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Dear. Our Old friends [문화 전반]

친애하는 우리의 Old friends를 위해
글 입력 2019.03.2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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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Our Old friends

친애하는 우리의 Old friends를 위해




막례는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식당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자는 738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4퍼센트를 차지한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늙어갈 것이고 고령화는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4차 산업 혁명이 시작된 지 한참인데도 여전히 노인들만은 과거 속에 머물러있는 듯하다. 시대가 발전하는 만큼 세대 간의 디지털 정보 격차도 극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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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박막례 할머니 유튜브 캡쳐
 

요즘 인기 있는 박막례 할머니의 유튜브에 "막례는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식당"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있다. 실제로 박막례 할머니가 햄버거 프랜차이즈 가게에 들러 무인 주문 시스템을 이용해보는 내용이다. 영상 시작부터 그녀는 기계가 주문받는 곳은 가지 말자고 설득한다. 이미 전에도 실패한 경험이 있었던 것이다. 두려움을 안고 도착한 가게 안에서 한참을 기계와 씨름하다가 결국 손녀분의 도움을 받아 어찌어찌 주문을 완료했지만 마시고 싶었던 콜라 대신 다른 음료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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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노인 디지털 소외 현상은 식당뿐만 아니라 은행 업무, 영화 예매, 기차표 예매와 같은 사소한 일상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모두 스마트폰 혹은 인터넷으로 진행했을 때 훨씬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은 당연히 차등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노인과 노인이 아닌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친구처럼 살 수 있는 사회는 불가능한 것일까.


이에 대해 최은영 이화여자대학교 연령통합 고령사회 연구소 연구교수는 우리나라가 OECD 노인 빈곤율 1위로 불명예를 가지고 있지만, 정부와 사회가 협력하고, 젊은 층들이 노인들을 바라보는 편견이나 부정적인 사회 인식을 완화한다면 상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 정보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서로간의 인식 격차를 줄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서로간의 인식 차이는 어떻게 발생하며 어떻게 완화할 수 있을까.




친애하는 우리의 Old frie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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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주 노인들을 한물간 사람 취급하며 꼰대, 불편, 의무, 부담, 뻔뻔, 외면, 생색, 초라, 구질, 원망, 답답 등의 부정적인 언어로 규정짓는다. 이러한 시선은 아직 그 나이를 살아보지 못한 청춘의 어리석음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미디어에서 어른 혹은 노인의 모습은 돈에 목메고 자기 자식밖에 모르는 고집불통으로 자주 비치기 때문이다. 우리는 누구나 노인이 된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하며 오늘날 노인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디어 마이 프렌즈>는 2016년 7월 방송 종료된 tvN의 드라마다. 방영 당시에 내가 울고 웃으며 재밌게 봤던 드라마이기도 하다. 이 드라마는 8명의 노인과 1명의 청년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8명의 늙은 사람들은 저마다 아픈 과거가 있고 서글픈 현재가 있지만 그럼에도 오늘을 열심히 살아간다. 그들은 인생이 늘 전쟁과 막장의 연속이라고 말한다. 헌신적이고 아름다운 부모로 기억되기 보다 자신의 삶을 전쟁처럼 열렬히 살아온 한 사람으로서 기억되길 원한다. 이 극은 우리가 그동안 봐왔던 단편적인 노인들의 삶이 아닌 그들도 한때 청춘이었고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들의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인생의 막장에 다다른 인간들의 이야기다.


[유아기-아동기-청소년기-청년기-중년기-노년기]로 크게 나눌 수 있는 인간 발달사를 영화나 드라마로 따지면 대부분 청년기를 그 클라이맥스라고 지칭할 것이다. 청소년기보다 자유롭고 중년기보다는 젊은, 막 학업이라는 갑옷을 벗어던지고 꿈을 찾아가는 험난하고도 설레는 여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중년기-노년기는 그저 남은 자식을 잘 키우고 편안한 죽음에 이르는 것을 준비하는 단계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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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디어 마이 프렌즈>속의 노인들은 청춘보다 더 고민하고, 아파하고, 설레하며 기뻐한다. 누가 봐도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들 같아 보이지 않아 더 눈물 나고 가슴 찡하다. 그들 역시 이번 인생이 처음이고 오늘은 가장 젊은 날이며 내일은 가장 가까운 미래이다. 누구에게나 내일은 새롭고 처음이라는 것을 인지한다면 전보다는 노인들의 삶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사라지리라 믿는다.



나는 얼마나 어리석은가. 왜 나는 지금껏 그들이 끝없이 죽음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다고 생각했을까. 그들은 다만 자신들이 지난날 자신들의 삶을 열심히 살아온 것처럼 어차피 처음에 왔던 그곳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거라면 그 길도 초라하지 않게 가기 위해 지금 이 순간을 너무도 치열하고 당당하게 살아내고 있는데. 다만, 소원이 있다면 지금 이 순간이 좀 더 오래가기를 아무런 미련이 남지 않게 조금 더 오래가기를


<디어 마이 프렌즈> 중 청년 '박완'의 독백



노인들 스스로도 변해가는 시대에 빠르게 적응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도 맞지만 디지털산업이 반강제적으로 사회로부터 노인을 배제하게 두어서 안된다. 우리는 편견과 좁은 시야에 갇혀 지금껏 세상의 주인공은 청춘이고 노인은 조연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노인들도 막이 내리기 전까지는 그들 인생의 영원한 주인공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그들은 우리와 함께 극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이자 때로는 우리의 부모, 선생, 조언자 그리고 친구로 우리의 인생에 함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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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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