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이 빛이 그대에게 닿기를 - 빈센트 반 고흐 [공연]

글 입력 2020.01.03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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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한 번만 안아봐도 될까요?

 
뮤지컬을 보러 갈 당시, '빈센트 반 고흐'를 알고 싶었다. 그리고 공연을 본 후, 나는 그를 너무 많이 알아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나의 앎보다 더욱 빛나던 사람이었고, 더욱더 아픈 사람이었다. '빈센트 반 고흐', 나는 그를 만나고 온 것이 아니라, 그를 느끼고 왔다고 말하고 싶다. 공연장에서 나는 잠시 그가 되어볼 수 있었다.

'빈센트'의 삶을 따라 걷다, 그가 살면서 느꼈을 패배감과 우울감을 마주쳤다. 그를 작아지게 만드는 경제적 어려움, 아버지와의 불화. 그를 둘러싼 많은 것들이 그를 편안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는 많이 방황하고 많이 지쳐있었고, 그런 그를 늘 지켜주던 것은 그의 동생 '테오 반 고흐'였다.
 
'테오'에게 '빈센트'는 아픈 손가락이었을 것이다. 그는 '빈센트'가 단지 자신의 형이라서가 아니라, 그의 예술을 높게 치기에 그가 인정받기 바란다고 말했다. 나는 실제 '테오 반 고흐'의 마음이 그랬으리라 생각한다. '빈센트'의 그림이 진심으로 잘 되기를, '테오'는 바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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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의 아픔과 함께, 그가 그림을 얼마나 사랑했는지가 함께 느껴졌다. 두 감정이 만나 폭발했다. '빈센트'가 겪어야 했을 아픔과, 그림에 대한 천재적 열정은 마치 섞이면 안 되는 두 화학 물질처럼 섞여버렸다.

'빈센트'는 주체할 수 없는 감정들 사이에서 자신을 지키기 어려워했다. 알코올 중독이나 정신 착란 증세는 그가 얼마나 약해졌는지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고갱'과의 인연이 끊기며 그는 울부짖었다. 그의 안에 있던 모든 감정이 뒤섞여 잘못된 폭발을 일으켰고, 그는 무너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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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가 뮤지컬에서 느낀 '빈센트 반 고흐'는 살고 싶은 눈빛을 가진 사람이었다. 진심으로 예술을 사랑한 화가, 정말 열심히 그리고 싶어하는 화가였다. 그를 아프게 하는 것들 속에서도 어떻게든 붓을 잡고 싶어 했고, 자신을 잃고 싶지 않아 했다. 그가 되지 못해본 타인들은 알지 못할 그의 절규를 보았다. 그는 진심으로 자신의 삶을 사랑했다.
 
'테오'가 있어서 그가 오랜 기간 버틸 수 있었다지만, 그와 '테오'의 마음이 세상에 닿지 못했음이 안타깝다. 만약 그들의 예술을 세상이 알고 그에게 기회를 주었다면, 단 한 번이라도 그의 예술을 봐주었다면, 그는 어땠을까. 나는 그가 "더 훌륭한 화가"가 되었을 거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더 행복한 화가"가 되었을 것 같아서, 그러길 바라서 마음이 계속 아프다.

 
 
'빈센트 반 고흐'를 느끼다.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의 연출은 정말 대단했다. 공연의 조명과 음향은, 공연장 내의 모든 것들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무대 위에 죽어있는 것은 없었다. 배경 하나하나까지 전부 섬세함 연출로, 그것들이 그곳에 "생존함"을 확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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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영상 기술로 완성된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의 배경은 살아 움직였다. 바람에 따라, '빈센트'의 발걸음에 따라 하나둘 움직였다. 배경의 생존은 시간을 흐르게 했고, 장소에 현실감을 불어넣었다.

그가 무엇을 보고 어떤 그림을 그렸는지, 어떤 빛이 그에게 어떤 영감을 주었는지, 잘은 몰라도 느낄 수 있었다. 그의 그림으로 무대가 뒤덮이자, 비로소 그가 바라보던 하늘이, 그의 방이 어떤 모습이었을지 상상할 수 있었다. 그러자, 그가 살던 세상은 참 예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모든 그림은 영상으로 캔버스에 나타났다. 3D 영상으로 담아내지 못할 그의 그림은 없었다. '빈센트'가 그려냈던 수많은 이야기는 무대 위에서 춤을 췄고, 약속한 듯 자기 자리를 찾아갔다.

상영된 그의 그림에 거짓은 없었다. 모조품이나 소품을 활용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그의 그림을 담아낼 수 있었지만, 직접 영상으로 표현함으로써 정말 그의 그림은 그 장소로 소환될 수 있었다. 마치 고흐의 미술관에 온 듯, 그의 그림들이 무대 위를 춤추는 것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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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에서 살려낸 가장 결정적인 것은, 바로 '빈센트 반 고흐'라는 화가가 품었던 감정이었다. 그가 술을 마시고, 정신적으로 고통받을 때, 음악은 그와 함께 불협화음을 냈고, 조명은 불안정하게 빛났다. 그가 고통에 울부짖을 때, 3D 영상으로 펼쳐진 그의 공간은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그의 고통이 절정에 달했을 때, 음향과 조명, 영상이 모두 하나가 되어 감정을 살려내 관객에게 전달했다. 공연은 관객으로서 느낄 수 있는 모든 감각을 깨워냈다. 온몸으로 '빈센트'의 감정을 체험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나는 관객이 '빈센트'를 만난 것이 아니라, 그가 되어본 것이라 생각한다. 그의 감각을 온전히 느꼈기 때문이고, 그것이 무척 아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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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ncent, hi t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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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끝난 후, 나는 화가 '빈센트 반 고흐'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했다. 그를 너무도 안아주고 싶었다. 그와 그림과 예술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에게 당신은 정말 멋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내가 사는 이곳에서 '빈센트 반 고흐'는 너무도 유명하고, 인정받는 화가인데, 정작 그는 알지 못하고 그렇게 울부짖어야 했다는 게 너무 안타깝다. 이제라도 그를 알아주는 게 그에겐 좋은 일이겠지? 그의 그림은 나날이 빛이 더해지고 있는데 지금 너무도 어두운 곳에 잠들어있을 그를 생각하니 눈물이 날 것만 같다.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는 나에게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 화가의 삶을 아는 일은 쉽다. 그에 관한 서적, 정보를 읽고 아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는 감정을 전달하고, '빈센트'와 '테오'의  마음을 노래한다. 그들은 누구보다 서로 사랑했으며, 삶을 소중히 여겼다. 그들이 서로와 삶을 향해 가지던 태도는 진지했고, 그 자체로 빛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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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빈센트 반 고흐'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를 꼭 한번 보면 좋겠다. 공연에서는 다른 곳에서 만나기 어려운 '빈센트'와 '테오'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지금껏 '빈센트 반 고흐'라는 화가를 사랑해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가질 것이다. 참 빛나던 사람을 사랑했구나, 하고 그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빈센트 반 고흐'는 자신만의 빛을 표현하는 화가였다.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가 빛으로 담아낸 그의 그림과 감정들은 아프지만 예뻤다. 매일매일 더 빛나면 좋겠다. 그의 그림도, 그의 가치도, 그리고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도, 더욱더 반짝여 그가 잠든 그곳까지 닿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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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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