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내가 런던에 간 이유, 뮤지컬 "Everybody’s Talking About Jamie" [공연예술]

글 입력 2020.01.27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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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에서 2박 3일 동안 뮤지컬만 네 편 보고 오기. 누군가는 말도 안 된다며 고개를 젓겠지만, 나한테는 말이 되는 이야기였다.

 

 


 

 

상상한 해왔던 '뮤지컬 여행'을 실행에 옮기게 만든 건 바로 동영상 하나다. “Everybody’s Talking About Jamie“라는 뮤지컬의 한 장면인데 이 짧은 영상을 몇 번이나 돌려봤는지 모르겠다. 이 장면, 이 넘버를 꼭 직접 보고 듣고 싶었다. 찾아보니 드랙퀸이 되고 싶은 영국 고등학생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뮤지컬이었고 이미 런던에서는 많은 사랑을 받고 있었다.


암스테르담에서 학교를 다녀야 했기에 주어진 시간은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총 2박 3일뿐이었다. 금요일 저녁, 토요일 낮, 토요일 저녁, 그리고 일요일 낮 공연까지 알차게 보고 돌아오기로 계획을 세웠다.


볼 수 있는 공연은 총 네 편, 고심 끝에 “Wicked”, “The Book of Mormon”, “Everybody’s Talking About Jamie”, “Matilda”를 보기로 했다. 그중 가장 기대했던 작품 “Everybody’s Talking About Jamie”에 대해 먼저 적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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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ollo Theatre 앞에서 찍은 티켓 사진

 

 

토요일 아침, 세수만 대충 하고 숙소를 나섰다. “Everybody’s Talking About Jamie”의 데이 시트(Day Seat)를 구매하기 위해서다. 데이 시트란 공연 당일 아침에 극장에서 한정된 수량만큼 판매하는 티켓으로, 극장마다 차이는 있지만 저렴한 가격에 티켓을 구입할 수 있다. 매표소 오픈 시간보다 한 시간 일찍 갔더니 줄이 길지 않았다. 10시가 되자 극장 문이 열렸고 29.5파운드라는 저렴한 가격에 D열을 구매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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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body's Talking About Jamie"의 포스터.

 

 

공연 시작 30분 전쯤 Apollo Theatre에 도착했다. 반짝거리는 극장 간판과 이곳저곳 붙어 있는 공연 포스터가 날 설레게 했다. 공연장 안에서 OST, 대본집 등 다양한 MD를 판매하고 있었다. 바로 지갑을 꺼내려다가 공연이 혹시 기대만큼 좋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1%의 걱정 때문에 1막을 보고 나서 생각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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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열에 앉아 찍은 무대의 모습. 무대는 높은 편이다.

 

 

자리에 앉아 무대를 바라보는데 가슴이 두근거렸다. 영상으로만 봤던 무대가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날 이곳에 오게 만든 넘버 “And You Don’t Even Know It”으로 시작한 1막은 순식간에 끝나버렸고, 난 인터미션이 되자마자 뛰쳐나가 OST와 대본집, 프로그램북을 샀다.


뮤지컬 “Everybody’s Talking About Jamie”는 드랙퀸을 꿈꾸는 영국 고등학생 제이미의 이야기다. 제이미는 많은 어려움에 부딪히지만, 그의 곁에는 생일 선물로 빨간 하이힐을 건네는 엄마, 그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격려해주는 친구 프리티와 드랙퀸 옷가게 주인 휴고가 있다. 제이미는 그들의 응원 속에서 꿈을 향해 나아간다.


“Spotlight”이라는 넘버 중 “Out of the darkness, into the spotlight”이라는 가사가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어둠 속에서 나와 스포트라이트 속으로. 제이미의 모습을 표현한 가사이자 관객들에게 전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다.


정말 기대했던 제이미의 드랙퀸 데뷔 모습이 짧은 영상으로만 표현되는 점은 아쉬웠다. 그럼에도 이 작품은 기대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일단 넘버가 너무 좋아서 ‘넘버 덕후’인 난 당연히 이 공연에 매료될 수밖에 없었다.


제이미 역의 Layton Williams를 비롯한 모든 배우가 전하는 에너지에 나까지 행복해지고 힘이 났다. 특히 커튼콜에서 배우들이 한 명씩 자신만의 짧은 춤으로 객석을 향해 인사하는 게 정말 매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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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렛, OST, 프로그램북, 대본집과 티켓.

 

 

숙소로 돌아오는 길 내내 흥분이 가라앉지 않았다. 유럽에 있는 친구들과 아직 안 자는 한국 친구들한테까지 연락해 자랑하고, 유튜브에서 “Everybody’s Talking About Jamie”의 거의 모든 영상을 찾아본 뒤에야 잠이 들었다. 한국에 꼭 들어왔으면 하는 작품이자 언젠가는 들어올 것 같은 작품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빨리 올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뮤지컬 <제이미>가 올해 7월 7일부터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공연된다고 한다. 과연 끼가 흘러넘치는 제이미 역할을 누가 소화할지, 수많은 멋진 넘버와 대사를 어떻게 우리말로 번역할지 걱정 반, 기대 반이다. 런던에서 느꼈던 감동을 한국에서 다시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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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호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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