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여성과 스포츠 - 레몬 사이다 썸머 클린샷

스포츠 젠더에 대한 생각들
글 입력 2019.10.11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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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판 커리 농구화는 왜 남성용만 나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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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아머는 NBA의 농구 스타 스테판 커리(Steph Curry)의 농구화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었다. 농구화 '커리 시리즈'는 스테판 커리의 인기와 더불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던 중, 미국의 9살 학생 라일리 모리슨은 '커리 6'의 아동용 농구화가 남아용밖에 없다는 사실을 SNS를 통해 전달했다.
 
 
“나는 당신의 경기를 자주 보러 가는 열렬한 팬입니다. 당신이 두 딸을 키우는 아빠로서 여성 운동 선수들을 지지할 뿐만 아니라 어린 소녀들을 위해 농구 캠프를 연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당신과 함께 일하는 언더아머가 남성용 신발만 판매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여성 역시 스테판 커리 5 신발을 살 수 있게 노력해줬으면 합니다.”
 

언더아머가 당연하게 '남아용' 카테고리만 만들었다는 것은 농구화의 대상이 여아가 아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9살 소녀의 손편지는 신발 사이즈가 함의하고 있는 불평등을 드러냈다. 이에 스테판 커리는 라일리에게 자필의 답장을 전달하며 '커리 6'의 여아용 사이즈와 함께 언더아머 홈페이지의 '여아' 카테고리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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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의 몇몇 종목은 성별의 제약을 함의하고 있다. 남성성과 여성성이 다르기 때문에 스포츠가 강조하는 성별은 암묵적인 규칙이 되었다. 하지만 그 규칙이 기능적 이유가 아닌 사회적 이유로 제한된다면, 그것은 개선의 여지가 있는 문제다. 왜 농구는 남성성을 가지게 되었을까? 농구에 여성성은 어울리지 않는 것일까? 스포츠 젠더는 기존 스포츠의 구조에 의문을 가진다.
 
일부 스포츠는 남성 독점화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스포츠는 신체적, 사회적, 경제적인 조건을 남성성과 연결해 참여 기준의 '차이'를 만든다. 결국 남성 독점화로 이어진 스포츠는 여성을 소외시킨다.
 

 

한국프로농구는 남녀 모두 길이 28m, 너비 15m의 국제농구연맹(FIBA) 규정을 준수한다. 3.05m로 골대 높이에도 차이가 없다. 유일한 차이점은 공인구의 크기 뿐.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소속 6개팀 선수들은 볼 둘레 72.4㎝~73.7㎝, 무게 510~567g 정도의 6호 공을 사용하지만, 하지만 한국농구연맹(KBL) 소속 10개팀은 평균 둘레 74.9㎝, 무게 600g의 더 크고 무거운 7호 공을 사용한다.


- 스포츠월드, 2017.09.13

 


경기의 규칙을 공유해 일정한 경쟁의 기준을 세운 스포츠의 룰은 절대적이다. 농구는 공의 크기와 무게, 코트의 넓이, 골대의 높이까지 표준화되어있다. 하지만 이러한 절대적 기준은 독점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골대에 더 높이 닿을 수 있는 사람이 농구에서 유리하며, 더 화려한 플레이를 보여준다. 농구를 만드는 자본은 농구에 적합한 남성 선수를 사용하며, 스포츠 쇼에 적합한 남성 리그를 만든다.
 
스포츠는 여성들이 남성들과 같은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법적으로 보장한다. 하지만 신체적, 사회적, 경제적 차이뿐만 아니라 스포츠를 즐기는 동등한 생활적 기회에도 스포츠 젠더의 문제가 일어난다. 스포츠는 겉으로 보이는 부분이 전부가 아니다.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은 우리의 인식 밖으로 숨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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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 사이다 썸머 클린샷>은 여성과 스포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스포츠라는 세계에서 여성이 겪는 불평등, 그리고 여성과 농구의 관계는 공연을 보기 전 생각해볼 수 있는 문제들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의 아래에서 중심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다.
 
장충체육관에서 14년 만에 여자프로농구(WKBL) 올스타전이 열렸던 날, <레몬 사이다 썸머 클린샷>팀의 첫 모임이 있었다. 모이기로 한 사람의 과반수가 이미 올스타전을 예매해놨었기 때문이었다. 한껏 농구에 취한 상태로 농구 연극을 만드는 데 합의했다.
 
그리고 각자의 농구 경험을 공유했다. 여성이 농구 하는걸 이상하게 바라보는 시선, 250보다 작은 사이즈의 농구화를 찾기 힘들었던 일, 같이 농구 할 사람이 없어 팀플레이 경험이 없는 것, 혼자 야외코트에서 연습할 때 느껴지는 견제와 위협들, 겨우 찾은 여성 아마추어팀에서 농구를 하면서 그 안에서 경험하고 발견한 이야기들까지.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레몬 사이다 썸머 클린샷>은 지금까지 이어진 기울어진 운동장이 잘못된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기울어진 운동장의 아래에 있던 사람들에게 마음껏 뛰놀 수 있는 평평한 운동장을 제공한다. 운동은, 농구는 성별에 상관없이 누구나 할 수 있으니까.

 
[줄거리]
 
"같이 농구 할래요?"
 
작업 중인 게임 시나리오의 클라이막스를 앞두고 한 문장도 쓸 수 없게 된 연정. 공원 자판기에서 제일 인기 없는 음료 레몬 사이다를 한 캔 뽑아 마시는데, 농구공을 든 재영이 나타난다.
 
농구 시민리그 참가라는 말도 안 되는 제안으로 연미, 환희, 혜준을 만나는 연정은 잠시 모든 걸 잊고 농구에 푹 빠진다. 살아온 환경도, 대회 참가 이유도 제각각인 다섯 명은 과연 팀이 될 수 있을까? 연정은 시나리오를 완성할 수 있을까?
 




레몬 사이다 썸머 클린샷
- 보통의 농구 연극 -


일자 : 2019.10.15 ~ 2019.10.20

시간
평일 8시
주말 4시

장소 : 서강대학교 메리홀 소극장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제작
플레이어F, 페미씨어터

후원
서울문화재단

관람연령
만 10세 이상

공연시간
80분





플레이어F


다양한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는 극을, 다양한 여성 창작자들이 무대를 중심으로 모여 그들이 가진 얼굴과 재능을 펼쳐보일 수 있는 서사를 꾸준히 선보이고 싶다. 말로 하는 설득보다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 하나가 더 많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믿는다.


페미씨어터

페미씨어터는 '페미니즘 연극제 운영'과 '페미니즘 연극 제작'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페미니즘 이슈가 사회를 휩쓸면서 페미니즘이 '여성우월주의'라거나 '남혐'이라는 등 페미니즘에 대한 오해도 늘고 있다. 그러나 페미씨어터가 바라보는 페미니즘의 목표는 궁극적인 성평등이다. 젠더 위계의 하위에 여성이 위치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사회분위기를 바꾸고, 존재조차 지워졌던 성소수자와 함께하고자 한다.

 
 
[김용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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