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장녀들

글 입력 2020.06.03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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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녀들
- 네가 시집가면 난 어쩌냐 -
 

장녀들_표1.jpg



 
초고령 사회,
퇴근한 장녀들은
집으로 출근한다






<책 소개>
 
 
초고령 사회를 살아가는 딸들의
'하이퍼리얼리즘' 간병기
 
초고령 사회의 사각지대에는 노인이 된 부모를 홀로 돌보는 딸들이 있다. 딸이라는 이유로, 비혼이라는 이유로 홀로 짊어지게 된 돌봄노동은 이들을 보이지 않는 지옥으로 밀어넣는다. 『장녀들』은 이 여성들의 솔직한 목소리를 담아낸 소설로, 사랑에서 시작되었을 돌봄 이면에 자리한 서늘함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실제로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20년간 간병한 저자의 경험이 반영된 세 편의 이야기는 오늘날을 살아가는 딸, 특히 장녀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누구를 어떻게 돌볼 것인가. 죽음과 나이듦을 어떻게 바라보고 맞이할 것인가. 이 여성들은 곧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둔 우리가 맞닥뜨릴, 또는 마주하고 있는 질문들을 던진다. 물론 질문에 해답은 없다. 하지만 그들은 나름대로의 선택을 한다. 『장녀들』은 따뜻한 가족소설이 아니고, 소설 속 여성들이 살아가는 오늘날에 더 이상 효녀 이야기는 유효하지 않다. 과연 이 장녀들은 각자의 지옥 속에서 어떤 길을 찾아낼까.





<출판사 서평>
  

 

우리 모두 언젠가는 시대에 뒤떨어지고, 독립적인 삶을 살지 못해 반드시 타인의 손을 빌려야만 살 수 있는, 오로지 의료비와 복지 비용만 증가시키기 때문에 한국 사회가 혐오하는 바로 그 노인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째서 이 장녀들의 문제가 사회의 문제가 아니란 말인가?

 

- 옮긴이 해제 중

 

 
70대 노인이 90대 노모를 돌보는 일은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더 이상 드문 일이 아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유치원이 문을 닫고 개학이 미뤄져 집에 머무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늘어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돌봄에 대한 논의가 뜨거운 시기다. 어머니, 며느리, 딸… 돌봄 수요는 늘어나지만 그걸 뒷받침할 사회적 제도는 턱없이 부족한 '돌봄 공백' 상태에서 자신을 갈아 넣어 그 공백을 메꾸는 이들은 여전히 여성들이다. 그중에서도 지금껏 좀처럼 이야기되지 않던 딸들, 특히 비혼인 딸들의 솔직한 목소리를 담아낸 소설 『장녀들』이 이음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장녀들』에 등장하는 '장녀들'은 누구인가. 이들은 초고령 사회를 살아가는 노인들의 딸로, '나보다는 행복하게 살라'는 어머니 세대의 메시지를 듣고 또래 남성과 비슷한 수준의 교육을 받으며 자랐다.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활발하게 사회에 진출했고, 그 중에서도 결혼하지 않은 여성들은 어머니의 바람처럼 이전 세대 여성들이 가져본 적 없는 사회적 지위를 쟁취했다. 하지만 이 어엿한 '사회인'들은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가는 순간 '딸'이라는 위치에 얽매이고 만다. 사회적으로 안정되고 자유로운 싱글 여성으로, 때로는 심지어 이기적이라는 비난을 듣기까지 하는 이들의 '이미지' 뒤에는 늙은 부모를 위한 갖은 돌봄 노동과 경제적 부담을 동시에 짊어진 '딸'의 모습이 있다.
 
『장녀들』에 실린 세 작품에는 처한 상황은 조금씩 다르지만 비혼으로 사는 딸이라는 이유로 집안의 갖은 소일과 돌봄노동을 떠안는 여성들이 등장한다. 「집 지키는 딸」의 나오미는 직장까지 그만두고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돌본다. 「퍼스트레이디」의 게이코는 신장을 기증받아야만 살 수 있는 어머니를 두고 자신의 신장을 주어야 하는지 고뇌에 빠진다. 「미션」의 요리코는 자신의 신념을 좇아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하기 위해 집을 떠나 넓은 세상으로 나아갔지만, 그 사이 홀로 죽은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을 떨치기 힘들어한다. 과연 이들이 딸이 아닌 아들이었어도 같은 무게의 감정과 부담을 안고 부모를 돌보았을까.
 
저자인 시노다 세츠코는 일하는 여성들의 고군분투를 실감나게 그려낸 『여자들의 지하드』로 제 117회 나오키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런 그가 그리는 장녀들의 모습 역시 지독할 정도로 현실적이다. 하루에도 수십 번 연민과 분노, 걱정과 원망 사이를 오가게 하는 다양한 상황들은 딸이라면, 아니 딸이기에 공감할 수밖에 없는 것들이다. '하이퍼리얼리즘'을 방불케 하는 작품 속 인물들의 세밀한 대사와 행동들에는 실제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20년간 간병한 저자의 경험이 녹아들어 있다.
 
