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그 때 그 시절 여성들의 삶과 노동 "모던걸타임즈" [공연]

글 입력 2019.08.29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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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걸타임즈

Modern GIRL Times


일하는 여성을 통해 본 모던타임즈, 

역사를 통과하는 여성의 몸과 말

 

경성 제일의 미용사, 임형선

부산 패션계의 큰손 양재사, 이종수

카네보 상사의 유일한 조선인 타이피스트, 양충자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이후를 살아간

보통 여성들의

일상적인 노동이야기




여성 캐릭터가 필요해요, 더 많이 더 다양하게



예전에는 그 존재조차 찾기 어려웠던 시대물 여성캐릭터들이 요즘 자주 보인다. 그 시대 남자 예술가들의 뮤즈, 혹은 누이, 어머니로만 남아있던 과거를 건너, 강단 있게 저만의 인생길을 찾아가는 여성으로 거듭나고 있다. 만연한 성차별 속에서도 꿋꿋하게 시대를 살아가던 여성들의 모습은 언제나 이 시대를 사는 여성들에게 새로운 힘을 준다. 캐릭터의 존재 유무는 이런 이유로 중요하다.


아쉬운 점은, 새롭게 튀어나온 근대의 여성들이 대부분 '신여성'이라는 이름으로 묶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벗어날 수 없는 굴레처럼, 비슷한 외관을 입는다. ('일제강점기 지식인'이라는 이름은 그 어떤 외적인 표현이 필요하지 않는데, 유독 '신여성'은 캐릭터화에 있어서 그들의 외관이 중요시된다.)


실제로 포털사이트에 관련 키워드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신여성이 뜬다. 당대 여성들의 좀 더 다양한 모습이 보고 싶은데. 캐릭터화 되지 않은 모습들이 무궁무진 할 텐데.




그 시대 여성들의 노동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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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밀대에 올라 고공농성을 한 강주룡



'강주룡*'이라는 인물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가 생생하게 기억난다. 처음에는 강주룡의 투지에 감탄했다. 그 다음에는 당시에도 여성들의 노동 투쟁이 있었다는 것에 놀랐고, 인식의 끝에 다다라서야 당시 여성들의 노동상은 어땠을까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당시 여성들은 무슨 노동을 했을까. 을밀대 위에 올라가 최초의 고공농성을 했다던 고무 직공 강주룡. 체공녀, 여류투사로 불리던 그가 있기까지 여성들은 당시 어떤 노동을 해왔을까. 하지만 흔히 접할 수 있는 이야기들은 대부분 부유한 가문 출신 엘리트 여성들의 이야기뿐이다.


*평원고무공장 여성노동자로 1931년 5월 29일, 을밀대에 올라 평원고무의 횡포와 파업단의 파업을 알렸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여름 삼일로창고극장에 올라오는 <모던걸타임즈>는 더없이 중요한 극이다. 내건 타이틀부터가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이후를 살아간 보통 여성들의 일상적인 노동이야기'다. 그 시대에도 분명히 존재했을, 기록되지 못했거나 기록되었어도 발화되지 않았던 여성 노동자들의 역사. 교과서는 물론이고 현대 미디어에서도 다뤄지지 않고 있는 그들의 일상성을 내세우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볼 의미가 있어 보인다. 여성노동자들은 어떤 길고긴 연대기를 거쳐 현대까지 오게 되었나. 연극을 통해 그 사정을 들여다보고 싶다.




할머니 손잡고 삼일로창고극장으로 보러오세요



공연 개요를 찬찬히 살피는데 눈에 띄는 할인권종이 있었다. ‘할머니, 손녀 동반 할인’이었다. 그 시절을 지나온 이들과 함께 보면 더 뜻 깊을 것이라는 조언이자 배려다. 미디어와 콘텐츠 속에서 생략되었던 여성들의 삶과 노동을 다루는 자리에 이보다 필요한 배려가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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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삼일로창고극장



연극만의 특이점 중 하나는, 장소가 함께 한다는 것이다. <모던걸타임즈>가 올라갈 삼일로창고극장은 과거 연극인들의 정신과 열정이 녹아있는 역사적 장소다.


1970년대 소극장 운동을 지나 현재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례 창작자들의 무대, 관객들의 문화 공간을 담당해왔다. 시대를 거쳐 문을 닫고 열며, 현재는 역사적 장소성을 가지는 예술공간으로 거듭났다. 발화되지 않아왔던 여성노동자들의 일상을 담아내기 더없이 좋은 공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새롭게 거듭난 공간에서, 이전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잘 귀담아듣고 오겠다.



프로젝트 레디메이드


‘프로젝트 레디메이드’는 도시청년의 정체성에 대해 탐구하고 표현하는 프로젝트 그룹이다. 연극을 통해 일상적 풍경을 낯설게,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을 당연하지 않게 만드는 일에 관심을 갖고 있다. 지금의 한국사회를 구성하는 많은 것들이 근대로부터 만들어진 것으로 간주하고, 그 속에서 생략되어 발화되지 않는 것들을 찾아내고 이를 드러내어 무대화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주요작으로는 <레디메이드 인생(2017)>, <모던걸타임즈(2018)>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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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걸타임즈 Modern GIRL Times



공연일시

2019.08.30-09.08

평일 20시 / 주말 15시 / 월요일 쉼

(09.07 공연 후 관객과의 대화 예정)


공연장소

삼일로창고극장


제작

프로젝트 레디메이드


후원

서울문화재단


예매

인터파크티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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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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