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색다른 경험으로 가득했던 레인보우 페스티벌 후기

글 입력 2019.06.0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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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페스티벌을 갔다온 지 일주일이 지났다. 한 번도 페스티벌을 간 적이 없어 레인보우 페스티벌은 여러모로 색다른 경험이었다. 운 좋게 캠핑권을 양도받아 1박 2일로 갔다 왔는데 그날 하루 동안 희로애락을 다 느낀 거 같다. 당시에는 즐거움 반 고통 반이라고 생각했는데, 일주일 정도 지나고 시험기간이라서 그런지 그 날이 마치 한여름밤의 꿈처럼 그려진다.




모든 게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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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 당시 날씨는 무척이나 좋았다. 사람들은 벌써부터 돗자리를 피고 그 위에 음악을 들으며 한가로이 누워있었다.  그런 사람들의 모습에 처음부터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다. 게다가 무대나 포토존 등 전체적으로 예쁘게 잘 꾸며져 있어서 정말 현실에서 벗어나 다른 세상에 온 기분이랄까. 푸드트럭 음식 퀄리티도 굉장히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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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섬에 들어오자 펼쳐진 풍경에 설렘을 가득 가진 채, 무거운 짐을 두기 위해 예약한 텐트를 찾아갔다. 캠핑장은 A,B,C 총 세 구역이 있었는데 우리는 C구역을 양도받았다. C구역은 무대와 꽤 멀리 떨어진 숲 속에 있었다.


그런데 사진만 보고서는 숲 속이라서 더 운치 있을 거라고 신나했는데, 텐트를 열자마자 우를 반긴 건 다름아닌 수많은 벌레들이었다. 게다가 뜨거운 햇빛을 그대로 다 받아 텐트 안은 마치 사우나 같았다. 벌레 잡고 텐트 안을 청소하는데 30분이상이 소요됐다. 숨 막힐 듯한 더위 때문에 더 이상은 텐트 안에 있을 수가 없어 일단은 짐만 두고 저녁에 다시 오기로 하고 나왔다.

 

텐트에서 뜻밖의 멘붕을 겪었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잠깐의 시련이었다고 생각하고 가볍게 웃어 넘겼다.


본격적으로 뮤지션들의 무대를 보러 다니자 금방 기분이 다시 좋아졌다.




이래서 페스티벌을 가는구나!



공연 초반에는 인디뮤지션들이 많이 왔었다. 그 중 ‘SURL’이라는 인디밴드의 독특하고 매력있는 멜로디와 음색이 무척이나 인상이 깊었다. 오혁밴드와 유사한 분위기에 보석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현재 그들의 노래는 내 플레이리스트에 차곡차곡 담겨 매일 재생되고 있다. 몰랐던 인디밴드의 매력을 페스티벌에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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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SURL



그 후 ‘잔나비’부터 시작해서 ‘자이언티’ ‘빈지노’ ‘KWILL’ ‘백예린’ ‘MFBTY’ ‘YB’까지. 엄청난 라인업에 무대를 즐기느라 폈던 돗자리가 무색해질 정도로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음원으로 듣는 거랑은 확연히 달랐다.


뮤지션들이 관객들과 같이 호흡하며 무대를 즐기는 모습은 그들이 음악과 무대에 가지는 애정이 가득 묻어나 보였다. 게다가 평소 좋아했던 노래를 수많은 사람들과 그 노래의 가수와 함께 불렀을 때 느낀 감동은 여태까지 학교축제에서 공연보다 술을 선택한 것을 후회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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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지노



또한, 원래 클럽에서 춤을 추는 것을 좋아하지만 술을 안마시면 흥이 안 올라 놀지 못하는 편인데, 레인보우 페스티벌은 달랐다. 술 한 모금 없이 흥에 겨워 정말 열정적으로 춤추고 놀았다 게다가 12시부터 새벽 4시까지는 디제이들의 디제잉 공연이 있어 밤새 불태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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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제잉존



이렇게 페스티벌에서 미친 듯이 놀았어서 그런지, 시험기간임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술을 마시고 싶다던가 놀고 싶다는 생각이 든 적이 없다. 정말 놀랍다.




지나고보면 모든 순간은 아름다운 추억



여기서 마무리가 되면 좋겠지만, 희로애락의 ‘노(怒)’와 ‘애(哀)‘는 실컷 놀고 난 후에 본격적으로 찾아왔다. 밤이 되니 텐트는 얼음장과 같았고 캠핑이 처음인 나와 친구는 여름이니깐 괜찮겠지 싶어서 침낭을 대여하지 않았다. 준비한 것은 겨우 얇은 여름 잠바 하나와 작은 담요쪼가리 하나 뿐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무식하게 간 건지 모르겠다.


당연히 추워서 10분도 자지를 못했다. 이대로 얼어 죽는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추웠다. 조금이라도 찬바람을 막아보고자 텐트 안에 우산을 펼치기까지 했다. 물론 무용지물이었다. 분명 텐트 입구를 닫았는데도 어디선가 자꾸 출몰하는 벌레들은 더 이상 문제가 아니었다.


하필 다음날 오전 11시 20분에 셔틀을 예약해놔서 그때까지 버텨야 한다는 생각에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본인의 무식함에 치가 떨리는 순간이었다. 무식하면 몸이 고생하는 구나를 절실히 느낀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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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증의 텐트



결국 아침까지 뜻밖의 자아성찰을 하며 버티고 조금이라도 밖이 밝아짐을 느끼자 쏜살같이 텐트 밖으로 나와 뛰었다. 30분 넘게 뛰었다. 몸에 열을 내기 위해서.. 생존을 위해..


고통스러운 밤이었지만, 자라섬의 아침은 평화롭고 따듯했다. 아침이 되어서도 캠핑한 사람들을 위해 컵라면과 초밥을 판매하고 있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빠져나간 아침이 되어서야 자연과 어우러진 자라섬의 풍경이 보였다. 그렇게 기다리던 셔틀버스도 굉장히 쾌적하고 강남까지 빠르게 갔다. 한시간 반정도 걸린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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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섬의 아침 풍경



어쩌다보니 일기형식으로 써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됐지만, 결론은 고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레인보우 페스티벌 자체는 굉장히 좋았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어느새 본격적인 취업 준비를 하면서 여러모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었는데 그날 하루만큼은 완벽하게 현실을 잊고 스트레스를 풀었던 거 같다.


확실하게 리프레쉬 된 덕분에 지치지 않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기회만 된다면 또다시 아름다운 자라섬으로 떠나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좋아하는 뮤지션의 노래에 열광하고 싶다.



[김량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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