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내가 카페 주인장이 된다면, 틀고 싶은 플레이리스트 [음악]

글 입력 2019.09.02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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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음악 플레이어 중 벅스를 이용한다. 물론 벅스 이외에도 멜론, 지니, 엠넷, 소리바다 등 여러 음악 플레이어들이 존재한다. 이런 음악 플레이어들은 당연하게도 주 목적이 음악 플레이지만, 부가적인 기능 또한 존재한다. 음원 차트라는 것을 만들어 인기 있는 음악의 순위를 보여주기도 하고, 또는 최신 음악만을 모여 차트를 만들기도 한다. (물론 요새는 차트 순위 조작 논란으로 음원 차트의 본래 의미가 점점 퇴색한다는 비난이 많은 추세다)

사실 내가 벅스를 애용하는 이유는 그냥 디자인이 심플하면서도 예뻐서다. 그게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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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에 즐겨들었던 노래


음악 플레이어 중에서 내가 애용하는 기능은, 상황이나 기분에 맞는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추천해주는 기능이다. ‘우울한 날 듣는 더 우울한 노래 플레이리스트‘, ‘비오는 날 듣는 잔잔한 노래’, ‘드라이브할 때 들으면 더 신나는 노래‘, ‘자기 전 들으면 잠 오는 노래’ 등등 가짓수도 굉장히 다양하다. 나는 그 추천 음악들을 통째로 플레이리스트에 담아놓고, 취향에 맞는 노래는 그냥 두고 아닌 노래를 플레이리스트에서 삭제하곤 한다.

그런데 그렇게 만든 노래 모음들은 뭔가 나 자신의 것이 아닌 느낌이 든다. 난 평소에 분위기가 비슷한 노래들 중에서 평소 내가 유독 좋아하는 곡들만 골라넣은 플레이리스트를 듣고 있으면 행복해지곤 한다. 그래서 언젠가 나만의 작업실이나 가게가 생긴다면, 이런 노래를 꼭 틀어야지 하는 생각이 쌓여가기 시작했다.

카페에 앉아 한가롭게 다이어리 정리도 하고, 멍 때리기도 하고, 생각 정리도 하며 여유롭게 시간 보내고 싶을 때 카페에서 흘러나왔으면 하는 나만의 노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보았다. 당연하게도 무조건 주관적이며 필자의 취향을 100퍼센트 반영한 플레이리스트라는 점 감안 바란다.



내가 카페 주인장이 된다면, 틀고 싶은 플레이리스트 14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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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이 제법 많다.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있다는 건 행운이다. 그 사람의 예전 앨범이든, 곧 나올 앨범이든 자신의 취향에 맞을 확률이 높다는 게 그 이유다. 그런데 가끔씩 특이한 경우가 있다. 그 가수의 다른 노래들은 다 취향이 아닌데, 유독 한 노래만 너무 좋아서 푹 빠져버리는 그런 경우가 종종 있다. 그 노래의 가사가 유독 마음에 들거나, 그 노래를 들었던 상황이 오래도록 잊혀질 수 없는 순간이거나 하는 경우가 그렇다.

‘Second First Date’는 싸이월드가 유행이었던 나의 어린 시절 처음 도토리(싸이월드 속 화폐단위)를 주고 구매했던 노래이기도 하다. 많은 시간이 흘렀어도 여전히 좋아하는 노래다. ‘Time Goes By’는 좋아하는 노래이기도 하지만 아끼는 노래라는 표현이 더 걸맞을 것이다. 나는 노래를 들을 때 전주와 간주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간주는 노래가 숨쉬는 부분이라고 느껴진다. 전주가 좋은 노래는 듣자마자 감상에 젖게 되고, 간주가 좋은 노래는 1절과 2절을 연결하는 다리라는 느낌이 든다. 피아노 선율과 가사가 참 슬픈 곡이다.

애정하는 아티스트 중 하나인 치즈. 치즈는 위에 말한 얘기와 달리 거의 모든 노래가 취향인 몇 안 되는 아티스트다. ‘Alone’은 푸른 물 속에 홀로 잠겨있는 듯한 쓸쓸함과 외로움을 잘 표현한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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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surprrises’는 이번 여름에 처음 듣고 푹 빠져서 계속 들었던 곡이다. 여름밤에 특히 잘 어울리는 노래다. 사랑하는 사람과 개울가에 앉아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면서 듣을 것만 같은 노래다. 일명 자체 기억조작 노래.

우리의 사랑은 위대하다는 ‘Our love is great’. 이 노래도 간주가 좋다. 밴드 사운드가 조화롭고,사운드가 풍성하다. 백그라운드가 꽉 차서 듣는 재미가 있는 곡. ‘그대와 같아’는 정말 가수 목소리가 다했다. 부드럽고 달달한 주영의 목소리가 인상적이다. 얼른 떴으면 좋겠는 가수 중 하나다.

음악 영화를 좋아하는 내게 ‘싱 스트리트’는 애정하는 영화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 중 메인 OST인 'UP'은 분명 밝은 곡인데도 들으면 괜히 뭔가 벅차오른다. 반짝반짝거린다는 말이 참 어울리는 노래. 내 자신이 반짝반짝거리는, 자존감이 높아지는 기분이다.

저스틴 비버랑 비슷한 음색인데 더 소년스러운 목소리의 자이 웨이포드. 'Shy'라는 노래가 정말 취향을 저격해 한동안 즐겨들었다. 진짜 수줍은 소년이 사랑하는, 부끄러워하는 듯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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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나의 삶에 음악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음악은 그 순간의 감정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후에 만들어진 추억에 굉장히 큰 영향을 끼친다. 세상에 널린 게 카페다. 인기 차트를 쭉 틀어놓는 카페도 많다. 괜히 획일화 되는 것 같아서 재미없다-라는 게 반항적인 나름의 이유랄까.

그런데 최신 노래가 아닌 옛날 노래가 나온다거나, 사람들이 잘 모르는 유명하지 않은 노래가 흘러나올 때 괜히 반갑고, 그 순간 공간에 대한 추억과 애정이 생긴다. 굉장히 고심해서 고른 듯한 노래들이 흘러나오는 곳은 그 공간에 대한 주인의 애정이 느껴진다. 그런 곳은 나중에 음악만을 들으러 재방문할 정도다.

음악과 그 음악이 주는 분위기 때문에 더 머물고 싶은 공간이 있는가 하면, 다른 건 다 좋은데음악 때문에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은 공간도 있다. 며칠 전 갔던 식당에서는 한 드라마의 OST만 주구장창 나와서 함께 있던 일행이 상당히 고통스러워하기도 했다. 여러 곡도 아니고 딱 한 곡만 반복재생해 놓았던 모양이다. 나 또한 음식이 맛있었는데도 그 식당의 기억이 좋지 않게 남아버렸다. 그만큼 음악이 그 공간의 분위기를 좌지우지한다는 얘기다.

몇 주 전 카페 알바를 시작했다. 아직까지 서툰 것 투성이지만, 가끔 한적이 시간이 찾아올 때면 원하는 노래를 골라 매장에서 틀곤 한다. 아직 플레이리스트 전체를 내가 선곡할 순 없지만, 그렇게라도 조금씩 오래된 소원을 이루고 있다. 언젠가 내가 직접 만든 공간에서 내가 좋아하는 노래들을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순간이 오길 바라며, 열심히 나만의 플레이리스트를 쌓아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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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하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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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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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하는스누피
    • 몇곡은 아는 노래라 반갑네요>v<
    •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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