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어렸을 적 추억을 불러오는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2019

따뜻한 동심을 가슴에 품을 수 있는 전시.
글 입력 2020.03.07 23:40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Anna_Desnitskaya_3.jpg

 


책의 일러스트를 그리는 작업을 한 것이 작년이었다. 개인적인 작업이 아닌 책의 본문을 설명하는 보조로서 그림을 그린 적은 처음이었기에 고민을 거듭하고 여러 가지 그림이 담긴 책들을 찾아보곤 했다. 어른이 되어서 그림책을 다시 펴볼 줄은 몰랐는데, 이때의 작업 덕에 머릿속에서 희미하게 멀어져 갔던 어렸을 적 추억들을 되살려볼 수 있었다.

 

형형색색을 띤 그림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보면 선이나 색, 모양과 대상의 움직임 등 모든 요소 하나하나가 세심하게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아이들을 위한 따뜻한 글들에 걸맞은 푸근한 그림들이라는 것도. 이번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은 그런 매력적인 일러스트와 그림책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어린이 책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볼로냐 아동 도서전의 ‘라가치상’2019 수상 도서 16권이 전시되어 있는 만큼, 뛰어난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아름답고 순수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음에 가슴이 설렌다.

 

위 전시에서는 그림책 전시뿐만 아니라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수상자 76명의 작품 300여점 등 어른들을 위한 일러스트 원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고 한다. 전시를 관람할 때 원화 대신 작품을 재구성한 영상이나 인쇄물로만 볼 수 있는 경우엔 아쉬움이 있었는데, 원화를 통해서 일러스트의 선과 질감, 터치, 작품의 깊이를 눈으로 직접 보며 확인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작품에서 풍기는 그 분위기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다.


ⓒKIM_SEULKEE_2.jpg


일러스트의 매력은 본문 속의 글을 담는 것을 넘어서 독자가 그림을 통해 글에서 쓰여있지 않은 영역까지도 상상의 나래를 펼쳐 나머지 공백을 스스로 그려나갈 수 있도록 사고를 더 풍요롭게 해준다는 것에 있다. 여러 마디의 글을 하나의 그림으로 어떻게 담아서 온전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는 지금도 필자에게 여전히 어려운 고민 중 하나이다.


그리고 이것은 필자뿐만 아니라 창작을 업으로 삼는 이들이 한 번쯤 고민해보았던 사항일 것이다. 이번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은 매년 세계 80개국에서 3천여 명이 넘는 아티스트가 지원한 가운데 선정된 최고의 작품들을 선보이는 만큼 그 고민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을 통해 선정된 작품이기에 각 작품이 실험적이고 감각적일 뿐만 아니라 세계 일러스트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전시로도 유명하다. 예술을 애호하고 그림을 그리는 작가를 비롯한 사람들에겐 다양한 색감과 화풍을 경험하며 배워갈 수 있는 좋은 참고서가 되어줄 것이며, 현재 일러스트 트렌드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친절한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18.jpg

 


미술을 비롯한 문화예술에 발을 담가 보았던 이들을 논외로 하더라도, 미술과는 그저 멀리 문밖에서 바라보기만 했던 서먹한 관계였던 사람들에게도 이번 전시는 어렸을 적 추억들을 떠올리며 그 따뜻한 동심을 가슴에 담아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모두가 어린 시절에 접했지만, 지금까지 인상 깊게 머릿속에 남아있는 동화책 그림의 일부분, 혹은 더 작은 어렴풋한 파편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필자에겐 작가 로알드 달의 책에 자주 실렸던 일러스트레이터 퀸틴 블레이크의 그림이 아직도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책 <제임스와 슈퍼 복숭아>에 실린 그림 중에 ‘집보다 더 크게 자란 복숭아 안에서 제임스와 곤충들이 함께 모험을 떠나는’ 그 장면을 떠올릴 때면 아직도 입가에 미소가 어린다.

 

놀랍게도 일러스트레이터 퀀틴 블레이크 또한 1996년에 [어릿광대]책으로 볼로냐 국제 아동 도서전에서 그 해의 어린이 책으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1967년부터 시작된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의 오랜 역사를 다시금 실감하게 된 부분이었다. 퀀틴 블레이크를 포함한 일러스트레이터 알탄, 무나리, 이노첸티, 루자티, 숀탠 등이 위 전시에 선정되어 참여했으며,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은 지금도 미래를 이어갈 수많은 예술가가 거쳐 가는 등용문의 역할을 하고 있다.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2019 월드 투어 전시>에서 선보이는 2018년 수상자 ’벤디 베르니치‘ 의 특별전과 올해의 작가 76명의 원화 300여 점을 포함한 메인전시, 비주얼 아이덴티티 선정작가 1명이 선보이는 Masha Titova 특별전,보림출판사의 ‘책을 품은 벽’ 등 풍성한 전시 콘텐츠를 통해서 따뜻하고 다채로운 그림을 만나볼 수 있음과 동시에 뭉클한 감정을 가져다줄 것이다.


 

공모전포스터.jpg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 세상을 담는 그림 -

 

 

일자 : 2020.02.06 ~2020.04.23

 

시간

오전 10시~ 오후 7시

(매표 및 입장마감 오후 6시 20분)

 

*

매주 월요일휴관

 

장소

예술의전당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

 

티켓가격

성인 : 12,000원

청소년 : 10,000원

어린이 : 9,000원

 

주최

예술의전당, ㈜씨씨오씨

 

주관: 메이크앤무브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윤수현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5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