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코로나 그 이후: 미술시장은? ② [시각예술]

코로나19로 생활고에 시달리는 예술가들, 우리는 이들을 어떻게 보호해야 할까
글 입력 2020.07.2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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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미술계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한 유네스코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95,000개 박물관과 미술관 중 90%가 코로나 사태 속 문을 닫았으며, 10% 이상의 뮤지엄은 결코 다시 열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한국 미술계 역시 이러한 상황을 피해가지 못했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국내 미술품 경매의 낙찰총액은 약 230억으로 작년의 반토막에 불과했다. 낙찰률도 64.96%로 최근 5년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최근 진행된 서울옥션의 홍콩 경매의 낙찰총액 또한 50억원에 그쳐 역대 최저라는 평을 받고 있다.

 

그럼 이러한 코로나 시대 속 예술인들의 삶은 어떠할까.

 

 

 

사각지대에 몰린 예술가들

 

[“안 팔리니 불태웠다” 벼랑 끝에 선 코로나 시대의 작가들]

 

이 주 전 한 일간지에 실린 기사의 제목이다. 7월 2일부터 5일까지 개최된 대구 <수창아트페어>의 기획전으로 ‘안 팔리면 불태운다’는 뜻의 <안팔불태>가 열린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갤러리 전시, 작품 판매 등의 길이 꽉 막힌 지금, 총 30명의 작가들이 안 팔리는 작품은 불태우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118점의 작품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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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이 중 불태우게 된 작품은 총 7점. 이 중 한 작품을 제작한 조각가 고수영 씨는 “작가의 자존심을 태우고 절박함을 태운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 퍼포먼스가 보여주듯, 이번 코로나 상황은 직격탄을 맞은 미술시장 속 사각지대에 놓인 예술인들의 삶을 여실히 드러내는 계기가 되었다. 따라서 예술인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뜨겁다.

 

 

 

예술인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난 8일 개최한 <코로나19 예술포럼: 일상적 위기의 시대, 예술의 가치와 회복력>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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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스페이스 XX의 최두수 디렉터는 한국의 경우, 예술인 지원에 있어 최고의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나, 그것이 “창의력이 발휘될 여지가 없는, 너무나 견고한 콘크리트 시스템”임을 지적했다. 오프라인의 에너지가 기획안 제작, 결과보고 등에 다 소진되는 나머지, 작가들이 유의미한 작업을 해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 대안으로 그는 “나무와 식물이 자랄 수 있도록 콘크리트에 숨구멍을 뚫어달라"고 말했다.

 

㈜봄아트프로젝트의 윤보미 대표는 현재의 결과 위주 지원을 탈피해 기획 위주의 지원을 강화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 예시로 윤 대표는 예술인들이 시공간에 제약 받지 않고 예술을 실험할 수 있도록 ‘과정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장기화하는 것이 중요함을 지적하였다. 더불어 예술가들에 대한 보험제도 마련과 표준계약서의 개발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예술인소셜유니언의 김상철 운영위원은 “공공(public)”에서 “공유(commons)”로 가야 한다며, 공간을 여는 쪽에 관리와 책임을 일임하는 시스템을 벗어나 예술가들 스스로가 공간에 대한 책임을 나눠가질 수 있게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예술지원 재정이 예술인의 공동자원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의를 지켜볼 때, 올해 5월 예술인들을 위한 고용보험제도가 제정되었다는 것은 예술계에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예술활동증명서를 발급받고 문화예술용역계약을 체결한 프리랜서 예술인이라면 사회적 안전망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이를 둘러싼 논란도 존재한다. 실업급여를 받으려면 24개월 동안 피보험단위기간이 9개월 이상이어야 하는데, 이것이 실질적으로 예술가들에게 큰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실업급여는 사업자와 근로자가 절반씩 부담하는데 사업자를 명확히 규정하기 어렵다는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우리 사회가 예술과 그것을 생산하는 예술가들을 보호할 때, 예술가들은 마음 놓고 우리 사회에 새롭고 창의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코로나 시대 속, 휘청거리는 예술계를 지지하고, 문화예술이 꽃피는 나라가 될 수 있도록 정부의 현명한 정책적 판단이 필요한 시기이다. 모쪼록 포스트팬데믹 시대에 미술계가 다시금 부흥할 수 있기를 바란다.

 


[김예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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