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홀로 독백하는 노래, 신해경 '속꿈, 속꿈' [음반]

매일 밤 슬픔 속에 숨져가는 나
글 입력 2020.07.06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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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경_profile_2020.06.jpg

 

 

 

1. 홀로 만든 음악



 

-혼자서 음악을 하는 이유는?

 

-일단은, 성격 자체가 엄청 외톨이고요, 바쁘려고 몇 번 생각은 했지만, 그냥 저는 혼자인게 좋고, 저한테 맞는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이렇게 하는 것이기도 하고, 내 음악은 혼자 다 만들어야 된다라는 이상한 생각 때문에.

 

- '정규 앨범 [속꿈, 속꿈] 작업기' 中

 

 

2017년, 한 음악가가 EP 한 장을 홀로 발매했다. 잘 알려지지 않고, 별다른 공연 활동도 없던 그는 첫 작품 '나의 가역반응'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그의 인기는 점점 커져 초판이 2주 만에 절판되고, 급기야 같은 해 대형 락페스티벌에 오르기까지 했다. 그는 빠르게 인기를 얻고,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 김사월, 황소윤 등의 아티스트들과 협업하며,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하기도 했다. 인디씬에서 일종의 전설로 회자되는 그의 이름은 '신해경'이다.

 

그의 등장이 충격적이었던 이유는 단순히 큰 인기를 얻어서가 아니었다. 사람들이 그의 행보에 주목한 이유는 그가 '홀로' 활동했기 때문이었다. 일반적으로 인디밴드가 인기를 얻는 과정은, 몇 년 동안 씬에서 공연을 이어가며 인지도를 천천히 쌓아 나가는 방식이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교류가 발생하고, 협업하고 함께 공연하는 과정에서 다른 팬들의 눈에 띄는 방법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나의 가역반응'은 한순간에 폭발했다. 앨범의 타이틀 '모두 주세요'는 음악이 좋다는 이유로 당시 인디씬에서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당연하게도, 신해경은 어느새 주목받는 신인이 되어 있었다. 심지어 싱글 '모두주세요'는 2018년 한국 대중음악상 최우수 모던록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신해경의 음악은 홀로 만든 작품이었다. 음반을 만들고, 유통하고, 공연을 오르기까지의 모든 과정은 신해경과 1인 레이블 영기획이 이루어낸 결과였다. 첫 EP '나의 가역반응' 이후 3년이 지난 2020년, 그의 첫 정규앨범 '속꿈, 속꿈'이 공개됐다. 3년의 시간 동안 그는 김사월과 싱글을 발매하기도 했고, 다양한 이들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앨범으로 돌아온 그는 여전히 홀로 노래하고 있었다.

 

 

 

2. 홀로 독백하는 음악


 

캡처2.PNG

 

 

-앨범중 가장 좋아하는 곡은?

 

-독백이요. 노래를 만들고 가사를 쓸 때, 내가 만든 노래 중에 가장 솔직한데 이런 생각을 했어요.

 

'정규 앨범 [속꿈, 속꿈] 작업기' 中

 

 

신해경의 정체성은 '홀로'에 있다. 그는 음악을 홀로 만들기도 하지만, 음악의 가사 또한 홀로 있는 그의 모습을 그린다. '속꿈, 속꿈'에 담긴 노래들의 가사는 대부분 1인칭 화자로 그려진다. 하지만 노래는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닌, '그대'라는 인물을 등장 시켜 타인과의 사건과 감정을 언급한다.

 

'속꿈, 속꿈'의 다섯 번째 트랙 '독백'은 외로움과 슬픔을 그려낸 곡이다. 단 한 대의 기타 반주, 힘없이 공허하게 울리는 목소리는 곡을 어두운 분위기로 이끈다. 또한, 구절마다 반복되는 '매일 밤 슬픔 속에 숨져가는 나를 찾아줘요'라는 가사는 이 곡의 우울함을 가장 잘 설명한다. 신해경은 이 곡을 본인을 가장 솔직하게 드러내는 곡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우울함을 독백하는 가사의 방식은 신해경의 정체성이다.

 

 

오늘은 그대만큼 따뜻해요

어두운 밤 그대처럼 깊어지면

 

눈을 감고 그댈 잠시 불러봐요

이런 내 마음 알고 있니?

이제는 기다리지 않을테요

 

- 신해경, 그대는 총천연색 中

 

 

'속꿈, 속꿈'에 수록된 다른 곡의 가사 또한 누군가를 향한 혼자만의 독백으로 이루어진다. '나'와 '그대'의 관계 속에서 홀로 생각하는 감정들이 가사를 채운다. 앨범 타이틀 '그대는 총천연색'의 가사는 '그대'를 향한 그리움과 애정을 말한다. 하지만 결국 '이런 내 마음 알고 있니?'라고 말하며 '그대'와 '내'가 차단되어 있음을 알려준다.

 

신해경의 노래는 홀로 독백하는 음악이다. 누군가와 대화하거나,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는 가사가 아니다. 타인을 두고 써 내려간 음악일지라도, 그 방식은 독백으로 이루어진다. '속꿈, 속꿈'은 화자 혼자만이 남아있고, 가사 속에서 외로움을 노래하는 앨범이다.

