7월 5주차 1위에 오르며 영광의 트로피를 들었다.

 

 

최근 MBC의 ‘놀면 뭐하니?’에서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 ‘싹쓰리(유두래곤, 린다G, 비룡)’가 음악방송에서 2관왕(엠카운트다운, 음악중심)을 차지하는 등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전에도 유재석은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활동하며 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제는 대중음악이 음원 발매, 공연, 음악방송 출연뿐만 아니라 예능 등 대중매체에서의 파급력도 상당히 중요해졌다. 날이 갈수록 많아지는 음악 예능과 음악 관련 콘텐츠가 그 증거이다.

 
음원 차트만 살펴봐도, 예능 프로그램에서 기획된 음악들과 드라마의 OST로 사용된 음악들이 상당수 포진되어 있으며, 최근엔 TV 프로그램을 통해 트로트 등의 새로운 장르도 인기를 얻어 차트에 등장하며 대중음악의 장르 역시 다양해졌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현대 대중음악은 음악적 역량 그리고 마케팅의 방법과 더불어 대중매체의 영향도 음원 성적의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즉, 모든 예술이 대중화가 되는 데 필요한 ‘흐름(또는 트렌드)을 읽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졌다. 그래서 이번엔 ‘음원차트 속 대중음악과 대중매체’라는 주제로 글을 써보려 한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닌, 여러 번에 걸쳐서 말이다. 이 행보의 첫 번째 주제는 ‘대중음악과 음악 예능’이다.
 
 
 
‘음악인들의 오아시스’ 유희열의 스케치북

 

현재까지 대중음악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프로그램은 ‘유희열의 스케치북(유스케)’이라 생각한다. 내가 가장 처음 접했던 음악 예능이자 지금까지도 즐겨보고 있는 음악 프로그램이다. 인디 아티스트, 아이돌, 래퍼 등 다양한 음악인들은 물론 배우와 희극인 등 다양한 부류 출연하며 ‘음악인들의 오아시스’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유스케의 가장 큰 매력은 다양한 아티스트와 명곡을 발굴하며 수많은 역주행 신화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아이유가 유스케를 통해 많은 인지도를 쌓았다는 사실은 이미 유명하고, 볼빨간사춘기와 멜로망스, 헤이즈 등 많은 가수들이 유스케 출연을 통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윤종신의 ‘좋니’는 유스케 이외에 어떠한 음악방송에서 선보인 적이 없었는데도 각종 음원차트를 석권했다.
 
그뿐만 아니라, 내가 유스케를 끊임없이 즐겨보는 이유 중 하나는 엄청난 퀄리티의 무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 2014년 추석 특집으로 진행되었던 ‘god’ 편과 2016년 월간 유스케 특집으로 진행되었던 ‘박효신’ 편이다.
 
콘서트장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무대 구성과 퍼포먼스를 언제, 어디서나 다시 볼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특히나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콘서트 대부분이 취소된 요즘, 콘서트장의 뜨거운 열기가 그리울 때마다 찾아보며 위안으로 삼는 중이다.
 
 
가수 박효신이
유스케 출연 당시 불렀던 그의 대표곡 '야생화'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레전드 무대로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대결(경연) 프로그램의 등장

 

출연자들의 무대들로 대결을 펼치는 형식의 프로그램들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과거 MBC의 ‘나는 가수다’ 시리즈부터, KBS2의 ‘불후의 명곡 - 전설을 노래하다’까지 그동안 많은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은 프로그램은 MBC의 ‘복면가왕’과 최근 새로운 시즌으로 재시작한 JTBC의 ‘히든싱어’ 시리즈이다. 두 프로그램 다 신선한 콘텐츠로 나뿐만이 아닌 많은 대중에게 사랑을 받았다.
 
모두가 인정하는 가장 인상적이었던 가왕은 국카스텐의 보컬 하현우일 것이다. 이전 ‘나는 가수다’ 출연 당시에도 큰 화제를 일으켰던 그의 가창력이 전 국민에게 인정받았던 때가 아닌가. 하현우 뿐만 아니라 출연한 대부분의 가수의 음악들이 복면가왕 출연을 계기로 재조명받았다.
 
