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킬링 이브', 숨 가쁜 전개 속 팽팽한 줄다리기 [TV/드라마]

글 입력 2020.08.01 10:23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사이코패스 살인마와 그를 쫓는 MI6 요원, 둘 사이에 피어나는 사랑. 심플한 플롯을 가진 이 드라마는 전 세계 수많은 팬을 열광시키며 흥행하고 있다. <킬링 이브>가 가진 매력은 무엇일까?

 

 

KakaoTalk_20200801_115835867_03.jpg

 

 

 

Eve Polastri


 

한국계 배우 산드라 오가 연기한 이브는 MI6의 요원으로 사이코패스 킬러 빌라넬을 추적한다. 그를 미치도록 잡고 싶지만 동시에 사랑하게 되면서 스스로 이해하지 못할 행동들을 저지른다.

 

이브는 빌라넬을 추적하는데 있어 본인의 주장을 쉽게 굽히지 않고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가 그토록 빌라넬에게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수사의 목적이 공공의 선을 위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끝내 그가 얻고자 한 것은 무엇인지, 그 혼란의 전개가 무척 흥미진진하다.

 

 

KakaoTalk_20200801_115835867_01.jpg

 

 

산드라 오의 연기는 시즌 2 에피소드7에서 절정에 이른다. 통제 불능의 빌라넬을 지키고 싶어 하면서, 완전히 깨어났다고 (wide awake) 말하기도 한다. 그의 연기는 시청자가 극에 빠져 완전히 몰입하게 만든다.

 

산드라 오는 이브라는 캐릭터를 유연하게 소화해내 특징을 극대화하는 데 성공했다. 그가 마주하는 사건들은 극단적이고 아찔하다. 극이 전개될수록 격해지는 감정의 변화와 혼란을 표현하는 데 있어 보는 내내 감탄을 자아냈다.

 

 

 

Villanelle


 

조디 코머가 연기한 사이코패스 킬러 빌라넬. 그가 여타 시리즈물과 영화에 등장했던 킬러들과 무엇이 다르냐 묻는다면, 단연 그의 캐릭터 소화력이라고 말하고 싶다. 조디 코머는 빌라넬을 통해 공감능력이 없다고 해서 표정마저 없는 것은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기존의 사이코패스 킬러들은 억지스러운 광기와 무표정이 ‘사이코패스‘라는 프레임 속에 캐릭터를 가둬두기 마련이었다. 다양한 표정 연기와 거침없는 표현은 자칫 과장됐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는데, 완급조절에 완벽히 성공한 조디 코머는 결국 시청자가 빌라넬을 사랑하게 만든다.

 

무감정 속에서 느끼는 혼란과 분노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표현해 그가 가진 연기의 스펙트럼을 확장하는데 크게 성공했다.

 

 

KakaoTalk_20200801_115835867.jpg

 

 

빌라넬이 두꺼운 팬층을 확보할 수 있었던 데에는 패션도 한몫했을 것이다. 그의 옷장은 살인을 위한 다양한 의상들로 가득하다. 그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화려한 스타일을 선호하는데, 대담한 성격을 반영한 스타일링은 빌라넬이라는 캐릭터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KakaoTalk_20200801_121302023.png

 

 

<킬링 이브>의 BGM과 화면을 가득 메우는 자막도 시리즈를 특별하게 만드는 요인중 하나다. BGM과 효과음의 적절한 사용은 이 시리즈가 가진 섹시함을 극대화한다.

 

화면을 가득 메우는 자막은 장면의 전환과 동시에 극의 흐름을 효과적으로 이끈다. 이런 장치들을 통해 40분 내외의 짧은 러닝타임 속에서도 시청자는 극에 쉽게 몰입하게 되고, 긴박한 전개 속에서도 흐름을 잃지 않을 수 있다.

 

지난 2018년, <킬링 이브>가 온에어와 동시에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여성 중심의 서사라는 특징 때문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여성 중심의 서사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여성이 남성과 구별되어 다른 것으로 규정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기 때문이다.

 

극이 전개될수록 이 시리즈는 ‘여성중심’의 서사를 가졌다는 사실을 잊게 만든다. 두 주인공은 여성으로서의 한계를 지니지도, 차별을 받지도 않는다. 오히려 자신들의 영역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하며 인정받는다. 여성 서사는 남성의 부재에도 스토리의 전개에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는 것에서 완전해진다.

 

<킬링 이브>는 그런 면에서 여성서사를 완벽하게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KakaoTalk_20200801_115835867_02.jpg

 

 

"내 괴물이 당신 괴물을 부추기나 봐. 그렇지?"

 

"내가 그러길 바란 것 같아."

 

 

이브와 빌라넬은 서로를 탈출구로 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전혀 다른 서로에게 점점 빠지면서 닮아가는 둘. 3개의 시즌이 전개되는 동안 둘의 감정은 매번 바뀌는 듯 보이지만, 그 깊은 곳엔 상대를 향한 갈망이 짙게 깔려 있다. 스토리가 전개될수록 이브는 빌라넬을 체포하고 싶은 건지, 그저 그를 쫓아 행적을 알고 싶은 건지 헷갈리게 한다.

 

빌라넬의 행동은 이브 곁에 남고 싶은 건지, 도망치고 싶은 건지 그 의미를 알 수 없다. 사랑이라는 혼돈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는 두 사람, 시즌 4가 속히 공개되길 손꼽아 기다려본다.

 

 

 

박민주.jpg

 

 



[박민주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16897
 
 
 
 

등록번호 : 경기, 아52475   |   E-Mail : artinsight@naver.com
발행인/기사배열책임자 : 박형주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형주
Copyright ⓒ 2013-2020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