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 - 가끔은 내게도 토끼가 와 주었으면

글 입력 2020.05.17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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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 나는 그림책은 아이들이나 읽는 책이어서 어른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책방을 가도 그림책이 있는 코너는 자세히 둘러보지 않고 넘어가곤 했다.


그런데 정말 우연히 들어간 그림책 서점에서, 책방 사장님의 추천으로 그림책을 몇 권 접하게 되었다. ‘그림책은 어른이 읽는 책이 아니다’라는 내 생각과는 달리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들이 많았다.


그 이후로 그림책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바뀌게 되었고, 지금은 그림책을 다루는 서점의 SNS 계정을 팔로우하며 새로운 그림책 소식을 받아 보고 있다. 그림책이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마음까지 어루만져 줄 수 있다는 것을 조금씩 깨닫고 있는 중이다.

 

‘가끔은 내게도 토끼가 와 주었으면’에 대한 소개글을 읽고, 정말 궁금해졌다. 이 작가는 어떤 계기로 그림책을 읽게 되었고, 여러 책들을 읽으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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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고, 프롤로그부터 유심히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여러 그림책에 얽힌 스토리를 읽으며 웃음짓기도 하고,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나는 작가의 이야기인데, 공감되는 부분, 내 마음을 울리는 부분이 너무나도 많았다. 책 속에서 나와 비슷한 모습을 발견할 때 참 놀라웠다.

 

이 책의 여러 챕터 가운데, 가장 반가웠던 것은 내가 어렸을 적 가장 좋아했던 그림책 ‘도서관’에 관한 내용이다. 몇 번의 책장 정리에도 꿋꿋하게 제자리를 지켰던 커다란 책, 난 이 책을 읽으며 주인공 ‘엘리자베스 브라운’을 아주 부러워했다. 좋아하는 것에 푹 빠져 사는 삶이 정말 좋아 보였기 때문이다.


자신의 키의 세 배 정도 되는 높은 책장에 책을 꽂아 두고, 여기저기 책을 쌓아둔 곳에 앉아, 자신이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읽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부러웠다. 그러다 더 이상 책을 놓아둘 곳이 없다는 걸 깨달은 뒤. 그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을 보고 나 역시 발을 동동 굴렀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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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 ‘도서관’을 다시 읽었을 땐, 주인공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자신이 사랑하는 것에 몰입할 줄 아는 삶, 그런 시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여유로운 삶. 어떻게 말로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런 생각을 했다.

 

작가는 엘리자베스 브라운을 ‘얽매이지 않은 사람’ 이라고 하며, ‘도서관’이란 책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도서관’은 규칙과 질서가 나를 옥죄는 듯 답답하게 여겨질 때 펼쳐보는 그림책이다. 세상일이란 모름지기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도식을 견뎌내기 어려울 때 ‘도서관’으로 도망친다.’


이 부분을 읽고 난 ‘그래 맞아.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바로 이것이었어.’ 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같은 책을 읽고, 이 작가와 내가 비슷한 생각을 했다는 걸 알고 나니, 책을 통해 이어져 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왜인지 모르겠지만, 많이 기뻤다.


‘도서관’ 뿐 아니라 ‘엄마 마중’과 ‘리디아의 정원’등 다양한 챕터를 읽으며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림책을 읽고 난 후의 감상이 나와 다른 부분도 있었지만, 책을 통해 마치 작가와 내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 같았다. 

 

마음이 허전할 때, 이 책을 다시 찾을 것 같다. 그림책을 더욱 사랑하도록 만들어 준 책. 이 책을 많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가끔은 내게도 토끼가 와 주었으면
- 왜 항상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


지은이 : 라문숙

출판사 : 혜다

분야
에세이
 
규격
130*188 / 올 컬러

쪽 수 : 276쪽

발행일
2020년 03월 10일

정가 : 14,800원
 
ISBN
979-11-967194-5-6





저자 소개

  
라문숙(필명: 단어벌레)
 
읽는 사람으로 살고 싶었는데 어느 순간 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단어벌레'라는 필명으로 네이버 블로그와 카카오 브런치에 글을 쓴다. 갑옷처럼 걸친 표정과 감정을 걷어내고 몸에 새겨진 것들을 글로 풀어놓으며 삶이 명징해지는 걸 경험하는 중이다. 읽고 마음에 새긴 것들이 어느 순간 자신을 드러내 삶을 환하게 비추듯, 자신의 글 또한 누군가의 마음에 빛으로 가닿기를 바란다. 일기처럼 써 내려간 글을 모아 『안녕하세요』, 『전업주부입니다만』, 『깊이에 눈뜨는 시간』을 냈다. 오래 읽으며 매일 쓰고 많이 웃고 싶다.



 

[김보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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