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특유의 씁쓸하고 담담한 분위기를 노래하는 이들 "유라(youra), 카더가든" [음악]

이미 주목받고 있거나, 곧 주목받을 이들의 쿨한 감성
글 입력 2019.08.22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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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을 너무 치열하게 보낸 탓일까. 왠지 요즘엔 툭 던지는 무심함이 느껴지는 음악이 좋다. 진하지 않게 짙은 느낌. 마침 바람 온도도 바뀌어가는 늦여름, 내가 가장 자주 듣는 음악의 아티스트 두 명이 있는데, 바로 카더가든과 유라(youra)다.



Bittersweet, 그들의 교차지점


어딘가 비슷하게 느껴져 교차로 반복해 듣게 되는 이들 노래의 공통점은, 특유의 bittersweet 한 감성이 짙다는 점이다. 씁쓸한 담담함이 느껴지는 소울풀한 목소리에, 어딘가 자조 섞인 감정과 세련된 배경음이 깔리면 두 아티스트만의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만 같다.


유라_멜론.jpg
싱어송라이터 유라(youra)


재미있는 점은 둘의 목소리가 상당히 개성이 있어, 한번 들으면 기억에 남을법한 정도인데도 어딘가 모르게 편안하다. 그 특유의 음색을 담담하게 풀어내기 때문일까. 그래서인지 둘의 노래를 들으면 쿨하고 왠지 노래를 쉽게 부르는 것 같은 착각을 주기도 한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 둘은 특유의 분위기 이외에도 어딘가 모르게 겹치는 지점이 꽤 많다. 각각 18년도에 <더 팬>이라는 채널 프로그램을 통해 서바이벌을 거친 경험이 있고, 둘 다 곡을 쓰고 직접 노래한다. 카더가든의 앨범 중에 본인 작사 작곡인 곡들이 꽤 있고 Apartment 앨범은 전 수록곡 모두 본인이 썼다.

또, 유라는 데뷔를 하기 이전부터 사운드 클라우드(아티스트들이 자발적으로 음원을 공개하는 무료 음원 플랫폼)에서 직접 쓰고 부른 노래를 올리고 공유해왔다. 그런 경로로부터 알게 된 것인지 카더가든은 데뷔 이전부터 유라의 팬을 자처했다고 하니, 어딘가 자신의 음악과 닮아있는 그녀의 음악을 썩 좋아할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유라(Feat.카더가든) <깜빡>



그날의 공기, 그날의 음악


인상적이었던 것은, 유라가 어떤 인터뷰에서 밝히길, 자신의 곡이 언젠가의 공기, 미래의 장소, 예전의 시간, 개개인의 어떤 것들이 투영될 수 있는 음악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모든 음악은 결국 듣는 사람의 상황 속에서 진정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알고 있는 것 같아서, 그녀의 음악관이 더욱 궁금해졌다. 또, 그런 의미에선 이미 나 역시 그런 방식으로 그녀의 음악을 확장해가고 있었기도 했고.

해가 떨어지면 서늘해진 밤, 감각적으로 듣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음악. 혹은 가로등이 켜지고 금방 해가 져서 어둑해진 길을 걸으며 듣기 딱 좋은 노래.

그런 의미에선 카더가든의 음악도 마찬가지인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카더가든의 앨범인 <Apartment>의 앨범 커버를 보면서, 내가 생각했던 앨범 분위기와 너무나도 비슷해 소름이 돋았던 기억이 난다. 어둡지만 빛은 존재하는 느낌.


apartment.jpg
카더가든 앨범<Apartment> 커버


물론 나는 잠잠해진 새벽에, 주황빛 조명을 켜고는 작업을 할 때 배경음악으로 함께 한다. 원래는 작업할 때 가사가 없는 deep-house 장르나 시티팝을 듣지만 왠지 가사도 있고, 목소리도 독특한 이들의 노래가 어딘가 모르게 집중할 만큼 안정감을 줄 때도 있다.

신기한 것은 이들이 참여한 많은 음악이, 앞서 언급한 소울과 안정감을 동시에 느끼게 해서, 브릿팝같이 느껴질 때도 있다. 가수들의 목소리 밑에 깔리는 배경 음들의 존재감보다는 목소리 자체로 곡을 이끌어간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Sam smith나 Adele의 음악들만큼 깊은 무게의 소울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너무 소울풀하지도 않지만 너무 끈적이지도 않는 이 목소리가 그래서 지금의 적당함과 잘 어울리지 않을까.



작사, 작곡 카더가든


카더가든의 앨범 중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앨범은 Apartment인데, 시중 발매된 카더가든의 음악을 모두 들어봤지만 가장 내 취향과 맞았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앨범 <Apartment>에 있는 음악은 모두 카더가든 본인이 직접 작곡한 곡들이라고 한다.

