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리뷰를 남길 때면 대부분 시작글이 '책 제목에 이끌렸다'고 시작되는 듯 하다. 이번에도 전과 마찬가지로 책의 제목에 이끌려 책을 읽기 시작했다. <티끌 같은 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있는 혹은 이미 적응이 끝나 '나'라는 존재에 생각해보고 있는 지금의 현실에 너무도 공감가는 한 줄이라 이끌렸을지도 모른다.
책을 읽으며 모국어가 아닌 타국의 소설을 읽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과 문화를 잘 알지 못한 채 읽다 보니 작가의 의도나 유머를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올라왔다. 특히나 평소 많이 접해보지 못했던 러시아 작품이라 더욱 아쉬움이 남았다.
그럼에도 이번 도서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전개하는 단출한 서사가 반복되며 독자를 집중하게 만들었다. 책은 표제작 <티끌 같은 나>부터 <이유><첫 번째 시도><남이 우리랑 무슨 상관이죠><어느 한가한 저녁>까지 총 다섯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에서도 책으로 손을 이끌었던 표제작 <티끌 같은 나>를 중점으로 리뷰를 작성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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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가 되기 위해 시골마을에서 모스크바로 향한 안젤라는 키라의 도움으로 오디션에도 참가기도 하고 프로듀서를 찾아가는 등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아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일해야했고, 이러한 과정에서 레나와 그녀의 남편 니콜라이를 만나 그들의 집에서 일하게 된다.
후에 안젤라는 그녀가 일하던 집의 주인인 니콜라이가 아내와 별거를 시작하자 니콜라이의 의견대로 그와 함께 살게 된다. 안젤라는 니콜라이와 만나 거액의 돈을 만지게 된다.
그러나 이 거액의 돈은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며 곧 잃게 된다. 이후 처음 만났던 작곡가를 다시 만나게 되고, 그녀의 고향이 개발될 것이라는 소식을 들으며 소설은 마무리된다
책을 통해 만난 안젤라는 목표와 높은 이상이 있었고, 행복에 굶주려 행복을 향해 경건하게 나아가 자신의 킬리만자로의 눈을 잡고자하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목표와 높은 이상이 있지만 남을 밟고 올라서지 않았고, 자신에게 어떠한 일이 있어도 자신의 꿈을 이루고자 했다. (니콜라이와의 관계, 그리고 새로운 애인과의 관계는 모두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말이다.)
어떻게보면 안젤라는 운이 좋다고 할 수 있다. 그녀는 가난한 시골출신이지만 키라를 통해 오디션의 기회와 작곡가를 만날 기회를 얻었고, 계속하여 일자리를 얻을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불륜의 관계인 니콜라스를 통해 거액의 돈과 영화출연의 기회까지도 얻는다.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을 떠나고 그녀의 주변에 아무도 없어도 공원이 보이는 작은 아파트와 젊음을 가졌으니 말이다. 결국 사람은 원래의 자신으로 돌아온다는 생각이 들었던 대목이다.
그는 '존재하기'와 '소유하기'에 대해 알려주었다. '존재하면서' 아무것도 소유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도 '존재해야' 한다. 반면 모든 것을 가졌지만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 p.155
소설은 안젤라의 고향이 개발될 것이라는 소식을 들으며 마무리된다. 바다 위에 우뚝 솟아 있는 높은 바닷가에 해변이 파헤쳐진다. 허름한 흰색 집도 철거될 테고 마당도 사리진다. 대신 일자리가 생긴다. 누군가는 기뻐하고, 또 누군가는 속상해한다. 작은 티끌들이 하나의 점을 만든다. 반대로 하나의 점이 흩어져 작디 작은 티끌이 되기도 한다. 매일매일이 내가 얼마나 작은 티끌인지를 깨달으며 동시에 얼마나 큰 점이 될 수 있는지를 생각하며 또 하루를 살아간다.
책을 통해 만난 인물들은 각기 다른 형태의 인생같았다. 꿈과 목표가 있는 삶, 행복에 굶주린 삶, 모든 것이 있지만 사랑이 없는 삶, 줄 것은 사랑밖에 없는 삶, 자기 자신을 잃는 삶, 인생의 주인인 삶,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사랑하는 삶 등. 등장인물이 많은 만큼 마주한 삶의 형태도 다양했다.
이 삶들 중 과연 나는 어떠한 삶을 살고있는지 돌아봄과 동시에 그렇기에 인생은 '소유하기'가 아닌 '존재하기'에 초점을 맞춰 살아야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 나의 존재가 존재해야지만 티끌이라도 미약한 작은 티끌이 될 것인지, 큰 점이 될 힘을 가진 티끌일 것인지를 알 수 있을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