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만 취미 없는 세상 [사람]

취미, 기준이 있을까?
글 입력 2019.08.15 13:59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살면서 자기소개서를 쓸 일은 굉장히 많다. 가벼운 아르바이트 지원서부터 수 많은 취준생들의 자소서까지 한도 끝도 없다. 자소서에 쓸 내용은 늘 머리를 부여잡게 만들지만 그 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제발 사라졌으면 하는 문항으로 꼽은 것이 있다. 바로 취미란 이다.

따지고 보면 다른 문항들에 비해 굉장히 가벼운 질문이다. 문제를 해결했던 경험, 내가 살아온 환경 같은 질문들과 비교해보면 나의 취미를 몇 단어로 끄적이기만 하면 끝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 공란에 이리도 큰 무게를 느끼는 걸까.



취미의 기준


나는 취미가 여러 개 있다. 많다고 하기는 애매하지만 적지는 않다. 그렇기에 누군가가 취미가 뭐냐고 묻는다면 이야기할 소재가 끊임없이 나오기에 그런 질문에 부담을 느껴본 적이 없다. 그런데 종종 친구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내 생각보다 그러한 질문에 부담감을 느끼는 친구들이 많았다. 그 이유를 묻자, 내세울만한 취미가 없기 때문이란다.

취미가 없어서 할 말이 없다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조금 의아해졌다. 내가 봐온 친구들은 충분히 즐기고 있는 취미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너 맛집 가는 거 좋아하잖아, 너 유 튜브 되게 잘 알지 않아? 라고 묻자 친구들은 손사래를 친다. 에이- 그건 취미라고 못하지!

자신이 취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따지고 보면 하나쯤은 즐기는 일이 있을 것이다. 하다못해 그것이 쉬는 날 가만히 침대에 누워있는 일이라도 말이다. 그런데 이런 일들을 취미라고 당당히 이야기하지 않는, 아니 아예 취미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것들이 거창하지 않기 때문이다.


[크기변환]99AA78475BBBE41623.jpg
모두가 이런 화려한 모습을 기대하곤 한다


많은 사람들이 취미는 거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들이 들었을 때 그럴 듯 해야 하고 생산적으로 보여야 한다. 침대에서 뒹굴거리는게 취미라고 하면 아무것도 안 하는 사람으로 비춰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또 취미에 대해서는 전문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좋아한다고 한 일에 대해서 누군가 물었을 때 술술 답해줄 수 없다면 과연 취미라고 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다른 사람들을 보면 좋아하는 분야를 파고들어 마치 전문가 같은 지식과 경험들을 늘어놓던데, 나는 그저 가끔 즐길 뿐이고 그 분야에 대해 아는 것은 딱히 없으니 취미는 아니라고 말한다. 그 일에 거창하게 빠져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취미는 그런 식으로 따질 필요가 없다. 조금 딱딱하지만 취미의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면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하여 하는 일’ 이라고 나와있다. 단어의 의미부터가 전문적임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냥 내가 그 일을 했을 때 즐겁냐 아니냐 만 따지면 된다.

누군가 취미가 ‘영화 감상’이라고 생각하던 사람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또 다른 영화에 취미를 가진 사람을 만난다. 그러나 그 사람은 자신과 다르게 마치 평론가처럼 영화의 숨은 의미와 영상의 구성 따위에 대해 아주 잘 아는 사람이었다. 차마 그 앞에서 나도 영화를 좋아한다고 말을 하지 못하게 되고, 난 좋아하는 게 아니었구나 하고 생각한다.

이런 경험을 한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 때가 있고 주변에도 종종 보인다. 그런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그냥 즐기는 태도가 다를 뿐이다. 많이들 떠올리는 집요하게 파고드는 모습은 그냥 그 사람의 성격일 뿐이다.

아마 그 사람은 다른 취미가 생겨도 똑같이 파고들고 분석할 것이다. 그렇게 이것저것 공부하며 즐기는 사람이 있다면 그냥 말 그대로 편하게 즐기기만 하는 사람도 있다. 내가 원하는 게 아니라면 평론을 해야 하는 직업이 아님에도 고통스럽게 분석하고 있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시작하고 생각하기

 
그럼에도 이제는 새로운 취미를 가져보고 싶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 때는 정말로 용기를 낼 때다. 아무리 머릿속으로 수백 번 생각해도 직접 겪어보지 않고서는 새로운 재미를 찾아내기 힘들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 중 하나는 도대체 뭘 좋아하는지 알 수 없어서 취미로 선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고민은 정말 무의미하다. 고민하지 말고 그냥 해봐야 한다. 직접 해보지 않으면 새로운 것을 찾아내기는 힘들다. 그렇게 뛰어들다 보면 점점 흥미가 생기는 것과 영 아닌 것이 나뉘어진다. 흥미 있는 쪽이 취미가 되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현실적이게도 ‘돈’이다. 물론 돈이 들지 않는 일도 있겠지만 대다수의 활동들은 조금씩이라도 돈이 들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포기할 이유는 없다.


[크기변환]KakaoTalk_20190815_141006952.jpg
부족하지만 아이폰으로 직접 찍은 사진


만약 사진을 취미로 하고 싶지만 카메라를 살 돈이 없다면 일단 핸드폰 카메라부터 시작하면 된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 #shotoniphone을 검색하면 아이폰 카메라만으로 찍은 멋진 사진들이 나온다. 물론 좋은 장비에 대한 욕심은 끝도 없지만 정말 사진 그 자체에 열정이 있다면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이야기이다.

나는 굉장히 여러 가지 취미를 가지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향수이다. 향수를 뿌리고 향을 맡고 하는 모든 과정이 나는 행복하다. 그런데 이 취미활동도 만만히 않은 것이 향수의 가격대가 생각보다 높기 때문이다. 딱히 고정적인 수입이 없는 학생으로써 한달 용돈의 반이 날아가버리는 향수를 구입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나의 취미활동에 문제 될 것은 전혀 없다. 생각보다 향수를 구입하지 않거나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많기 때문이다.

정말 궁금한 향이 생겼을 때는 매장에 가서 시향을 해보면 된다. 만약 국내에 없는 향이라면 해외에서 샘플을 직구 할 수도 있다. 물론 본품을 통째로 사는 것보다 저렴해 부담되지 않는다. 그도 아니라면 향수관련 카페 등 커뮤니티에 가입하여 그곳 사람들과 서로 가진 향수를 소분해서 교환할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조금만 열심히 알아보면 꼭 사지 않아도 궁금한 향을 맡아보고 경험을 늘려갈 수 있다.



사소함 부터


취미라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도 멀리 있지도 않다. 완벽해야 할 것 같은 생각만 내려놓는다면 삶의 모든 부분이 취미가 될 수 있다. 때로는 억지로 꾸며내는 것 보다 사소한 일들이 하루를 더 풍족하게 만들어 준다. 비 오는 날 꼭 듣는 노래가 있다던가 기분이 안 좋을 땐 목욕을 하고 푹 잔다던가 하는 그런. 자신만의 사소한 루틴들을 만들고 찾아내 보자.

그러다 보면 언젠가 이런 말을 들을 것이다. 취미가 정말 많으시네요!




[김유라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43203
 
 
 
 

등록번호 : 경기, 아52475   |   E-Mail : artinsight@naver.com
발행인/기사배열책임자 : 박형주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형주
Copyright ⓒ 2013-2020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