 

 

 

3. 홀로 써내려간 음악


 

캡처.PNG

 

 

-속꿈, 속꿈은 어떤 앨범인가요?

 

-'나의 가역반응'의 다음 이야기를 담고 있는 앨범이에요. 사실 막 어떤 이유라기보다는 만들다보니까 그렇게 됐고, 많은 후보곡들 중에서 많이 빼고 넣고 하다보니까 그 플레이리스트가 제일 적합하다고 생각했어요.

 

- '정규 앨범 [속꿈, 속꿈] 작업기' 中
 

 

사운드를 중심으로 작곡하는 아티스트는 사운드 변화에 예민하다. 정규앨범, EP의 단위는 작품의 구분일 뿐만 아니라, 사운드를 구분하는 단위가 된다. 그래서 일련의 기간 동안 발매된 작품들을 비교하는 것은 아티스트의 작업을 해석하는 일이다. 사운드의 성격에 따라 전 작품과의 연관성을 해석하기도 하며, 사운드 변화의 정도에 따라 아티스트의 과감함이나 외부로부터의 영향을 해석하기도 한다.

 

신해경 또한 특유의 사운드를 들려주는 아티스트다. 그의 첫 정규앨범 '속꿈, 속꿈'은 첫 EP '나의 가역반응'의 확장이자 연장선이다. '나의 가역반응' 이후 3년의 기간동안, 그는 새로운 도전보다 홀로 음악을 써내려가길 선택했다. 그가 '속꿈, 속꿈'을 홀로 작업하면서 남긴 것은 우울하고 먹먹한 신해경표 슈게이징 사운드였다. 신해경은 고유의 사운드에 대해 더욱 탐구하고 확장하며 정규앨범을 완성했다.

 

'나의 가역반응'이 느린 템포의 공간계가 가득한 슈게이징 사운드를 보여줬다면, '속꿈, 속꿈'은 전작의 사운드를 기반으로 표현의 확장을 시도했다. '회상'은 전작 '화학평형'의 가사를 이어받으며, 동시에 신해경표 사운드를 이어받았다. 이후 '어떤날'에서는 빠르고 경쾌한 드럼의 락앤롤과 신해경의 몽환적인 보컬이 섞여 경쾌한 우울함을 자아낸다. '속꿈, 속꿈'은 전작보다 곡의 스펙트럼은 넓어졌고, 사운드의 뿌리는 단단하게 유지했다.


 

-음악을 만들 때 세션분들과 함께 하나요?

 

-사실, 되게 많이 듣는데, 기분이 좋죠. 혼자 한건데 밴드로 녹음한 걸로 알아주시면, 저는 그게 어느정도 성공 이런 생각이 들 때가 많았어요.

 

- '정규 앨범 [속꿈, 속꿈] 작업기' 中

 

 

신해경의 사운드는 밴드 음악으로 드럼, 기타, 베이스, 신디 등이 들어가 '락'으로 구분된다. 보통 이러한 밴드 음악은 여러 멤버들의 합주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신해경의 음악은 작곡, 레코딩, 믹싱까지 모든 작업이 개인 작업실에서 이루어졌다. 합주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락을 1인 프로듀싱으로 제작했다는 사실, 그리고 정규앨범을 낼 정도의 퀄리티까지 도달했다는 사실은 신해경의 음악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사실, 홈레코딩 방식 자체가 특별한 것은 아니다. 이미 20~30년 전, 홈레코딩으로 발매된 음반들이 성공하기도 하며 방식에 대한 신선함은 사라졌다. 하지만, 신해경의 홈레코딩은 신해경의 정체성인 '홀로'에 부합한 방식이었다. 홀로 작업했기 때문에 타인과의 합이 아닌, 자신의 목소리와 감성에 어울리는 방식으로 특유의 사운드를 구성할 수 있었다. 신해경의 사운드를 특별하게 만든 것은 홀로 써 내려간 방식이다.

 

*

 

신해경의 음악은 홀로 부르는 노래다. 그의 음악에는 혼자 있길 좋아하는 그의 성격이 반영되었다. '속꿈, 속꿈'은 그의 '홀로'가 더 깊어진 작품이다. 홀로 작업하고, 홀로 독백하며, 홀로 노래하기 때문에 다른 작품들과 비교하기 힘든 특별한 음악이 탄생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속꿈, 속꿈_cover.jpg

 

 

신해경 [속꿈, 속꿈]

 

비치 보이스, 어떤날, 마이 블러디 밸런타인 그 누구도 아닌 신해경에게서 탄생한, 아무것도 믿을 수 없고 어떤 말도 바꿀 수 없는 세계. 그 속에서 약속한 끝이 없는 기쁨의 재회 [속꿈, 속꿈]

 

 

 Artist: 신해경

 

Release: 2020.06.16

 

Genre: Rock


Label: 조광


Format: Album


Country: Korea

 

 

 

김용준.jpg

 

 



[김용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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