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일상의 피로에 지친 사람들을 위해 [시각예술]

전시 속에서 찾는 행복
글 입력 2019.07.1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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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동시대미술은 이름처럼 지금 이 순간의 우리 사회를 반영한다. 그래서 때로는 무겁게 다가오며 감상자의 마음 한 구석을 콕콕 찌른다. 그냥 지나치려는 우리의 발걸음을 붙잡으며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만들기도 한다. 이렇듯 예술로 사회의 깊숙한 곳을 파고드는 것은 분명 유의미한 행위지만 우리에게 고민과 찜찜한 기분을 안겨 주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나는 최근 두 곳의 전시공간에서 평소 마주치기 어려웠던 ‘일상의 행복’을 발견했다. 바로 정동1928아트센터에서 진행되고 있는 김경민 작가의 초대전 <하하호호>, 현대화랑에서 진행 중인 <박상숙 개인전>이다. 두 작가의 개인전을 차례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먼저 현대화랑에서는 조각가 박상숙의 개인전을 7월 3일부터 7월 25일까지 진행 중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최초로 <행복의 부피> 시리즈를 선보인다. ‘부피’라는 제목에 걸맞게 이 시리즈의 작품들은 공기가 주입되어 한껕 부풀어 오른 풍선과 같은 형태를 보인다. 현대화랑 측에서는 이 시리즈에 대해 건축 공간 속 인간적인 만남이 융합되어 공동체를 이루고, 행복을 추구해 나가는 삶의 모습을 의미한다고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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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되었지만, 살짝 건드리면 두둥실 밀려날 것처럼 가벼워 보인다. 만약 ‘행복의 부피’가 정말 공기가 채워진 풍선일 뿐이라면, 작은 침 하나에도 금세 바람이 빠지고 쪼그라들 것이다. 그러나 박상숙 작가의 ‘행복의 부피’는 풍선의 모습을 한 단단한 물체이며 쉽게 터져버리지 않고 견고한 실체를 유지한다. 그리고 작품을 바라보는 우리 또한 그 사실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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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작품들은 계단, 의자, 집 등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사물들의 형태를 띈다. 이는 우리들의 삶과 '집'이 매개되며 피어날 수 있는 일상적인 행복과 친숙함을 담고 있다.

또한 그의 작품들은 군더더기 없이 빛을 반사하며 감상자의 모습을 비춘다. 우리들은 작품의 표면에서 각자의 모습을 발견하며 작품이 말하는 행복한 공동체의 일부가 된다. 모든 작품들은 우리를 공간 속에서 이루어지는 교류를 통한 행복과 기쁨의 길로 초대한다.


다음으로 살펴볼 김경민 작가의 <하하호호>는 구세군 중앙회관 건물을 리뉴얼한 정동1928아트센터의 첫 번째 전시로, 6월 19일부터 현재까지 개최되고 있다.  김경민 작가의 작품들은 건물 외부에도 설치되어 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한눈에 잡아끈다. 개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설인 만큼, 그의 작품은 이곳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역할 또한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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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작가는 일상 속에서 흘러가는 소소하고 행복한 순간들을 포착한다. 그의 조각들은 30cm 전후의 크기에서 실물 크기까지 다양하며 마치 이야기책 속 삽화처럼 익살스럽다. 그의 조각들은 일상 속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순간들을 특유의 유쾌한 감성으로 다시 풀어낸다.


현실의 있는 그대로의 묘사라고는 할 수 없지만, 과장된 인물상의 자세와 색감은 이질적이기는커녕 익숙하고 친근하다. 또한 한 위치의 시점을 기준으로 최적화된, 약간 평면적인 형태를 띄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환조에서 느끼기 어려운 새로운 조형성을 느끼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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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 속의 평범한 행복감은 오히려 간과하기 쉬운 것들이다. 이번 전시의 조각들은 현실의 어려운 일들에 치여 항상 놓치고 살았던 우리의 감성을 일깨운다.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작가의 솔직한 표현 기법과 자연스러움은 감상자로 하여금 부담 없이 작품 세계로 들어와 조각들이 담고 있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

 

매일같이 우리 뒤를 따라다니는 피로감에 지쳤다면 평소와는 다른 활동이 필요하다. 휴식이 될 수도, 쇼핑 혹은 맛집 탐방이 될 수도 있겠지만 작품을 통해 내가 스스로 느낄 수 있는 뭔가를 발견한다는 것은 다른 활동과는 차별화되는 전시만의 매력이다. 이번 글에서 소개한 두 전시처럼 마음 속의 따뜻한 구석을 다시 찾게끔 해 주는 전시라면 더더욱 말이다.

 


[유수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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