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우리 가장 가까이에 자리한 - 총보다 강한 실 [도서]

역사 속 직물의 이야기
글 입력 2020.03.24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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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천에 둘러싸여 살아간다


 

책의 서문에 적힌 대로 모든 사람들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다시 땅으로 돌아갈 때까지 천으로 몸을 감싼다.


그러나 어느 시대나 항상 있었던 것 같은 옷을 만드는 과정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사람은 많지 않으리라. 저자의 말대로, 직물로 이미 완성된 상품에 대한 관심이라면 모를까 직물의 원재료와 과정, 그를 생산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중심으로 자리하지 않는다.

 

<총보다 강한 실>은 어찌 보면 인류의 가장 가까이에서 존재하던 직물에 대한 이야기를 독자에게 들려준다. 직물의 탄생에서 현대까지를 서술한 역사서가 아닌, 역사상 직물이 세계에 큰 변화를 주었던 13가지의 이야기와 그 당시에 자리한 사람들에 대하여 적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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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이 역사를 움직였던 순간들


 

사람이 처음으로 실을, 그러니까 섬유 생산을 시작했던 때를 처음으로 책은 옛 이집트인들이 리넨을 의복에 활용하고 미라에 여러 직물을 감싸 매장했다는 이야기와 고대 중국의 비단 이야기를 들려준다.


당시 의복 외에도 다른 방식으로 쓰인 비단에 대한 이야기와 비단 생산의 일등공신인 누에나방의 생애와 비단실을 뽑아내는 과정까지 거치고 난 후, 등장하는 주제는 실크로드다. 활발한 교역으로 비단길 주변의 국가들은 다양한 문화를 흡수하며 여러 종교가 함께 공존하게 된다.

 

장례를 치를 때도 배를 사용했다는 바이킹들이 모직으로 돛을 만들어 항해를 했다는 이야기와 중세 유럽의 양모, 모직물 생산과 의복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 남녀 불문하고 레이스로 의복을 치장하려고 했던 시기의 레이스 생산과 그를 만들던 이들에 대한 이야기도 세세하게 이어진다. 그리고 역사 속 직물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때어놓을 수 없는 목화 생산과 노예무역에 대한 부분도 적어낸다.
 

더 멀리, 더 높은 곳으로 인류의 발이 닿지 않은 곳을 향한 탐험의 순간 속 직물의 중요성에 대해 남극 탐험 및 에베레스트 등반을 도전했던 이들이 입었던 옷 및 사용했던 물건들을 토대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공장의 대형화로 값싸고 좋은 직물을 많은 이들이 입을 수 있게 되었지만 그 뒷면에 노동자들의 고통스러웠던 역사가 이어지고 인류가 온전히 닿지 못한 우주를 탐험하기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 될 우주복 개발 및 수영복 개발로 인한 스포츠계의 논란에 이어 마지막으로 거미줄에 영감을 얻은 실크 제작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된다.

 

 

 

촘촘히 우리의 삶과 세계에 짜여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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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들려주는 13가지 이야기에는 고대 중국의 비단이나 실크로드와 같은, 책에 등장하리라 예상되는 주제도 있지만 바이킹이 배에 모직 돛을 왜 달았는지, 인류의 여러 모험에서 의복 개발과 같은 이야기들은 새로웠으며 이전에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책을 읽으며 알아가는 과정은 흥미로웠다.

 

저자가 여성을 책의 구성에 중심으로 두고 저술하지는 않았지만 직물의 역사에서 여성이 제봉과 직물을 주로 다루었고 이후 여성 강제 노역자들과 여성 운동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로 차별과 착취에 대해서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어쩌면 직물만큼, 우리 가까이 있으면서도 많은 이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저자는 18세기 복식사를 공부할 당시 주변으로부터 왜 옷에 대하여 진지하게 공부하느냐는 편견을 자주 접했다고 회고한다. 편견에서 벗어나 직물에 대한 탐구를 거쳐 해당 주제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나와 같은 이들에게 이 이야기를 전해주었다는 것은 그의 직물에 대한 애정을 보여준다.
 
많은 이들이 흥미롭게 여기지 않았던 부문에 대하여 그리고 그와 관련된 이들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 배울 수 있기에, 책은 촘촘히 잘 짜인 직물과 같다. 인류의 시작과 발전, 착취와 논란의 순간들에 항상 자리했던 실의 흐름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한다. 그렇기에 실은 총보다 강하다.
 
 



총보다 강한 실
- 실은 어떻게 역사를 움직였나 -


지은이
카시아 세인트 클레어
 
옮긴이 : 안진이

출판사 : 윌북

분야
역사 / 세계사

규격
145*220mm

쪽 수 : 440쪽

발행일
2020년 02월 10일

정가 : 17,800원

ISBN
979-11-5581-258-7 (03900)





저역자 소개

  
카시아 세인트 클레어(Kassia St Clair)
 
기자, 작가. 2007년 브리스톨 대학교를 졸업하고, 옥스퍼드에서 18세기 여성 복식사와 무도회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코노미스트》에서 '책과 미술' 담당 편집자로 일했다. 그의 첫 책 『컬러의 말』은 12여 개국에 번역되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두 번째 책 『총보다 강한 실』에서 그는 그동안 다뤄진 적 없었던 '실의 역사'에 주목한다.
 
이 책은 그의 저널리스트적 집요함과 연구자로서의 전문성이 더해진, 감각적인 필치의 역사서이다. 발간 후 영국 BBC의 Radio 4에서 이 주의 책으로 선정되었으며, 영국 《선데이 타임스》 올해의 책, 서머싯 몸 상 후보에 올랐다.
 
그는 댈러스 미술관,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 소호하우스 같은 국제 행사장에서 색과 직물, 실의 역사에 대한 풍부한 이야기들을 전하고 있다.

 
안진이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대학원에서 미술이론을 전공하고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영혼의 순례자 반 고흐』, 『헤르만 헤르츠버거의 건축 수업』, 『타임 푸어』, 『마음가면』, 『포스트자본주의: 새로운 시작』, 『지혜롭게 나이 든다는 것』, 『컬러의 힘: 내 삶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언어』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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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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