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누구를 위한 음악일까? - 1일 1클래식 1기쁨

클래식을 읽다- <1일 1클래식 1기쁨> 리뷰
글 입력 2020.02.21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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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년 전 겨울, 어두운 밤거리를 걷다가 심심해서 이어폰을 꺼내들었다. 평소에 듣는 음악 플레이 리스트들을 뒤져보았지만 그다지 내키지 않았다. 그날은 새로운 노래를 듣고 싶었다.


그래서 갑자기 잘 듣지도 않는 클래식 라디오를 채널을 들어갔다. 그렇게 깜깜하고 희미한 가로등이 켜진 곳, 이따금 차들이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지나다니는 도로를 걸으면서 클래식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그때 분위기를 생각해보면 납치 안 당한 게 다행일 정도다)

 

아무튼 이 날 여러 클래식 음악을 들었었는데, 그 중 가장 기억 남는 곡이자, 내 인생 클래식 곡은 바로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2악장이다.


 

 


라디오 진행자가 모차르트의 생애에 대해 간략히 이야기해주고 그 음악을 들려주었는데, 사연을 듣고 음악을 들으니 더 감동적으로 와닿았던 것 같았다. 그리고 작곡가 개인의 사연도 있지만, 지금 이곳에서 그의 음악을 듣고 있는 나 자신도 애틋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때 느낀 바로는 음악이 주는 감동은, 상황에 따라 달라진 다는 것이었다. 만약 그 음악을 집 소파에 누워서 들었다면 크게 감흥이 없었을 텐데, 쓸쓸한 장소와 시간대에 그 음악을 들으니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덕분에 모차르트의 하나뿐인 클라리넷 연주곡은 내 생에 최고의 클래식 음악이 되었고, 지금도 가끔 꺼내듣는 음악이 되었다.

 

*

 

이를 시작으로 '클래식 음악도 같은 음악이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워낙 들어야하는 음악들이 많았고, 클래식 음악은 항상 뒷전이었다. 또 핑계이긴 하지만, 모든 클래식 음악이 내 취향도 아니었고, 마음에 드는 클래식 음악을 찾기가 귀찮기도 했었다. 그러다가 <1일 1클래식 1기쁨> 이라는 도서를 접하게 되었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클래식에 대해 사람들이 갖고 있는 일반적인 편견(어렵다, 고급지다, 들어야만한다 등) 을 내려놓고 클래식도 똑같은 우리가 자주 듣는 음악적 DNA를 가지고 있다는 걸 (어쩌면 시초에 가깝다)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게 클래식을 남몰래 짝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가?' 막막한 이들에게 저자는 12개월 분량의 클래식 리스트를 선물한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작곡가는 누구누구이며, 어떤 형식의 음악형태가 존재했고 등등... 확실히 학교 음악시간에 배우는 딱딱한 책은 아니었다.


책 소개에는 '클래식 입문서'로 돼어있지만, 읽은 바로는 이 책은 '클래식 이야기'에 더 가까운 듯 하다. 아마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1일 1클래식 1기쁨_표지 1.jpg

 

 

이 책에선 매일매일 읽고 들을 클래식이 하나씩 준비되어 있다. 10일이 조금 넘는 독서 기간 동안, 책을 다 읽지는 못했지만 하루에 두세 개씩 클래식 음악을 읽고 들었다.