복면가왕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다양한 실력자의 발견이다. 이전에도 가창력으로 인정받은 기성 보컬리스트들 외에, 아이돌 그룹의 보컬과 뮤지컬 배우 등 다양한 직업군 속 보컬들의 실력이 인정받을 수 있었던 계기가 되어주었다. 아이돌 그룹 EXID의 ‘솔지’, f(x)의 ‘루나’ 그리고 슈퍼주니어의 ‘규현’ 등 많은 아이돌 보컬리스트들과 뮤지컬 배우 ‘소냐’와 ‘차지연’ 등이 가왕의 영광을 차지하며 그들이 가진 음악적 매력을 대중들에게 보여주었다.
 
가수의 인지도가 아닌, 목소리만으로 경쟁을 펼치는 복면가왕이 방영하는 시간만 되면, 인터넷 포털 사이트엔 그들을 추측하는 내용으로 가득해진다. 목소리만 듣고 가수를 맞추는 재미가 대중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간 것이다. 히든싱어 시리즈 역시 ‘모창 능력자들 사이에서 진짜 가수를 찾는다’라는 색다른 콘텐츠로 많은 대중에게 사랑을 받았다. 나도 친구들과 히든싱어를 다시 보며 ‘진짜 가수 맞추기’로 내기를 하고는 한다.
 
매 회차가 한 가수의 특집이다 보니, 그 가수들의 음악 인생을 엿볼 수 있다는 것도 히든싱어가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그들의 음악 인생은 많은 시청자를 감동시켰고, 그 감동과 더불어 펼쳐진 무대는 비록 대결의 형식이었지만 많은 관심을 받으며 차트 역주행이라는 결과를 만들어 내곤 했다. 대표적인 예가 이승환의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공연의 신’ 이승환답게 촬영장을 순식간에 콘서트장으로 만들어 버렸다.
 

 

히든싱어3에 출연한 가수 이승환의
마지막 라운드 대결곡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그동안 수십 명의 가수가 출연하며 새로운 시즌의 출연자 모색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은데, 새 시즌이 시작된 만큼 예전의 감동을 다시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과거 대중음악의 재조명

 

반대로 대중음악의 유행에 따라 제작된 음악 프로그램도 있다. 과거 대중음악이 대중들로부터 다시 사랑을 받게 되기 시작한 계기는 MBC ‘무한도전’의 특별기획인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시리즈이다. 10~20대 대중들에겐 신선함을, 30대 이상 대중들에겐 지난날의 추억을 선물하며 과거 대중음악의 열풍을 이끌었다.
 
 
1세대 아이돌 그룹 'H.O.T'가
무한도전 토토가3에 출연하며 전설의 귀환을 알렸다.
동영상은 첫 번째 무대였던 '전사의 후예'.
 
나는 그들의 음악을 듣고 자란 세대는 아니지만
토토가3 방영 영상을 볼 때마다
다시 무대에 오를 날을 기다려왔던
H.O.T와 팬들의 심정이 느껴진다.
 
 
그 열풍이 지금까지도 식지 않아 과거 음악에 집중한 음악 예능이 제작되었다. 몇 달 전 시즌 3가 종영될 때까지 매 회차 조명받았던 JTBC ‘투유 프로젝트 - 슈가맨’ 시리즈와 레트로 열풍에 맞추어 몇 달 전부터 새로 시작한 ‘이십세기 힛-트송’이 그 예이다. 앞서 소개한 프로그램들과는 반대로 대중음악의 유행에 따라 제작된 음악 프로그램이다.
 
과거의 명곡들을 위의 두 프로그램에서 재조명하며 현대 음원차트에 다시 등장하게 된 경우도 많이 발견되고 있다. 슈가맨에 출연한 씨야의 ‘사랑의 인사’는 발매 13년 후인 2020년 '인기가요'와 '뮤직뱅크' 등 각종 음악방송 차트에 다시 진입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이외에도 과거의 음악들이 다시 재조명받아 많은 사랑을 받는 것을 보면, ‘좋은 음악에는 시대적 구분이 필요 없다’라는 말이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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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인기가요' 차트에
'사랑의 인사'가 차트에 진입한 장면
(출처 : 가수 이보람 인스타그램)
 
 
이처럼 다양한 음악 예능 프로그램들이 음원 차트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무명의 아티스트들이 방송 출연 없이 오직 음악성으로만 음원 차트에 올라 인지도를 얻는 것은 이젠 힘든 일이 되었지만, 반대로 방송 출연으로 인해 인지도를 얻어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아티스트들도 늘어가는 중이다. 음악 예능 프로그램의 발전이 더 많은 아티스트와 좋은 음악을 발굴하고 대중들에게 알려질 기회의 장으로 작용되었으면 좋겠다.
 
 
[이호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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