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사람과 작품, 서로를 마주하고 세상을 이야기하다 - 인디애니페스트2019

사람과 작품, 서로를 마주하고 세상을 이야기하다
글 입력 2019.09.0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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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애니메이션을 보다.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보다.


가을 보름달처럼 가득하다.


높은 가을 하늘을 가득 채운 보름달처럼

청청히 빛나는 독립애니메이션을 보다!


인디애니페스트2019, 올해도 볾!



인디애니페스트2019

- Indie-AniFest 2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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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작품을 보다, 작품이 나를 보다



전혀 모르는 것은 아니나, 내게 애니메이션은 특별히 관심을 두어 본 적이 없는 하늘에 떠 있는 구름 같은 것이었다. 어릴 때 재미로 보던 만화에 대한 기억이나 종종하던 덕질을 빼면 지금까지 애니메이션을 내 곁에 붙잡아 둔 적도, 혹은 그럴만한 기회나 계기도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 직접 찾아가기로 한 애니메이션은 내게 정말 새로운 예술 분야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쁘게도 애니메이션을 위해 애니메이션으로 모인 영화제인 인디애니페스트를 통해 그 첫 만남을 가지게 되었다.


자신의 색을 지켜내는 ‘독립’의 현장에서 그만의 언어로 이야기를 펼쳐낸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은 그것만으로도 나를 설레게 한다. 이번 만남이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어떤 공간을 선물하고 더 넓혀줄지 궁금하다. 알려지지 않은 그러나 곧 알게 될 미지의 세계가 또 하나가 내 앞에 놓였다.



자세한 인디애니페스트2019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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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Petal) 한국


총 5개의 부문으로 진행되는 인디애니페스트2019에서 나는 토요일의 일정을 채우고 있는 '아시아로’, ‘아시아 파노라마’ 부문의 작품과 동시에 다른 관에서 열리는 ‘해외 초청’ 부문의 ‘보리스 라베 특별전’, ‘새벽비행’과 ‘독립보행’ 작품의 일부를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다만 문제는 이 모두를 볼 수 없으니 선택을 해야 하는데, 현장에 가는 날까지 찬찬히 그리고 틈틈이 고민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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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홈페이지 - 프로그램 소개 일부 캡쳐


인디애니페스트 공식 홈페이지를 찾아가 작품의 소개를 살펴봤는데 작품 하나하나 같은 분위기와 모습 없이 자신만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작품 소개만으로 나를 사로잡은 작품들 중 기억나는 작품이 있다면 ‘아시아 파노라마’에 있던 차이 차이베이 감독의 ‘Half Asleep(잠결)’이었다.


모노톤의 단조로운 화면에서 잦은 손길로 그려진 여러 나비 혹은 나방의 무리의 스틸컷이 여러 작품 사이에서 문득 내 마음에 자리잡았다. 하지만 이미지 몇 장으로는 5분 남짓한 동안 이어질 이야기를 감히 짐작할 수 없으리라. ‘방 하나, 두 개의 몸, 소리 없는 관계’라는 짧은 시놉시스는 이 작품이 어떤 이야기일지 상상하게 만들면서도, 여전히 알 수 없어 나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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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플라워(EVERYFLOWER) 중국


정신이 병든 소녀가 집을 나와 기억으로 고통받는다. 마침내 집으로 돌아왔지만, 가족들은 이사 간 후였다. 십대의 삶에 유입되는 가족문제에 관한 이야기다.

- 에브리플라워 시놉시스



무엇보다 작품의 주제를 살펴보니 우리가 사는 세상을 두고 펼쳐지는 아야기가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 그리고 자아의 내면이라는 세상까지. 눈에 선연한 세상, 숨겨지고 가려지고 잊혀진 세상까지.


거기에 이번 인디애니페스트의 슬로건에 들어간 ‘보다’라는 단어가 겹치니 애니메이션을 통해 작가와 작품, 관객의 ’세상을 서로 바라 볾’이라는 움직임이 한 현장 모이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인디애니페스트를 가기 전 이런 질문을 미리 마음에 둘 수 있을 것이다.


“작품 속에서 우리는 어떤 세상을 보고 올까”. 세상을 바라보아 왔던 나는 작품 앞에서 어떤 세상을 알고 또다시 떠올리게 될까.”


*


어릴 때 시간을 보내고 그저 재미있어서 본, 흔히 만화라 불리던 애니메이션의 이야기는 이미 오래전에 흘러갔다. 그렇다면 애니메이션, 지금의 내겐 무엇일까. 그리고 무엇이 될 수 있을까. 인디애니페스트를 앞 둔 나의 마음을 다듬을 필요가 있었다.


인디애니페스트2019는 애니메이션만을 위해 열리는 영화제, 그리고 작품이라 불리기에 부족하지 않은 애니메이션 작품이 상영되는 영화제다. 그렇다, 이제 애니메이션은 작품인 것이다. 이번 인디애니페스트 트레일러를 만든 정다히, 권영서 감독이 전한 트레일러 제작 콘셉트는 작품으로서의 애니메이션을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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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애니페스트2019 공식 트레일러 스틸컷



"우리는 온갖 모순 속에서 현실을 살며 작품을 보고, 작품 또한 온갖 모순의 현실을 다양하게 표현하지만 그 모두가 불완전하다. 우리가 작품을 보지만, 실은 작품이 우리를 보고 있다. 어쩌면, 현재라는 시공간을 넘나들며 작품과 우리는 서로를 마주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정다히, 권영서 감독



현실이 아닌 작품 속이지만, 짧은 울림으로 한순간에 작지 않은 인상을 내게 남겼던 트레일러의 마지막 장면이 떠오른다. 그 짧은 순간에 트레일러 속 모든 인물의 눈을 마주해야 했었는데 모든 시선을 받는 그 기분이 낯설면서도 현실 어딘가에서 충분히 느꼈을 만한 것이라 선명한 느낌으로 다가왔었다.  그 낯선 순간을 애니메이션에서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은 작품 또한 우리를 바라보는 힘이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 아닐까.


그리고 현실에 공존하며 세상을 보는 나의 시선과, 세상 곳곳에 존재하는 모습을 펼쳐내는 애니메이션의 이야기는 세상을 온전히 말할 수 없지만, 나는 그 불완전함이라는 정체성이 사람과 작품이 마주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불완전하나 우리가 분명 보고 느끼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말할 수 있다는 것은 내가 존재하고 그 대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또 증명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번 인디애니페스트에 관객으로서 참여하는 나는 본다는 것을 통해 그 작품을 마주하고 그 사이에서 서로의 세상을 보려 라는 것 같다. 내가 보고 작품이 보는 시선의 공간에서, 그렇게 생동하는 '볾' 속에서 어떤 세상이 그려지고 또 이야기 될까.


15번째를 맞이한 보름, 새롭게 생동하는 봄, 그리고 바라봄으로 대화와 세상이 펼쳐질 인디애니페스트2019가 기대된다. 그리고 이번 인디애니페스트를 통해 지금까지 내가 겪어보지 못한 애니메이션이라는 예술의 힘을 마음껏 느끼고, 소통한 나의 이야기를 펼쳐내기를 고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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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예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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