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정류장에서 만나요 - 뒤 돌면 앞 [연극]

연극 <뒤 돌면 앞> 프리뷰
글 입력 2019.11.16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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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박종관, 이하 예술위)와 한국극작가협회(이사장 김수미, 이하 극작가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봄 작가, 겨울 무대」 공연이 11월 8일부터 24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개최한다.
    
「봄 작가, 겨울 무대」는 단막으로 신춘문예에서 당선된 작가들이 장막 희곡을 쓸 수 있도록 여러 도움을 주는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의 기획공연이다. 2008년 시작되어 신진 작가들에게 신작 집필과 무대화의 기회를 제공해왔으며 2013년  중단되었다가 예술인들의 뜨거운 요청으로 2018년 부활했다.
    
2019 「봄 작가, 겨울 무대」에서는 <화성은 빨갛지 않다>, <탈날라 하우스>,  <뒤 돌면 앞> 세 작품이 선정되었다. 이 중 조은희 작, 박해성 연출의 <뒤 돌면 앞>은 등장인물들의 시적 언어가 주는 뺴어난 매력을지녀 좋은 작품이 기대된다는 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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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흙먼지 없이 휑한 날, 영온은 정류소에 앉아 기다리고 있다. 사람들은 항상 그 자리에 있는 영온에게 버스에 대한 정보를 묻는다.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나빈은 학원 노선의 버스를 매번 놓친다.

 

나빈의 외할아버지인 원호는 그런 나빈을 걱정해서 따라다닌다. 나빈의 주머니와 가방은 원호가 챙겨준, 택시비로 가득 차 있다. 원호는 정류소로 향할수록 그곳에 있는 영온이 궁금하다. 영온은 버스를 놓치는 나빈이 의문이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릴 때는, 기다림을 위한 기다림에 집중하게 된다. 버스가 오기까지의 몇 분 사이에 다른  것을 하기에는 정류장은 정류장일 뿐이다. 목적지도, 출발지도 아닌 그저 정류장이기에, 기다림에 충실한 것만이 정류장에 있는 우리의  몫이다.
      
기다림에 집중하다 보면, 다른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모두 각자의 이야기를 안고 자신을 어딘가로 데려다줄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누군가는 하루를 끝내기 위해, 누군가는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버스를 기다린다. 내리는 사람과 타는 사람의  교차 속에서 수많은 삶이 지나친다. 어떤 삶들이 오가는지 알 수 없기에, 짐작만 할 뿐이다. 타인의 삶을 짐작하고, 궁금해하며  지루한 기다림을 이겨낸다. 나의 버스가 올 때까지.
      
우린 서로 다른 이야기를 가지고 있기에 우리의 목적지는 같을 수 없다. 같은 버스를 탄다고 우리가 함께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길을 가고, 그 과정에서 잠시 같은 방향을 바라볼 뿐이다. 버스를 기다리는 건 운명을 기다리는 것과 같다.  정류장에서 우리는, 자신의 운명을 기다리다 문득 옆 사람의 운명을 궁금해하고, 생각한다. '저 사람은 학원 끝나고 집 가는 학생,  저 사람은 퇴근길, 저 사람은 지금 놀러 나가는 것 같고, 저 사람은 버스를 놓쳤네.'
      
수많은 이야기와 운명이 모여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우리는 타인을 엿본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차림으로 마주치는  사람들도 있다. 서로에 대한 지레짐작만 한껏 안은 채 스쳐 감을 반복한다. 그래서인지, 유독 지치는 날엔 정류장이 어렵다. 다들  어떤 삶을 살아가나 멍하니 보고 있곤 한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른 척, 나의 운명을 따라 다시 그 자리를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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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조은희'는 <뒤 돌면 앞>을 통해 우리의, 지금의 앞을 다루고 싶다. 남겨진, 떠난, 기다리는, 이들은  모두 정류소에 모인다. 과거, 현재, 미래가 이 장소에 있다.
 
남겨진 이들은 현재에 있는 것 같지만 사실 과거, 미래를 왔다 갔다 한다. 떠나는 이들은 미래에 있는 것 같지만 과거, 현재를 그리워한다. 그런 부분이 뒤를 도는 당사자에겐 앞이라고 생각했다.
 
      
우리의 앞에는 서로 다른 것들이 놓여 있다. 우리가 기다리는 버스가 서로 다른 것처럼, 우리의 운명이 완전히  다른 것처럼, 내가 보는 것은 순전히 나만의 것들이다. 정류장은 뚜렷한 목적성을 지닌 장소이기에, 우리는 우리의 앞에 집중을 한 채  스쳐 간다. 내가 짐작하는 타인의 운명도, 그저 내 눈앞에 보이는 대로 짐작할 뿐이다. 짐작을 넘어 한 걸음 다가가는 일은 쉽지  않다.
      
연극 <뒤 돌면 앞>은 이렇게 정류장에서 교차하는 삶의 이야기를 다룬다. 영온, 나빈, 그리고  원호. 그들은 각각 어떤 운명을 바라보고 있던 걸까? 타자에 대한 관심과 소통이 자꾸만 사라지는 사회 속, 인물들은 과연 서로에  대한 호기심을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까? 정류장이란 곳의 알 수 없는 삭막함을 <뒤 돌면 앞>이 어떻게 풀어낼지  궁금하다. 그 안에 분명히 존재할 온기를 느끼고 싶다.
     
이번 연극을 통해, 정류장이라는 스쳐 가는 공간에서 새롭게 만들어질 이야기가 기대된다.  앞만 보며 지나치는 순간들 속, 우리가 서로를 알아보고 위로할 기회를 만든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저 타인은 타인인 채 내 앞을  향한 걸음에 바쁘다. 조금 더 쉬어갈 수 있다면, 잠시 여유가 있다면, 우리는 서로의 운명을 나눌 수 있을까? 서로의 앞을 나누고 눈을 맞추는 일을, 해낼 수 있을까?
      
특히나 연극 <뒤 돌면 앞>은 시적 표현으로 극찬을 받은 작품인 만큼, 한층 더 아름답고 따스한  정류장의 이야기를 기대한다. 바삐 스쳐 가던 정류장이란 공간이 조금 더 따뜻한 공간이 되길 바란다. 혹여 나처럼 지친 날의 정류장이 어려운 사람이 있다면, <뒤 돌면 앞> 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정류장을 만나길 바란다. 그곳에서 서로의 앞을 함께 이야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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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봄 작가, 겨울 무대」 中
<뒤 돌면 앞> 낭독공연
 
 

 
 

2019 봄 작가, 겨울 무대
<뒤 돌면 앞>
   
일시
 
2019.11.22.(금) ~ 11.24(일)
금 8시, 토 3시/7시, 일 3시
   
장소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조은희 작
박해성 연출
극단 상상만발극장
   
출연 선명균, 김훈만, 문현정, 신사랑, 차승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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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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