이 책에서 친밀한 누군가를 돌보는 일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따뜻하거나 숭고한 모습이 아니다. 나이 들어 병든 부모를 돌보는 일은 고된 육체노동과 끊임없는 감정노동의 변주에 가깝다. 사랑하던 부모는 자신에게 기대는 어린아이가 되어 돌보는 자의 삶을 갉아먹는다. 아이는 자라나지만, 노인은 점점 더 나이 들어갈 뿐이다. 사랑과 관심에서 시작되었을 돌봄은 그렇게 보이지 않는 감옥이 된다. "넌 네가 간병이라도 해야 할까 봐 걱정하는 거지"라는 「퍼스트레이디」 속 어머니의 말에 바로 아니라고 대답하기 힘든 건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람은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누군가의 돌봄 없이 살아갈 수 없다. 하지만 그 돌봄이 의무와 선의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특정 누군가에게 강제되는 폭력이 된다면, 그런 방식으로만 유지되는 돌봄이라면, 돌봄은 끝없는 지옥을 만들어낼 뿐이다.
 
노년문학에 관심을 갖고 고령사회에서의 세대갈등, 질병과 죽음, 젠더 등을 연구하는 옮긴이는 『장녀들』이 일본에 이어 빠르게 초고령 사회로 진입 중인 한국 사회에 여러 유의미한 질문을 던지리라 기대한다. 「집 지키는 딸」 나오미의 걱정처럼 누구든 머지않아 돌봄을 받는 입장이 되므로, 어떻게 돌볼 것인가 못지않게 나이든 자기 자신을 누가 돌봐줄 것인가 역시 고민해야 한다. 「미션」은 돌봄을 둘러싼 논의를 넘어서, 나이듦과 죽음을 어떻게 다루고 바라볼 것인가에 대하여 더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기에 이른다. 제대로 된 성찰 없이 수명을 연장하는 방향으로만 발전해온 서양식 의료체제의 맹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장녀뿐만이 아니라 빠르게 변하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런 질문들에 맞닥뜨리게 된다. 그러므로 작품 속 장녀들이 겪는 문제는 곧 사회의 문제다.
 
여러 가지 질문에 『장녀들』의 여성들이 해답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들은 나름대로의 선택을 한다. 『장녀들』은 따뜻한 가족소설이 아니고, 소설 속 여성들이 살아가는 오늘날 더 이상 효녀 이야기는 유효하지 않다. 과연 이 장녀들은 각자의 지옥 속에서 어떤 길을 찾았을까.
 




장녀들
- 네가 시집가면 난 어쩌냐 -


지은이 : 시노다 세츠코
 
옮긴이 : 안지나

출판사 : 이음

분야
일본 단편소설

규격
135*200

쪽 수 : 340쪽

발행일
2020년 05월 29일

정가 : 14,800원

ISBN
978-89-93166-09-5





저역자 소개


시노다 세츠코
 
1955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1990년 『비단의 변용』으로 제3회 소설 스바루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데뷔하였다. 호러, 미스테리, SF, 추리소설 등 다양한 장르의 구분을 넘나드는 치밀하면서도 대담한 중장편소설로 인기를 얻고 있다. 1997년에 『고사인탄』으로 제10회 야마모토 슈고로상을, 『여자들의 지하드』로 제117회 나오키상을 수상하였다. 2009년 『가상 의례』로 제22회 시바타 렌자부로상을, 2011년에는 『스타바트 마테르』로 예술선장문부과학대신상, 2015년에는 『인도 크리스탈』로 중앙공론문예상, 2019년에는 『거울의 뒷면』으로 요시카와 에이지문학상을 수상했다. 실제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20년 이상 돌본 경험과 충실한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현대 의료의 명암, 일본 사회의 가부장제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다양한 모습, 고령사회와 개호를 주요한 소재로 삼아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안지나
 
숙명여자대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도쿄대학교에서 일본 근대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인문정책연구사업의 한일 노년문학에 관한 프로젝트 참가를 계기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고령사회에서 일어나는 세대 갈등, 질병과 죽음, 젠더 등에 관심을 갖게 되어 해당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인문학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帝国の文学とイデオロギー満洲移民の国策文学』, 『기억과 재현』(공저), 『문화산업시대의 스토리텔링—OSMU를 중심으로』 (공저), 『만주이민의 국책문학과 이데올로기』. 논문으로 「초고령사회와 노인문학—야스다 이오의 『종활 패션쇼』(2012)를 중심으로—」(공저), 「'개호(介護)문학'의 계보와 죽음—사에 슈이치(佐江衆一)의 『황락(黄落)』(1995)을 중심으로」, 「1970년대 한일노년문학의 '치매' 표상과 젠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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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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