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인생, 고찰 [사람]

글 입력 2020.06.1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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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뭘까. 살아간다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인 것만 같다. 어쩔 땐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흘려보내다가도, 어떨 때는 수십 개의 고민과 잡념들로 내 뇌와 신체를 고통스럽게 만들게 된다. “한 번 사는 인생 멋들어지게 살아봐야지. 역사의 한 곳에 내 이름 석 자 정도는 남기고 말 테다.”라고 의지를 불태우다가도, “인생 뭐 있어? 그냥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면 되는 거지. 그것조차 쉽지 않은 게 현실이야.”라며 흔히 말하는 소확행을 찾아 나서기 바빠지게 된다.


누군가는 하루 24시간이 부족해 1분 1초를 쪼개며 살아가고 이를 바탕으로 성공이라는 하나의 프레임을 획득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이라는 이름의 눈빛으로 피부를 그을린다. 누군가는 자신에게 내려진 업무만을 수행하면서 정해진 시간에 퇴근을 한다(때로는 야근도 하겠지만). 때론 경제적 문제로 골치도 썩겠지만 매일 퇴근 후엔 자신을 반겨주는 가족들 품에서 혹은 자신만의 안락한 장소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두 삶 중 어느 것이 훌륭한 인생을 사는 답일 수 있을까. 정답은 뭘까. 정답이란 게 있을까. 각자의 장단점은 있을 것이다.


주변을 잠시 둘러만 보더라도 혹은 우리가 몸의 일부처럼 지니고 다니는 스마트폰으로 조금만 검색해보더라도 이 세상에 열심히 사는 사람들은 차고 넘친다. 기술은 발전하면서 일자리는 줄어들지만, 대학 진학률이 특히 높은 우리나라에서 듣고 보는 수많은 정보들로 야망을 키우는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홍수처럼 불어나고 있다. 취업전선에 뛰어들고자 수많은 스펙으로 몸을 감싸려는 요즘은 상향 평준화 시대. 잘하고 능력 있는 사람들 정말 많다.


인생이 동물의 숲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가끔 저장을 잊어버리고 전원을 끄게 되면 후에 두더지 아저씨한테 잔소리 잔뜩 얻어듣긴 하지만 다시 게임을 진행할 수 있고, 밤에 자고 해 뜨면 일어나서 잠자리채나 낚싯대 들고 빨빨거리며 돌아다니다가 물고기나 곤충 잡아 팔면 돈도 벌고. 인터넷에 공략집 좀 찾아봐서 그대로 따라 하면 빚도 갚고 집도 키우고. 평화로운 삶의 최고치이지 않을까. 하지만 현실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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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조금 살다 보면 자꾸만 듣게 되는 단어가 하나 있다. 성공이라는 그 단어. 인생 성공하는 법, 성공한 사람들의 조언, 성공한 인생. 이에 나는 또다시 의문이 든다. 성공은 또 뭘까. 사회에서는 흔히 성공이란 결혼 잘 해서 토끼 같은 자식 낳고 최선을 다해 능력을 인정받는, 명성도 누리고 돈도 많이 버는 것이라 말한다. 정말? 과연 그럴까? 그리고 성공은 꼭 해야만 하는 걸까?


그리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내가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번 사는 인생. 사회에서 말하는 성공은 잘 모르겠고, 우선 나는 행복하게 살고 싶다. 행복. 그 단어 성공만큼 참 어렵게 느껴진다. 행복은 또 뭐길래. 그러다가도 내 뇌는 ‘사회에서 말하는 성공’과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원할 행복이라는 단어’를 연결해본다.


결혼을 하면 내가 행복할까? 독신으로 살면 나는 행복할까?

아이를 낳으면 내가 행복할까? 아이가 없이 부부 두 명이서 사면 어떨까?

돈을 많이 벌고, 권력을 얻고, 명성을 쌓으면 내가 행복할까? 그런 게 없으면 내 인생은 행복하지 않을까?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끝없이 이어진다. 하지만 잘 모르겠다. 겪어보지도 않았으니깐.


