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깊은 울림을 한껏 즐기는 시간, '바딤 콜로덴코 & 알레나 바에바 듀오 콘서트'

글 입력 2019.05.0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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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울림을 한껏 즐기는 시간
'바딤 콜로덴코 & 알레나 바에바 듀오 콘서트'


VNA_포스터_프로그램삽입.jpg
 
 
수요일 저녁, 클래식 공연장이다. 온 공간을 가득 채우는 힘있는 선율에 모든 사람이 집중한다. 각자의 생각들로 저마다 깊은 호흡 속에서 공연을 즐긴다. 관객석에는 남녀노소 다양한 관중이 있다. 수요일임에도 클래식임에도 이토록 다양한 관중이 가득 채운 광경이라니... .

바딤 콜로덴코와 알레나 바에바의 공연이야기이다. 단 하루였기 때문인지, 그들이 워낙 유명했기때문인지, 클래식을 즐기는 팬층이 가득하기 때문인지, 평일이지만 '근로자의 날'이었던 특수성때문인지, 이유야 알 수 없지만, 공연장은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로 가득했다.

곡의 구성은 대체로 익숙한 곡들 위주였다. 클래식을 잘 모르거나, 자주 접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한국인 중에 '베토벤'을 모르는 이는 드물다. 그 유명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4번 “월광”이 첫 곡으로 등장한 순간, 알고 있는 익숙함에 반가웠고, 바딤 콜로덴코로부터 재해석되는 월광은 어떨지 궁금해졌다. 그의 연주는 과하지 않다. 원곡의 맛을 온화한 시선으로 살려내는 느낌이다. 낭만과 서정이 살짝 첨가된 느낌의 재해석이다.


VK B&W image no logo credit Ellen Appel, Mike Moreland - The Cliburn - Copy.jpeg
 

다음으로 이어진, 라흐마니노프 역시 제법 친숙한 음악가이다. 바딤 콜로덴코가 러시아 전통 피아니즘을 구현하는 연주자임을 알게 되면, 이 구성이 바로 납득이 된다. 바딤 콜로덴코로부터 '라흐마니노프: 프렐류드 Op.3-2'와 '라흐마니노프: 프렐류즈 Op.23 No.1-5'가 재탄생한 순간이다. 풍부한 표현력과 상상력, 정확한 테크닉으로 반 클라이번 콩쿠르 14회에 출전하여 우승을 거머쥐었던 바딤 콜로덴코의 저력이 느껴지는 연주들이다. 기교를 부리기보다 정확하고 명확하며, 탄탄한 기본기가 새로운 울림을 만든다.

누구의 아이디어였는지 모르겠지만, 바딤 콜로덴코를 알레나 바에바와 함께 연결지은 것은 탁월한 시도였다는 생각이 든다. 바딤 콜로덴코로부터 묵직한 깊은 울림을 한껏 받을 무렵, 2부에 등장한 알레나 바에바는 경쾌한 바이올린 선율로 청중을 순식간에 또다른 순간들로 데려갔다. 피아노 선율만 듣던 1부와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조화된 2부를 한 공간에서 접하면서, 아주 근본적인 이야기로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예민한 다름에서 오는 매력을 깊이있게 느꼈다.

익숙한 악기이지만,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모두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 것은 곡을 해석한 바딤 콜로덴코와 알레나 바에바의 능력때문이기도 할 터. 혼자서도 매력있고, 조화 속에서도 매력이 있는 두 악기의 선율을 한껏 즐기다 보니, 어느덧 마지막 곡인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왈츠 스케르초, Op.34'에 이르렀다.


Credit Vladimir Shirikov.jpg
 

감동의 차이는 있겠으나, 좋았던 순간이었음에는 틀림없음을 증명하듯, 세 차례 이상 청중의 앵콜이 계속되었다. 열렬한 한국 청중들의 반응에 감동한 듯 보였던 두 음악가는 몇 번이고 다시 등장해서 여러곡을 연주해 주었다. 다른 공연과는 차별화되는 클래식의 묘미가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비록 하루에 한정된 공연이었지만, 두 연주자에게 한국과 한국의 청중이 강렬하게 남았으리라고 짐작된다. 경험은 또다른 경험을 낳는다. 그들의 연주에 행복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피어오를 무렵, 또다른 그들의 공연 혹은 이러한 형식의 공연을 보며, 관중석 어딘가에서 열렬히 박수를 치고 있을 필자의 모습이 떠오른다.





<PROGRAM>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4번 "월광"

라흐마니노프
프렐류드 Op.3-2
프렐류즈 Op.23 No.1-5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5번, Op.24 "봄"

생상스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 Op.28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왈츠 스케르초, Op.34





[김민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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