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앙상블이여, 뮤지컬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켜라 - 더블 캐스팅 [TV]

글 입력 2020.03.03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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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뮤지컬을 사랑하는 나의 구미를 당기는 TV 프로그램이 생겼다. 바로 tvN에서 방영 중인 ‘더블 캐스팅’이다. 더블 캐스팅은 ‘대한민국 최초 뮤지컬 앙상블 서바이벌’을 타이틀로 내세운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화려한 무대 위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쉬지 않고 움직이지만 주인공에 가려져 주목받지 못하는 앙상블 배우들. 끼와 재능을 겸비한 앙상블 배우들에게도 주어지는 기회는 턱없이 부족! ‘뮤지컬계 숨겨진 보석’ 앙상블 배우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본인의 이름 석 자를 각인시킬 수 있는 무대를 제공! 그들이 진짜 무대 위 주인공이 되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한다! 총상금 1억 원! 경연을 통해 우승한 ‘단 한 명의 앙상블’에게는 대극장 뮤지컬 주인공이 될 특별한 기회가 주어진다!


 

뮤지컬에서 앙상블이라는 존재의 중요성은 말할 수 없이 크다. 무대에서 춤과 노래, 연기로 장면 장면의 드라마틱함을 살려주고, 극에 생동감과 다채로움을 불어넣는 존재들이다. 앙상블이 없이는 뮤지컬이 완성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앙상블 배우가 적절한 대우와 관심을 받기는 어렵다. 이들에게 ‘더블 캐스팅’은 대중들의 관심을 받고, 메인 배우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나는 ‘더블 캐스팅’의 제작 소식을 듣고 좋은 취지의 프로그램, 정말 필요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며 기대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달 22일 첫 방송과 29일 2회분을 보며 사실 실망이 컸다. 심사위원은 극찬을 하며 합격하는 참가자들의 실력이 나에게는 좋게 느껴지지 않았고, 뮤지컬 오디션임에도 불구하고 노래만을 보여주는 경연 방식 역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또한 여타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지나치게 그림을 만드는 것에 치중한 편집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물론 참가자들의 실력은, 첫 방송을 본 후 며칠간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해가 가는 부분이었다. 앙상블만 하던 배우들이 대중들 앞에서는 처음으로 주연의 넘버를 혼자 부른 것인데, 나는 이미 경험이 충분하고 노련한 기존의 주연 배우들을 기준으로 듣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2화를 보니, 참가자들도 충분히 노래를 잘 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노래만을 보여주고 있는 경연과 지나치게 드라마를 만들고 있는 부분에 대한 나의 불만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뮤지컬 배우들은 노래, 춤, 연기를 모두 잘 해내고, 또 해내야 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뮤지컬 배우들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하면서 노래만 부르게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참가자들은 핸드 마이크를 들고 노래했다. ‘스프링 어웨이크닝’과 같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실제 뮤지컬 공연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2회 방송이 끝나고 다음 화 예고에 나온 대로 라면 3화에서 역시 배우들은 ‘노래’를 부를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과연 이 프로그램이 ‘뮤지컬 배우’들을 위한 프로그램인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프로그램의 편집도 정말 실망스러웠다. 그동안 주목을 받지 못했던 앙상블 배우들의 진 면모를 보여주는 방송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배우들의 사연에 지나치게 집중한 방송을 만들었다. 이로 인해 방송에 비치지도 못한 배우들이 넘쳐났고, 이는 형평성의 문제로 이어지기도 한다. 대중들에게 자신의 실력을 어필조차 못한 배우들이 대중들의 관심을 받는 것은 거의 불가능이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은 ‘더블 캐스팅’에 대한 실망보다 희망과 기대가 더 크다. 앞으로 방송될 회차가 훨씬 더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과 앙상블 배우들뿐만 아니라 뮤지컬 시장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커졌으면 좋겠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인 뮤지컬 시장이 다시금 성장할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앞으로도 매주 토요일 저녁 ‘더블 캐스팅’을 시청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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