그럼 정의부터 내려야겠다. 내 인생은 내 것이고 내가 살아가는 것이니, 내게 성공과 행복은 무엇인지 스스로 정의 내려야겠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나라는 사람부터 알아야 할 것 같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무엇에 기분 좋은 감정을 느끼고 무엇에 인상을 찌푸리게 되는지, 살아가는 데 내 기분이 좋으려면 무엇을 이루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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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스로에 대한 고민을 계속해나가더라도, 50대가 되어도 나 자신을 단호하게 확정 짓지는 못할 것만 같다. 불과 1년 전 혹은 3년 전만 돌아보더라도 나는 참 어렸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상처나 피해를 준 것은 아니지만 조금만 더 성숙하게 행동하고 말을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으니깐. 50대가 되면 지금보다는 조금 더 성숙하지 않을까 싶지만, 60대가 되어 50대를 돌아보면 또 지금과 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렇기에 인생은 조금씩 성숙해지는 과정이자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의 연속인 것 같다.

 

대학도 다니고, 좋아하는 것들도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슬쩍 엿봤던 분야의 전문과들과 이야기도 나누어보고. 나름 최선을 다하고는 있지만 나는 아직 모르겠다. 내가 누구인지. 하지만 이런 생각은 비단 나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의외로 사람들은 스스로에 대해 잘 모른다. 자신을 어떻게 표현하고 정의해야 할지 잘 모른다.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은 스스로가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성격 유형이나 전문 용어에 의존하곤 한다. 신빙성이 낮고 가벼운 혈액형별 성격을 시작으로, 16가지 유형으로 나누는 MBTI, 사이코패스 등과 같은 전문용어까지. 그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이러한 다양한 기준이 자신을 설명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좋겠지만 문제는 이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역으로 잠식되어버리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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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MBTI는 16가지로 나뉘는 데다 상당한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과 잘 맞는다는 말이 많은 터라 상당한 유행의 흐름 속에서 지속되고 있는데, 요즘의 MBTI는 자신의 무례함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너와 나는 이게 다르다, 나는 이런 사람이다, 나는 이런 특징을 갖는 유형이라서 너와 그런 부분이 맞지 않는다라며 자신을 표현하는 하나에 불과한 MBTI 유형을 자신만의 특징으로 동일화하는 사람들도 꾀나 존재한다.


MBTI가 16가지씩으로나 나뉘는 것은 그만큼 서로가 다르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은 각기 다르기에, 그 다름을 존중해 줄 필요가 있다. 나만 하더라도 MBTI는 조금 애매하게 느껴지기도 하다. 외향형이라는 E와 내향형이라는 I는 단 6%, 계획형이라는 J와 탐색형이라는 P는 단 2% 차이가 나므로 이는 환경에 따라, 기분에 따라 충분히 바뀔 수 있다고 본다.


실제로 MBTI 성격 유형은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바뀌기도 한다. 어느 정도 타고나거나 절대 바뀌지 않는 부분도 존재하겠지만 살다 보면 경험을 쌓아가면서, 다양한 사람과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우리는 충분히 다른 유형의 사람이이 될 수도 있다. 그러니 MBTI를 근거로 다른 사람을 재단하고 옥죄거나, 다름을 방패 삼아 이쪽저쪽 가르며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시키는 일은 없도록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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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것도 쉬운 게 없다. 하루하루 온전하게 살아가기도 벅찬데 평생을 함께할 나 자신을 알아가기란 더더욱 어렵게 느껴진다. 하지만 재고하고 스스로를 다잡으며 상기시킬 필요는 충분하고도 넘친다. 단순히 주어진 일에만 급급한 채 남들 따라 살아간다면 그것은 내 인생이 아니라 남의 인생이 되어버릴 수 있으니깐. 한 번 사는 삶, 휘둘리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 우리 모두가 스스로의 행복과 성공을 정의하며 더욱 빛나는 미래를 펼쳐나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처음에 던졌던 '삶은 뭘까'에 대한 결론을 다시 생각해본다. 삶에 대한 나의 고찰? 삶은 계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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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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