음악뿐만 아니라 그 음악을 작곡한 스토리도 굉장히 인상 깊었다. 누군가의 탄생과 죽음의 날짜에 그 작곡가를 기념는 음악, 나치 홀로코스트에서 유대인들이 사랑했던 음악, 유명한 영화의 분위기를 사로잡았던 배경음악, 한 국가의 전통 춤과 어우러진 음악, 뮤지컬이나 오페라 등에서 많이 등장한 클래식 음악 등등. 알고 들었을 때의 재미가 엄청났다. 그중 인상 깊었던 몇 개의 곡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1. Trumpet concerto in d major 1 adagio by georg philipp telemann

 

 

 


필리프 텔레만의 생애를 보여주는 음악 같이 느껴졌다. 저자가 말하길, 복잡한 대위법의 황제인 바흐와는 다르게 그의 음악은 직설적이고 서정적인 선율이 특징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살아 생전, 당시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음악이 진지하지 않다고 비판을 받았지만, 지금의 내가 듣기엔 충분히 진지해 보이는 것 같다. 기억은 잘 안 나는 데, 페이지의 빈공간에 짧게 한줄평을 적어놓았더라. '멋진 이의 삶이 담긴 음악 같아요.'라고.

 

 

2. Piano sonata, op.1 by Alban Berg

 

 

 


"오늘 듣는 이 곡에서 베르크는 쇤베르크의 '발전적 변주' 이론을 따르고 있다. 하나의 음악적 아이디어로 시작하여, 극적인 드라마와 계속된 변화, 그리고 조성의 파괴를 거쳐, 마침내 처음의 자리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 2월 9일

 

모든 음이 공평하게 사용 된 음악이라고 한다. 처음 들었을 때는, 일반적인 클래식 음악과 달라서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막 치는 것 같으면서도 음이 맞는 것 같고, 이상하게 멋지게 느껴졌다. 그리고 아마도 다른 곡에 비해 더 작곡하는 데 어렵지 않았을까 싶다.

 

 

3. Cello Suite no.1 in G major 1: Prelude by Johann Sebastian Bach

 

 

 


클래식에 문외한인 나도 알고 있는 곡이었다. 바흐 시대에 첼로 음악의 비중이 적었고, 이 곡으로 인해 첼로의 역사가 시작됬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한다. 사연을 듣고 들으니 더 아름다워보이는 건 덤인가 보다. 다음에는 서곡말고 나머지 곡들도 다 들어보고싶다.

 

 

4. Flute Concerto in A minor 1: Allegro assai by Carl Philipp Emmanuel Bach

 

 

 


음악계에서 가장 유명한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아들 카를 필리프 에마누엘 바흐의 곡이다. 당시 프리드리히 대왕의 궁전에서 연주자로 일했다고 한다. 프리드리히 대왕이 플룻 연주하는 것을 좋아해서 바흐를 포함한 많은 작곡가들에게 플루트 곡을 의뢰했다고 한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이 플루트 협주곡이였다. 초반 부분에는 현악기만 나와서 뭔가 싶지만, 후반부에 갑자기 튀어나오는 플루트의 존재감은 압도적이다. 무엇보다 연주자가 숨을 쉬는지가 궁금해지는 곡이다.

 

 

5, Nocturne for violin and piano lili boulanger


 

 

 

'클래식 음악은 아침에 듣는 게 좋겠구나!' 라는 생각이 든 곡이다. 아침 7시인쯤 책상 앞에 앉아 몽롱한 상태로 듣기 시작했는데, 바이올린의 감정선을 따라가면서 집중하다보니 어느새 끝나 있었다.


이 곡은 여성 작곡가 릴리 불랑제의 곡으로 이른 나이에 요절한 안타까운 작곡가지만, 엄청난 재능을 가진 사람이었던 것 같다. 소행성대에 한 행성인 (그녀의 이름을 딴) '1811 릴리스' 행성 이야기도 꽤 흥미롭다.

 

 

1일 1클래식 1기쁨_표지 입체.jpg


 

1일 1클래식 1기쁨
- Year of Wonder -


지은이
클레먼시 버턴힐
 
옮긴이 : 김재용

출판사 : 윌북

분야
서양음악(클래식)
예술에세이

규격
145*220mm

쪽 수 : 416쪽

발행일
2020년 01월 15일

정가 : 17,800원

ISBN
979-11-5581-255-6 (03670)
 

 

 

 

김다연.jpg

 

 

[김다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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