모든 가수가 작곡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왠지 자신이 부를 노래를 직접 만들면, 그 곡에 아티스트 본인의 개성이 담겨있어 정체성이 더욱 풍부하고 확고해지는 것 같고, 그런 측면에선 Apartment 앨범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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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더가든(Car, the garden | 본명 차정원)
카더가든으로 이름을 바꾸기 전의 활동명 메이슨 더 소울


그중 수록곡 <젊은 꿈>은, 왠지 96년생인 내가 잘 알지도 못하는 강산에 씨가 떠오르는 음악인데, 옛날 사운드 같지만 어딘가 세련된 면이 있다. 전체적으로는 지나간 날 그때의 순간을 붙잡지 못했지만, 미묘한 긍정이 느껴져 방황이 영원하진 않을 거라고 말하는 듯하다.


다른 온도와 
다른 시간 
그 찰나의 숨 
새벽 창에 서렸네 
계절 지나 
익숙해 지겠지 
걸음 걸이 맞춰보면 
여름 마저 
꿈처럼 보내고 
젊은 꿈을 꾸네 

카더가든 <젊은 꿈>
작사 카더가든 | 작곡 카더가든, 나잠수


사실 최근 앞이 안 보이는 작업에 지쳐 더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새벽 밤에 들었던 이 노래는, 분명 위로하려고 만든 노래가 아닐 텐데 이상하게 위로가 되었다. 가사도 가사였지만 짧지 않은 간주를 지나고 나오는 마지막 부분, ‘모든 게 어제와만 같기를’이라고 말하는 그때의 순간은 이 노래가 이 부분을 위해 존재하는 것 같았다. 다른 노래보다 유독 더 무심하고 태평한 목소리에 조금 묻은 씁쓸함이 있어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내가 어떻게 이 노래를 틀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그 절정의 마지막을 듣고 난 순간의 감정은 쉽게 잊히지 않는 것 같다.

(카더가든이 속해있는 두루두루 아티스트 컴퍼니에는 장기하와 얼굴들, 혁오를 비롯해 강산에 씨가 속해있다.)


코드쿤스트, 카더가든 <Don't Shoot me MAMA>


물론 카더가든이 넉살,던밀스가 진행하는 라디오에 나왔을 때나, 매체에 실린 그의 모습은 조용히 할 말을 다하는 틈새 유머가 돋보여서 노래 속 카더가든과는 달리 꽤 재미있는 사람이구나 하고 놀랐던 기억이 난다.

이렇듯 카더가든이 현재 성격과 음악 속 성격의 반전이 있는 아티스트라면, 유라는 그보다는 좀 다른 의미로 다양함을 가진 아티스트이다.

youra.jpg



다양한 음악, 사색적 가사


어떤 인터뷰에서 유라는 본인이 좋아하는 음악을 모아둔 플레이리스트를 추천하면서, 자신의 음악 취향이 올카인드일만큼 다양하다고 밝혔다. 그래서일까. 실제로 그녀의 음악 행보도 꽤 다양하다.

올해 초 3월에 출시한 미니앨범 ‘B Side’에는 듣는 순간에 따라 시티팝같기도, 얼터너티브 팝 같기도, 또 펑크음악같기도 한 다양한 노래들이 수록되어있다. 그런데 트렌디한 시티팝 감성이 담긴 음 속의 가사는, 예상과는 달리 훨씬 사색적이기도 하고 일기 같기도 해서 어딘가 곱씹다 보면 내 경험과 비추어보게 하기도 했다.


유라 <춤> 뮤직비디오


내 친구는 피서의 구멍을 파내고
어떤 애는 반짝이는 것을 꿈꿔
너와 난 어떤 고민 속에 빠져
끊이지 않는 고집들을 늘어놓지
예를 들면 특별한 게 너무 많고
예를 들면 떠가는 구름이 밉고
왠지
맘속 안에 있는 상념들은
내일 아침이면 금세 버려지니
아무 생각 하지 말고
춤을 춰


유라 <춤>

작사 유라 | 작곡 유라, U-Tum



음과 가사의 온도 차가 낯설지만 꽤나 신선하게 다가왔고, 어떤 경험이든 자신의 음악에 개인의 순간을 투영하길 바란다는 그녀의 모토가 어떤 느낌인지 다시 한번 느끼게 하는 순간들이었다.


yura_bside.jpg
유라 B-Side 앨범



각자의 순간과 함께


유라와 카더가든, 그들의 음악은 다양하고, 반전 있고, 장르가 나뉘어도 결국엔 유라, 혹은 카더가든의 노래라고 단숨에 알아챌 특유의 정서가 단단하다. 그 정서를 이미 어떤 이들은 알아채고 각자의 방식으로 즐기고 있을지도 모르고,  또 어떤 이들에겐 신선한 고막 정화의 시작일 수도 있을 것이다.

어찌 됐건, 나는 이미 그들의 노래와 함께하고 있다. 많은 순간을.




[고유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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